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정에 가려면 별을 봐야 한다는 말은 그럴듯했다. 문제는 우리 앞의 바다가 별빛을 빼앗아 물속에 넣어 둔다는 것이다. 밤에는 하늘이 깜깜한데 수면 아래에서 작은 빛들이 깜박였다. 빛이 아름답다고 생각한 건 처음 몇 분뿐이었다. 그다음에는 배 밑바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누군가 수면 아래에서 별자리를 그린 건 아닐까요?” 키오가 물었다.
“그랬다면 그 사람이 저보다 그림 실력이 좋아서 배가 아플 겁니다.”
헤론은 웃지 않고 작은 유리관을 물에 담갔다. 유리관 안의 표식은 실제 별빛이 들어오면 청색으로, 기계식 반사광이 들어오면 옅은 황색으로 변했다. 오래된 천문 관측자들이 쓰던 도구라고 했다. 수면 아래의 빛은 황색이었다. 하지만 그 색만으로 누가 만들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빛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부터 물으면 틀릴 수 있어.” 헤론이 말했다. “반사된 빛도 실제 빛이야. 문제는 어디에서 왔는지지.”
미라는 우편정에서 받은 손그림 해도를 펼쳤다. 두 암초 사이의 좁은 수로가 실제로 열려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하크는 작은 배를 타고 납추를 내렸다. 돌까지 닿는 깊이는 조수에 따라 달랐고, 해도에 쓰인 수치는 오래전 기준이었다. 우리는 두 시간 동안 수심을 재었다. 내 지도에는 아주 짧은 푸른 선이 생겼다. 그 선을 그리기 위해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그날 오후 무성 우편정에서 탄이 달려왔다. 그는 다리가 완전히 낫지 않았지만 직접 건넬 말이 있다고 했다. 두 번째 원통의 재입고 명부에서 '이수'의 이름 아래 작게 남은 접수 표시를 찾았다는 것이다. 번호는 우편정의 예전 상자를 뜻하지 않고 '부표 열두 번째'를 가리켰다.
“누군가 우편정에 직접 들어온 게 아니라, 부표를 통해 원통을 보냈을 수도 있겠네요.” 내가 말했다.
“그런데 명부에는 배달 완료라고 되어 있어요. 부표에 놓았다는 사실만 확인됐는데요.”
탄이 불만스러워했다. 이전의 그였다면 봉투가 젖지 않았다는 말부터 했을 것이다. 이제는 누가 언제 손에 쥐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나는 그의 이름 아래 그 변화를 적고 싶었지만 사람을 기록할 때는 먼저 허락을 구해야 한다는 걸 떠올렸다. 탄은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의 작은 보트는 그날 저녁 부표 열두 번째에 접근했다. 가까이 가 보니 바닥은 오래된 석조 계단이었고, 반쯤 잠긴 돌판에 루메르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테온은 물에 손을 담가 오래된 문자를 더듬었다. 왕실의 인장이 아니라 누군가 길을 이용할 때 남긴 통행 기록이었다.
“이 나라에는 내가 모르는 도로가 너무 많군.” 그가 말했다.
“나라가 너무 오래 사라져 있었으니까요.” 내가 대답했다.
“그러게. 그런데 이제 내가 알게 된 길들에는 왕궁보다 사람들이 먼저 있네.”
계단의 마지막 발판은 바다 밑으로 이어졌다. 내가 별가루 통을 열자 은빛이 돌계단의 드러난 부분에만 머물렀다. 물속으로 이어지는 선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둠 속에 밝은 선이 그어진다고 곧바로 사람을 보내면, 그 선은 유혹이지 길이 아니다.
그때 계단 아래에서 손 하나가 올라왔다. 나는 놀라 발을 뒤로 뺐다. 물을 헤치고 나온 건 젖은 장갑을 낀 여자였다. 그녀는 돌기둥에 몸을 붙잡은 채 숨을 내쉬었다. 미라가 곧장 물로 뛰어들어 그녀를 도왔다. 뒤이어 작은 잠수 망원경과 끊어진 공기줄이 떠올랐다.
여자의 이름은 라엠이었다. 칠흑 천문정의 하부 관측시설에서 일하던 기술자였다. 관측 데이터를 회수하려다 수문이 닫혀 바닷속 계단으로 탈출했다고 했다. 그는 맨 먼저 바다 아래 빛에 대해 물었다.
“그것들이 아직 켜져 있나요?”
“켜져 있어요.” 헤론이 답했다. “어디서 나옵니까?”
“관측봉을 대신하는 반사판이요. 위쪽 렌즈가 하늘을 못 볼 때 수면 아래 반사광을 끌어올려 수치를 유지하죠. 오래된 장치인데 요즘은 누군가 그 빛을 '실제 관측'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라엠의 호흡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렸다. 손등에는 쇠문에 긁힌 상처가 있었다. 미라는 그에게 무리하게 계단으로 다시 내려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라엠은 숨을 고르다 자기 가방에서 작은 청동판을 꺼냈다. 판에는 실험 날짜와 함께 '표본 광원 — 하늘 관측 아님'이라는 글이 있었다.
“이걸 지우라고 지시한 사람이 있었어요.” 라엠이 말했다. “그래서 판을 들고 나왔죠.”
그녀가 말한 지시자는 관측감사관 시단의 이름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만난 적은 없었다. 서면 지시서에는 다른 승인자의 도장이 찍혀 있었다. 우리는 서류를 회수하면서도 시단이 곧바로 장치를 조작했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대신 누구에게서 지시가 내려왔는지 추적할 명분을 얻었다.
라엠은 수면 아래 반사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설명했다. 하늘에 마지막 별이 떨어진다는 시험 신호가 도착하면 반사판은 한꺼번에 같은 방향을 향한다. 그 빛이 높은 탑에 닿으면 여러 항구의 귀환 장치가 신호를 받은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착각할 수 있다'는 표현을 고집했다. 실제로 모든 항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직 조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엠은 반사판을 만들던 초년 시절의 일을 들려주었다. 처음에는 조난선이 먹구름 속에서 길을 찾도록 빛을 되돌리는 구조 장치였다고 했다. 당시에는 반사판마다 ‘이 빛은 등불’이라는 표시가 있었고, 항해사들은 하늘의 별과 혼동하지 않았다. 금색 측량판이 보급되자 글씨가 작은 표시부터 떨어져 나갔다. “제가 만든 장치가 누군가의 배를 암초로 이끈다면 어쩌죠?” 라엠이 물었다. 미라는 대답했다. “그래서 우리가 오늘 그 빛의 방향을 바꾼 거예요. 잘못을 발견한 사람이 아직 손을 놓지 않았다는 게 중요해요.”
우리는 기록을 마치기 전 작은 시험도 했다. 라엠의 유리관을 실제 하늘로 향하게 했다가 수면 아래로 돌려 보았다. 색은 달랐지만 두 경우 모두 관 안에는 빛이 남았다. 키오가 물었다. “그러면 둘 다 진짜인 거네요?” 헤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빛은 진짜다. 단지 어디서 왔는지를 묻지 않으면 거짓 설명이 되는 거지.”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우리 지도통을 바라봤다. 은빛 선도 진짜였다. 하지만 누군가 그 선을 바다 위의 다리라고 설명하면 그때부터 거짓말이 될 수 있었다.
그날 밤 우리는 바다 위와 아래의 별을 따로 기록했다. 헤론은 하늘에 보이는 별의 위치를 재고, 라엠은 반사판의 배열을 그렸다. 나는 두 그림을 같은 종이에 겹치지 않았다. 우편정에서 배운 대로 서로 다른 관측을 나란히 두었다. 같은 이름으로 묶어 버리면, 나중에 어느 쪽이 사람을 바다로 보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배가 밤중에 조금씩 흔들릴 때 미라는 라엠에게 붉은 매듭에 대해 물었다. 라엠은 잠시 생각하더니 바다 아래의 장치에 실이 아니라 붉은 도료로 그린 매듭 표식이 있었다고 했다. 일곱 번째 반사판의 가장자리에 그려진 표시였다. 표식을 만든 사람의 이름은 보지 못했다.
미라의 얼굴에서 빛이 사라졌다가 돌아왔다. “그걸 누가 그렸는지 확인할 수 있을까?”
“장비 대장을 찾으면요. 하지만 오늘은 그곳에 사람을 들여보내면 안 돼요.”
“알겠어.” 미라가 말했다. “서두르다가 사람을 놓치고 싶지는 않아.”
나는 별가루 지도에 새 발판 하나를 표시했다. 라엠이 직접 나와 우리 눈앞에 올라선 돌계단이었다. 그 아래로는 여전히 빈칸이 남았다. 그러나 빈칸 너머에 기계가 만든 별빛이 있다는 사실은 이제 증언과 실물로 확인되었다. 하늘을 보려면 먼저 물 아래의 거짓 창문을 구분해야 했다.
제167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