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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66화
PAYLUA ORIGINAL · 제166화

제166화 - 루카스가 남긴 봉인의 조건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545자

오프라인 책장
편지를 열지 않는 것이 원칙인 곳에서 편지를 열어야 할 때, 사람들은 대개 원칙을 서로에게 떠넘긴다. 이나는 봉인 원통의 책임이 천문정에 있다고 했고, 천문정의 낡은 규정은 원통을 먼저 열어 대조하라고 했다. 나는 두 규정 사이에 펜을 세웠다. “둘이 싸우게 두면 펜이 먼저 늙겠네요.” 헤론이 웃지 않았다. “이건 함부로 열면 안 돼. 기록을 조작한 쪽에서 우리가 먼저 봉인을 훼손했다고 주장할 수 있어.” “그럼 아무도 열지 않고 기다려야 합니까?” 미라가 물었다. “누군가 그걸 빼앗으러 올 때까지?” 우리는 이나와 셀모, 다른 우편 직원 두 사람의 입회 아래 봉인의 상태를 먼저 탁본으로 남겼다. 테온은 루메르 왕실 문장과 비교했지만 봉인에 왕실의 권한을 주장하지 않았다. 미라는 매듭을 풀기 전에 고리의 각도를 그렸고, 하크는 구리 상자의 무게를 재어 두었다. 네 번째 칸이 비어 있는 원통이 누구의 소유인지보다, 그 안의 기록이 어느 단계에서 만들어졌는지를 증명해야 했다. 이나가 오래된 인계 규정을 읽었다. 관측값에 이상이 생기고 원본 전달자가 부재할 때에는 수신인 대신 현장 증인 네 사람이 열람할 수 있다고 했다. 단, 서로 같은 보고서를 복사해서는 안 되며 각자 본 내용을 따로 적어야 했다. 나는 그 규정을 듣고 아르켄의 오래된 우물을 떠올렸다. 세상을 옮기던 날 우리가 모은 것이 바로 그런 서로 다른 증언들이었다. 열람에 참여한 사람은 이나, 헤론, 미라, 그리고 나였다. 테온은 밖에서 감시를 맡기로 했다. 누구라도 원통을 열었다는 사실이 위험해질 수 있었으므로, 열람자와 경비자의 역할을 구분했다. 미라는 붉은 실을 잘라 버리지 않고 풀어 두었고, 이나는 밀랍 봉인을 손상 위치까지 기록했다. 원통 안에는 얇게 말린 은박지 세 장이 있었다. 첫 번째에는 천문정에서 보낸 별의 고도와 측정 날짜가 적혀 있었다. 두 번째에는 같은 밤 다른 해안에서 관측한 수치가 적혀 있었다. 둘은 서로 맞지 않았다. 헤론은 잠시 고개를 숙인 채 숫자를 읽었다. “이렇게 큰 차이면 같은 별을 관측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 “별이 두 개였다는 겁니까?” 내가 물었다. “그 결론도 아직 너무 빨라. 하나는 거울에 비친 빛일 수도 있고, 시계의 기준일이 달랐을 수도 있어.” 세 번째 은박지에는 숫자 대신 문장이 있었다. '하늘에 없는 것을 하늘에 있다고 쓰지 마라. 귀환하지 않은 자를 귀환했다고 쓰지 마라. 두 오류는 같은 문으로 들어온다.' 서명은 '루카스'였다. 나는 손을 멈췄다. 우리가 여러 기록에서 추적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름이 적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직접 썼다고 단정할 수 없었다. 이나는 글씨의 필압과 잉크 대신 눌러 쓴 새김의 깊이를 살폈고, 헤론은 루카스가 자료 인수를 맡았다는 옛 원본과 대조했다. 문장의 끝을 꺾는 습관이 비슷했다. “이건 예언이 아니군.” 테온이 밖에서 말했다. “적어도 문장은 경고에 가깝죠.” 내가 답했다. 루카스는 관측을 끝낸 사람도, 에르안을 대신해 귀환한 사람도 아닐 수 있었다. 그가 한 일은 잘못된 관측을 알아보고 원본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기록하되, 실제로 옮겼다는 확인이 없는 장소에는 선을 긋지 않았다. 그때 밖에서 발소리가 났다. 테온이 문을 두드렸다. “손님이 왔어. 원통을 가져가겠다고 하는군.” 갑판에는 검은 방수 망토를 걸친 세 사람이 서 있었다. 앞에 선 남자는 자신을 경계작성회의 관측감사인 시단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무성 우편정 관측 원통 즉시 반환, 발급 아르켄 서부 옛 지도실.' 익숙한 별칭이었다. “그곳은 제가 살던 동네입니다.” 내가 말했다. “누가 발급했습니까?” “명세서에 적혀 있소.” “그건 이름이 아니라 간판입니다.” 시단이 나를 노려보았다. “당신은 아직도 사람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남의 자료를 붙잡고 있군.” 나는 화가 났지만 말투는 억눌렀다. “그 자료에 사람이 위험하다는 기록이 있다면 확인해야죠. 그리고 저희가 열람한 내용은 각자 별도로 남겼습니다.” 시단은 관측망의 분실품을 반환받으러 왔다고 했다. 그는 원통을 돌려받으면 '마지막 별의 관측 오류'를 공식 정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어떤 수치를 어떻게 정정할지는 말하지 않았다. 헤론이 천문정과 해안 관측값의 차이를 물었을 때도 그는 답을 피했다. “정정은 원본과 대조한 뒤 공개해야 합니다.” 헤론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을 끌다 마지막 별이 떨어지면 누구 책임이지?” 시단이 반문했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사람들을 지키는 데 시간이 없다는 말은 언제나 강력했다. 아브렌도 그런 말을 했고, 휘노도 그런 말을 했다. 그러나 서두른다는 이유로 확인하지 않은 일을 완료라고 쓸 수는 없었다. 나는 창백한 자오선에서 갇힌 문들과 실제로 구조된 사람들의 명부를 보여 주었다. 시단은 잠시 표정을 바꿨다. “그 사고는 알고 있소.” “그럼 무엇이 먼저인지도 아시겠죠.” 그는 원통을 바로 가져가지 못했다. 우편정의 인수 규정에는 수신기관이 현장에서 원본 상태와 증인 기록을 확인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나는 시단에게 입고 대장에 서명하라고 요구했다. 시단은 잠시 망설이다 서명했다. 그제야 우리는 그가 실제로 경계작성회 직원이라는 사실과 승인서의 발신 주소가 별칭이라는 사실을 분리해 기록할 수 있었다. 시단은 우리에게 하루를 주겠다고 했다. 내일 저녁 전까지 칠흑 천문정에 원통을 가져가 정식 대조 절차를 밟지 않으면 상급 기관에 우편정의 자격 취소를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협박이었지만 그 안에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정보가 있었다. 천문정에서 아직 원본을 대조할 절차가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 그가 떠난 뒤 우리는 은박지 세 장을 각각 다른 곳에 나눠 보관했다. 이나는 봉인 상태의 원본을 책임지고, 헤론은 수치만 복사해 별의 각도를 대조했고, 나는 우리에게 필요한 항로 정보를 정리했다. 미라는 서명 없는 편지와 동생의 매듭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루카스가 살아 있을까?” 테온이 물었다. “이 문장을 쓸 때는 살아 있었겠죠.” 내가 대답했다. “그 이상은 아직 모르겠습니다.” 세 장의 은박지를 본 뒤 헤론은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스승 세르안에게 배운 첫 관측법은 같은 하늘을 세 사람이 보고도 숫자가 다르면 먼저 시계를 확인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왕실이 그 법을 표준 절차로 바꾼 뒤에는 시계보다 보고서 모양이 우선이 되었다고 했다. “내가 그때 더 크게 항의했다면?” 그가 중얼거렸다. 테온이 대답했다. “스승의 죄를 제자의 침묵만으로 계산할 수는 없소. 지금은 우리가 어떤 숫자를 남길지 선택할 수 있잖소.” 나는 그 대화를 따로 적었다. 위로가 아니라 선택의 기록이었다. 저녁에 이나가 셀모의 장부에서 작은 손그림 하나를 찾아냈다. 천문정으로 가는 길에 두 개의 암초와 하나의 좁은 수로가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수심표는 없었다. 미라는 바다에 나갈 채비를 하면서 말했다. “내일의 길은 내일 확인하자. 그래도 오늘 밤부터 준비할 수 있는 건 있지.” 나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별이 무엇인지 아직 몰랐지만, 누가 잘못된 길을 안전하다고 우기는지에 대해서는 점점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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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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