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80화
PAYLUA ORIGINAL · 제180화

제180화 - 백여든 번째 지도에 적힌 살아 있는 빈칸

별가루 지도 제작자 · 4,139자

오프라인 책장
거울 관측실을 떠나는 아침, 나는 지도를 접으려다가 한 번 더 펼쳤다. 가득 찬 지도가 아니라 빈칸이 많은 지도였다. 남쪽의 진실조류 정박지까지는 여전히 선이 없었고, 에르안의 귀환 기록도 미확정이었다. 루카스가 원본을 가져갔다는 서류는 찾았지만 어디로 갔는지 몰랐다. 미라의 동생이 남겼을 가능성이 높은 편지와 매듭은 늘어났지만 지금 그 사람이 어디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빈칸을 너무 많이 남기고 가는 것 같네요.” 내가 말했다. 소란이 내 지도를 보고 웃었다. “빈칸이 있어서 후에 온 사람이 자기 눈으로 확인할 곳을 알잖아.” 그녀는 우리에게 관측실의 새 장부를 건넸다. 이번에는 자동 완료 칸을 맨 뒤로 옮겼고, 앞쪽에는 네 칸을 만들었다. 실제 통행, 목격자, 돌아온 시각, 미확정 사항. 파온의 이름은 퇴실 완료 칸에만 남아 있던 때와 달리 실제 구조 날짜와 함께 첫 페이지에 들어갔다. 그가 그 종이를 보며 잠깐 눈을 감았다. 누군가의 장부에서 다시 살아난 기분일까. 우리는 이나와 탄에게 연락을 보냈다. 무성 우편정의 기록이 아직 남아 있다면 진실조류 정박지로 가는 마지막 선박의 인계표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칠흑 천문정에는 거울 관측실에서 확보한 관측 렌즈의 탁본을 보냈다. 헤론이 오래전 지운 네 번째 값도 숨기지 않고 함께 보냈다. 증거를 한곳에만 모으면 누군가 그것을 없앤 뒤 모두 끝났다고 말할 수 있었다. 정오에 우리는 마지막으로 돌문을 점검했다. 소란이 새로 쓴 경고판이 걸려 있었다. '거울에 보이는 배는 통행 증거가 아닙니다.' 미라는 그 문장 아래 자기 손으로 한 줄을 더했다. '사람이 돌아왔다는 기록에는 사람을 직접 확인한 이름을 남길 것.' 나는 그 글씨를 보며 가슴이 따뜻해졌다. 그저 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항해사였던 미라가 이제 다른 사람의 귀환을 지키는 사람도 되어 있었다. 그런데 출항 직전 뜻밖의 배 한 척이 들어왔다. 배는 크지 않았지만 돛 한가운데 흰 나침반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앞서 여러 항구의 영수증에 남아 있던 오래된 우편선의 문장이었다. 갑판에는 머리가 희끗한 여성 도선사 한 명과 젊은 선원 둘이 서 있었다. 미라는 배를 보는 순간 키에서 손을 뗐다. “저 돛은…” 도선사가 먼저 소리쳤다. “거울 관측실의 소란을 찾습니다! 무성 우편정에서 온 급한 답신이에요.” 우리는 부두에서 그녀를 맞았다. 이름은 유란. 오래전 ‘흰 나침반’에서 일했지만 지금 타는 배는 그 배의 후계선이라고 했다. 옛 배의 선체는 이미 바뀌었고 돛 문장만 남았다는 것이다. 이름이 같다고 같은 배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녀는 먼저 밝혔다. 유란은 작은 방수 통을 미라에게 건넸다. 통에는 이나의 공식 인계 서명과 탄의 보조 서명이 있었다. 나는 그 두 서명을 천문정에서 가진 사본과 대조했다. 획과 날짜가 일치했다. 통 안에는 사흘 전 무성 우편정으로 도착한 짧은 답신이 들어 있었다. '누나에게. 진실조류 정박지에서 제삼 조류의 물높이를 다시 잴 것. 거울이 보여 주는 귀환일은 믿지 말 것. 제칠 낮 이전에 사람이 직접 확인해야 한다.' 미라는 편지를 읽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발송 날짜부터 확인했다. 편지의 접수일은 우리가 칠흑 천문정에 있던 주간과 겹쳤다. 낡은 편지들과 달리 최근에 쓰였다는 근거가 있었다. 다만 보낸 사람의 신원은 우편정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발송인 칸은 이름이 아니라 세 번 감은 매듭 모양으로 되어 있었다. “동생이 살아 있는 걸까요?” 키오가 작게 물었다. 나는 미라를 먼저 바라봤다. 그녀는 직접 대답했다. “아직 모르겠어. 그런데 이번엔 우리가 살아 있는 사람에게 대답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을지도 몰라.” 유란은 그 편지를 전달한 경위를 설명했다. 작은 노가 달린 배가 무성 우편정의 바깥 부표에 답신을 걸어 두었고, 탄이 직접 부표를 회수했다. 발송인을 만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부표의 줄은 그날 새로 젖어 있었고, 잉크도 오래되지 않았다고 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서로 다른 사람의 확인으로 남겼다. 그때 헤론이 편지의 아래쪽을 가리켰다. 매우 작은 숫자 세 개가 있었다. `3·7·0`. 그 아래에는 우리가 돌문에서 보았던 설명과 비슷한 문장이 적혔다. '세 명은 서로 다른 길을 보고, 일곱 명은 서로 다른 날짜를 기억하며, 영은 대신 돌아왔다고 쓰지 않는다.' “적어도 이 발신인은 그 원칙을 알고 있어.” 헤론이 말했다. “그리고 중앙대조실에서 그걸 뒤집으려 한다는 것도요.” 내가 답했다. 우리는 급히 떠나지 않았다. 진실조류 정박지의 위치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로 했다. 유란은 최근 두 번 그쪽에 다녀온 선원 하나를 알고 있었다. 그 선원은 북쪽의 낮은 모래섬을 경유해야만 안전한 수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현재의 조수값을 물었고 미라는 자신의 표와 대조했다. 두 표는 대체로 맞았지만 마지막 한 구간에서 달랐다. “그곳은 내일 직접 재야 합니다.” 미라가 말했다. 유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때 내가 안내할게. 내 배가 먼저 얕은 곳을 확인하겠어.” 오후에 해가 잠깐 구름 뒤로 사라지자 천문정에서 보내 온 연락이 도착했다. 헤론의 네 번째 관측값과 거울 렌즈를 대조한 결과, 마지막 별이 실제로 떨어졌다는 원본 기록은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중앙대조실이 마지막 관측값을 강제로 완료 처리하려는 일정은 확인됐다고 했다. 시각은 앞으로 다가올 일곱 번째 낮이었다.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죠?” 테온이 물었다. “일곱 번째 낮이 뭘 기준으로 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해요.” 내가 말했다. “관측실의 날짜가 세 종류였으니까요. 하지만 서둘러 확인할 이유는 충분해요.” 미라는 돛을 올리려다 잠시 멈췄다. 그녀는 나를 배 앞쪽으로 불러 지난 항해의 장부를 내밀었다. 내가 처음 배에 탔을 때부터 쌓인 종이였다. 아르켄이 옮겨간 날, 루메르의 옛 바닷길, 무월항의 일곱 편지, 흰 별 계단의 빈 침대, 동결 서고의 미확정 서랍, 칠흑 천문정의 거짓 별빛까지. 그 모든 기록 사이에 그녀의 손글씨가 남아 있었다. “넌 한 번도 내가 원하는 답을 억지로 써 주지 않았어.” 미라가 말했다. “그래서 배삯이 안 깎이는군요.” 그녀가 웃었다. “대신 한 가지는 인정해 줄게. 길을 찾는 데는 네가 필요해.” 나는 장부를 덮었다. “돌아오는 길을 찾는 데는 선장님이 필요하고요.” 우리는 서로 악수를 했다. 테온은 그 장면을 보고 왕도에서 출발할 때보다 둘이 덜 싸우는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아직 배삯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헤론은 웃으며 관측판을 접었다. 키오와 하크는 이미 다음 조수에 대비해 밧줄을 정리하고 있었다. 해 질 무렵 배 두 척이 나란히 출항했다. 유란의 배가 앞에서 얕은 바다를 확인하고 ‘어제의 파도’가 그 뒤를 따랐다. 처음 확인한 모래섬의 위치를 지도에 찍었다. 새 길은 아직 한없이 짧았다. 거울 관측실에서 진실조류 정박지까지는 여전히 대부분 빈칸이었다. 그러나 내 지도 가장자리에는 예전보다 많은 이름이 적혀 있었다. 실제로 돌아온 파온, 길을 확인한 소란, 편지를 전해 준 유란, 그리고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정직하게 남겨 둔 사람들. 나는 그 이름들을 하나의 선으로 묶지 않았다. 각각 다른 사람이 자기 길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작은 표시를 남겼다. 배가 첫 여울을 빠져나올 때 지도통 안쪽에서 낡은 경고가 다시 나타났다. [지도를 그린 자가 세계를 지운다.] 그 아래에 익숙하지 않은 새 문장이 이어졌다. [제영 중앙대조실 — 제칠 낮 자동 대조 준비. 미확정 귀환 경로 일괄 소거 예정.] 나는 즉시 그 글을 미래에 일어날 일이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누가 보낸 명령인지, 실제로 어떤 장치가 준비 중인지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방금 구해 낸 사람들의 길이 문서 속에서 사라질 위험만큼은 충분히 현실적이었다. 미라가 내게 물었다. “이번에는 지도를 그릴 수 있겠어?” “오늘 지나온 만큼은요.” 나는 별가루를 손끝에 묻혀 우리가 실제로 건넌 첫 모래섬까지 은빛 선을 그었다. 나머지 바다는 비워 두었다. 미라가 살아 있는 답신을 품에 넣었고 헤론은 진짜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았다. 테온은 빈칸이 많은 지도를 보고도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았다. 백여든 번째 지도의 마지막 문장은 짧았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사람의 자리는 비어 있다. 그 자리를 없애려는 자보다 먼저, 우리는 그 사람의 길을 확인하러 간다.'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180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180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