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은 보통 작은 글씨로 시작한다. '예상', '임시', '대체'. 그다음 누군가 종이에서 그 단어를 지운다. 칠흑 천문정의 하부 관측시설에서는 '표본 광원'이라는 말이 그렇게 사라졌다. 라엠이 가져온 청동판에는 아직 그 글씨가 남았지만, 공식 항로표에는 '북극성 관측 완료'라고만 적혀 있었다.
나는 잘 모르는 별 이야기로 선원들을 설득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미라가 먼저 바다에 나갔다. 그녀는 실제 바람과 조류를 확인하고, 하크는 돌받침과 암초의 깊이를 쟀다. 헤론은 그동안 하늘의 진짜 북쪽을 관측했다. 세 가지 결과는 비슷한 방향을 가리켰지만 금색 항로표의 북쪽과는 달랐다.
“이런 식이면 항구가 조금씩 옆으로 밀립니다.” 하크가 말했다.
“그때마다 종이에 '정상 도착'을 찍겠죠.” 내가 답했다.
우리는 현장에서 차이를 보여 주기 위해 우편정 근처 작은 물길에 두 개의 깃발을 세웠다. 하나는 실제 수심을 따라 세운 깃발, 다른 하나는 금색 항로표가 가리키는 곳에 세운 깃발이었다. 두 번째 깃발 아래는 얕은 암초였다. 누구도 일부러 부딪치게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멀리서 보트로 확인했고, 라엠은 반사판을 껐다 켰다 하며 가짜 빛이 어느 깃발을 비추는지 보여 주었다.
실험을 마치고 돌아오자 탄이 우리 앞에 젖은 지도를 내놓았다. 화물선 한 척의 어린 조수가 그린 해도였다. 지도에는 어른의 필체로 된 안전한 직선과, 아이가 연필로 지운 굽은 선이 있었다. 아이는 직선으로 가면 배가 부딪칠 것 같아서 혼자 고쳤다고 했다. 선장은 처음에는 화를 냈다가 어제 그 길에서 암초를 봤다며 아이에게 사과했다. 나는 지도의 가장자리에 둘의 말을 따로 남겼다. 어린 손이 그린 삐뚤빼뚤한 길은 공식 측량도보다 훨씬 정직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지나 보지 않은 구간까지 빛나게 만들지는 않았다.
그때 검은 망토의 시단이 다시 찾아왔다. 그는 이번에는 무장한 사람을 데려오지 않았다. 대신 관측자 둘과 서류 상자를 들고 왔다. 그는 우리 실험을 잠시 지켜보다 한숨을 쉬었다.
“당신들이 보여 주는 차이를 알고 있소.”
“그럼 왜 멈추지 않습니까?” 헤론이 물었다.
시단은 항구마다 다른 관측값을 유지하면 마지막 별의 경고를 통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일된 신호가 없으면 사람들이 서로 다른 곳으로 달아나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걱정에는 실제 경험이 있었다. 과거 한 관측소에서 별의 낙성을 서로 다르게 예고했고, 그때 대피선이 엇갈려 사람이 다쳤다고 했다. 나는 아브렌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길을 하나만 정하면 누군가는 안전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해진 길이 바다로 끝나면 그 길을 따른 모두가 위험해진다.
“서로 다른 숫자를 모두 같은 숫자로 만드는 게 해결입니까?” 내가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시단이 반문했다. “공포가 퍼지기 전에 지침을 내야 하잖소.”
“확인한 길과 미확인 구역을 구분하면 됩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길을 갈 필요는 없고요.”
그는 지도를 받아 들어 한동안 보았다. 내 지도에는 안전을 뜻하는 선보다 '재확인 필요'라는 빈칸이 더 많았다. 시단이 눈살을 찌푸렸다. “사람들이 빈칸을 보면 더 두려워할 텐데.”
“빈칸을 못 보면 어디가 위험한지도 모르죠.”
대화가 끝나기도 전에 우편정의 북쪽에서 구조 신호가 올라왔다. 작은 화물선이 금색 항로표를 따라 암초 쪽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라엠이 반사판을 끄자 그 선박은 빛을 잃고 방향을 잃었다. 미라가 즉시 보트를 몰고 나갔다. 그녀는 선장에게 큰소리로 외치지 않았다. 소리가 닿지 않는 구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실제 수심이 확인된 수로로 푸른 깃발을 흔들었다.
선장은 처음에는 금색 항로표를 버리지 못했다. 그는 우리 깃발과 표를 번갈아 보다가 급히 항해 일지를 뒤졌다. 그 안에는 '북극성 대체 광원'이라는 작은 주석이 남아 있었다. 누군가 마지막 복사본에서만 그 문장을 지운 것이다. 선장은 결국 미라를 따라 배를 돌렸다. 얕은 바닥을 스치듯 지나간 배가 안전한 물로 나오자 승객들이 갑판에서 박수를 쳤다. 박수 소리가 들린 사람과 들리지 않은 사람이 섞여 있었다.
우리는 화물선을 우편정 옆에 정박시켰다. 선장에게 직접 바다의 깊이를 물었고, 그가 본 암초의 모양을 그리게 했다. 그 그림은 미라의 항해일지와 비슷했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두 사람이 다른 각도에서 봤기 때문이다. 나는 그 차이를 없애지 않았다.
시단은 구조 상황을 지켜본 뒤 자신의 서류 상자에서 오래된 명령서를 꺼냈다. 금색 측량 장치를 처음 배치한 기관의 문서였다. 관측망이 다르면 어느 하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원칙이 쓰여 있었다. 그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표본 광원은 실제 관측으로 대체 불가'라는 예외가 남아 있었다.
“이 예외는 누가 지웠습니까?” 헤론이 물었다.
시단은 잠시 침묵했다. “내가 지운 건 아니오. 하지만 지워진 표를 승인한 건 나요.”
그의 말에는 책임을 인정하는 부분과 여전히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함께 있었다. 나는 둘 다 적었다. 시단은 그 자리에서 우편정과 천문정 사이의 임시 항로표에 '가짜 북극성 사용 중지' 도장을 찍었다. 그 도장이 모든 원격 장치를 멈추게 할 수는 없었지만, 이제 공식 확인서에 오류를 표시할 수 있었다.
저녁에 헤론은 관측대 직원들에게 서로 다른 하늘 관측값을 기록하는 법을 가르쳤다. 처음에는 젊은 직원들이 불평했다. 왜 같은 별의 위치를 네 번이나 재느냐는 것이다. 헤론은 그들을 데리고 갑판 끝으로 갔다. 하늘을 가린 검은 띠 바깥에서 별 하나가 나타났다. 직원 네 사람이 서로 다른 시각에 그 별을 보았고, 기록은 조금씩 달랐다.
“이견은 잘못이 아니다.” 헤론이 말했다. “잘못된 건 이견을 숨기는 거야.”
나는 그 말을 듣고 첫 지도 제작자들의 공동 기록을 떠올렸다. 우리가 찾는 원본은 단 한 사람의 완벽한 숫자가 아닐지도 몰랐다. 서로 다르게 본 것을 지우지 않은 종이가 더 값질 수 있었다.
나는 시단이 돌아가기 전에 그가 들고 온 오래된 명령서의 사본을 얻었다. 종이 뒤쪽에는 관측자들의 서명이 일곱 개 있었고 그중 둘은 동의가 아니라 ‘조건부 보류’였다. 시단은 서명을 받은 직후 일괄 승인이 된 것처럼 처리했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파도가 높아지는 동안 결정을 늦출 수 없었다고 답했다. 나는 보류한 사람들의 이름을 종이에서 별도로 적었다. 누가 반대했는지 알아야 다음에 같은 시험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단은 내 행동을 지켜보다 처음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밤이 깊어지자 라엠은 수면 아래 일곱 번째 반사판의 붉은 표식이 보인다고 했다. 물이 낮아지면 기계 안쪽을 직접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미라는 당장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다음 조수의 시각과 구조 줄 길이를 확인했다. 나는 그녀의 손등에 작은 상처가 난 걸 보았다. 그녀가 무언가를 급하게 붙잡았다가 긁힌 흔적이었다.
“동생을 찾고 싶은 마음 때문에 서두르면 제가 말릴 겁니다.” 내가 말했다.
“알아. 너는 서두르지 않게 만드는 데 천재니까.”
“그건 칭찬입니까?”
“오늘은.”
그녀가 웃자 나는 비로소 조금 숨이 트였다. 가짜 북극성이 꺼진 하늘에는 원래 보이지 않던 별들이 희미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누가 그 별을 제대로 보았는지 확인하려면 우리는 내일도 같은 자리에 남아야 했다.
제168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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