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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73화
PAYLUA ORIGINAL · 제173화

제173화 - 세 번 비친 배는 한 번만 왔다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597자

오프라인 책장
새벽에 소란의 집 앞에서 발견한 발자국을 다시 보러 갔을 때, 그곳에는 바다가 있었다. 어제 우리가 서 있던 모래언덕 아래까지 조수가 들어왔다. 키오는 물을 보며 누군가 발자국을 지운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그럴 가능성을 버리지 않았지만 조수부터 기록했다. 자연이 하는 일을 전부 음모라고 부르면 정말 음모를 꾸민 사람이 너무 편해진다. 미라는 붉은 실이 묶인 신발을 검토했다. 실은 해수로 젖어 있었지만 매듭의 끝이 깔끔했다. 동생의 붉은 매듭처럼 세 번 꼬이지 않았고, 두 번 감아 고정하는 보통의 우편 매듭이었다. 미라는 잠시 아쉬운 얼굴을 했다가 실을 봉투에 넣었다. “내가 원하는 답만 찾으면 다른 사람의 흔적을 놓칠 거야.” “그래서 선장님이 선장님인 겁니다.” 내가 말했다. “그 말은 칭찬으로 받아 둘게. 배삯에서는 빼지 않겠지만.” 소란은 우리에게 구명줄과 빈 유리병을 나누어 주었다. 유리병은 수로의 물결이 바뀔 때 방향을 확인하는 데 썼다. 배가 지나가는 길에 병을 띄우고 반사된 모습과 실제 움직임을 나누어 보라는 것이다. 헤론은 세프의 관측판을 빌려 실제 하늘의 빛과 물속 반사광이 들어오는 각도를 계산했다. 우리는 긴 준비 끝에 작은 시험선 하나만 보냈다. 첫 번째 바위는 소란이 말한 자리에 있었다. 두 번째 바위는 조금 남쪽으로 옮겨졌지만 하크의 납추가 단단한 바닥을 찾았다. 좁은 물길에 들어섰을 때 기묘한 일이 일어났다. 앞에 떠 있는 보트가 세 척으로 보였다. 하나는 현재의 보트, 하나는 돛이 찢긴 오래된 보트, 나머지 하나는 갑판에 사람이 없는 보트였다. 세 척은 똑같이 우리 쪽을 향해 움직였다. 테온이 숨을 삼켰다. “어느 배가 진짜죠?” “우리 배는 하나뿐입니다.” 내가 말했다. “우선 우리 손으로 잡은 난간을 보세요.” 미라는 보트 옆줄을 당겼다. 손바닥에 거친 밧줄의 감촉이 전해졌다. 하크가 물속에 막대를 내리자 막대는 현재 보트의 그림자 아래에서만 바닥에 닿았다. 다른 두 모습은 막대가 지나가도 흔들리지 않았다. 헤론은 곧장 장부에 세 번째 배의 갑판이 비어 있다고 쓰지 말라고 했다. 사람이 없는 배가 실제로 지나갔다고 증명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장치가 남긴 상일 수도 있군요.” 테온이 말했다. “그게 가장 합리적인 가설이죠.” 내가 답했다. “합리적인 가설을 사실이라고 적는 건 별개의 죄이고요.” 조류가 강해져서 우리는 다시 돌아왔다. 배를 세 척 본 시간과 실제로 한 척이 통과한 시각을 따로 썼다. 소란은 오래된 조수표를 펴고 한참 비교하더니 세 척 중 찢긴 돛의 모습에 손가락을 올렸다. 넉 달 전 자신이 구조했던 배와 모양이 같다는 것이었다. “그때 돛이 이 위치에서 찢어졌어. 선원들이 돌아온 뒤에도 거울에는 배가 남아 있었지.” “그러면 빈 갑판은?” 미라가 물었다. 소란은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 예전에 저곳을 지난 빈 배가 있었을 수도 있고, 장치가 만든 그림일 수도 있어.” 우리는 두 번째 시험 항해를 준비하는 대신 거울을 제어하는 물속 쇠줄을 찾았다. 파도가 높아져서 사람이 잠수할 수 없었지만 썰물에 드러나는 철 고리 하나를 발견했다. 고리에는 흰색 표시가 칠해져 있었다. 소란이 보여 준 표척의 흰 실과 같은 종류였다. 하크가 고리를 고정하자 수면의 세 그림 가운데 하나가 잠깐 흐려졌다. “이게 거울 각도를 조절하는 줄입니까?” 내가 물었다. “가능성이 높아.” 헤론이 답했다. “하지만 함부로 당기면 안 돼. 물 아래에서 다른 장치를 지탱할 수도 있어.”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바위 너머에서 세 번의 빛이 깜박였다. 이번에는 수면의 반사가 아니라 바위 위쪽 작은 창에서 나온 빛이었다. 미라는 곧장 응답 신호를 보내려 했지만 소란이 손을 잡았다. “원래 그 신호는 '관측값 이상, 접근 중지'였어. 구조 요청이 아냐.” “그럼 안쪽에 있는 사람이 우리를 말리는 걸 수도 있겠군요.” “혹은 장치가 자동으로 켜졌거나.” 우리는 깃발로 ‘신호 확인, 접근 보류’를 답했다. 그 직후 거울의 세 배가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물의 흐름은 그대로였다. 누군가 거울 각도를 조절하고 있는지, 장치가 조수 시간에 맞추어 움직이는지 구분할 수 없었다. 한낮에는 거울의 가장자리도 시험했다. 소란이 긴 나무 자를 수면 위에 세웠고 나는 안전한 바위에서 길이를 쟀다. 거울 속 자는 실제 길이보다 짧았다. 헤론이 각도를 바꾸자 길이가 다시 길어졌다. 빛이 굴절된다는 설명은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을 길의 길이로 환산해 버리면 배가 암초를 지나기도 전에 안전한 수역에 도착했다고 계산되는 문제가 생겼다. 하크는 실제 나무 자를 건드리지 않고 반사된 자 옆에 납추를 내렸다. 납추는 거울에 보이는 바닥보다 훨씬 얕은 곳에 닿았다. “이걸 배삯 받고 팔면 사기죠.” 내가 말했다. 미라가 웃음기 없는 얼굴로 답했다. “사기라면 환불이라도 요구하지. 이 물길에서 실수하면 배 자체가 없어져.” 우리는 그 순간 금색 항로표가 여기서 얼마나 위험한지 알았다. 그 표에 표시된 거리와 수심은 실제 길이 아니라 반사된 모습을 기준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었다. 소란은 손등에 묻은 진흙으로 거울 바깥의 바위를 하나하나 표시했다. 눈으로 보이는 화려한 항로보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좁은 바위가 더 중요한 하루였다. 저녁에 소란은 오래된 수리 기록을 갖고 왔다. 파온이라는 수리공이 넉 달 전 관측실의 마지막 점검을 맡았다는 내용이었다. 보고서에는 '제삼 거울판 작동 이상, 수동 분리 권장'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나 그 아래에 새로운 도장이 찍혀 있었다. '분리 완료, 퇴실 완료.' 서명란은 비어 있었다. “아직도 같군요.” 나는 중얼거렸다. “일이 끝났다는 기록은 많은데, 누가 끝냈는지는 아무도 모르네요.” 소란은 수리공의 작업 방식까지 기억했다. 파온은 점검이 끝나면 문 바깥에 작은 쇠 조각을 걸어 두었다고 했다. 남은 사람에게 위험한 구역을 알리는 표지였다. 우리는 오늘 아침 바위 위에서 그런 쇠 조각을 본 적이 없었다. 밤중에 헤론은 천문정에서 옮겨 온 네 눈금자를 꺼냈다. 눈금자 하나는 현재 하늘의 위치를, 다른 하나는 수면 반사각을, 세 번째는 오래된 기준점을, 네 번째는 아직 대조되지 않은 관측자의 서명 위치를 나타냈다. 세 눈금은 서로 달랐다. 네 번째 눈금자에는 조그만 홈 하나만 파여 있었다. “여기에는 값이 아니라 사람이 들어가야 하는군요.” 테온이 말했다. 헤론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기록을 완료하는 건 숫자가 아니라 누군가 실제로 보았다는 확인이었어.” 나는 바깥으로 나갔다. 먼바다에서는 아직도 세 척의 배가 겹쳐 보였다. 그러나 실물로 확인한 보트는 우리 곁의 한 척이었다. 세 겹의 그림이 하나로 합쳐질 때까지 기다린다고 안전한 길이 생기는 건 아니었다. 그때 바위 위의 창에서 다시 불빛이 나왔다. 세 번, 잠깐 멈춤, 한 번. 소란의 얼굴이 굳어졌다. “저건 자동 경고와 달라. 작업자가 바깥에서 확인하라고 보내는 신호야.” “파온입니까?” 미라가 물었다. “모르겠어. 하지만 누군가 신호표를 알고 있네.” 나는 지도의 빈칸 위에 서둘러 선을 그리지 않았다. 대신 신호가 실제로 들어온 창의 방향과 시간을 적었다. 이제 우리가 찾아야 할 건 보이는 배가 아니라, 창 안에서 자신이 아직 거기 있다고 알리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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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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