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 우편정의 중앙 배는 아침마다 남쪽을 보고 있었고, 저녁마다 북쪽을 보고 있었다. 이나에게 그 이유를 묻자 그녀는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의자를 버리고 우편정을 한 바퀴 걸었다. 쇠사슬은 세 척의 배를 묶고 있었지만 조류가 뒤집힐 때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당겨졌다. 중심이 정해져 있는 듯 보이는 우편정도 실제로는 매일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그날 오전 부표를 회수하러 간 미라와 하크가 돌아왔다. 부표는 낡은 구리 우편함의 뚜껑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안쪽에는 작은 홈이 세 개 있었다. 붉은 실은 아직 마르지 않았고 짠내보다 오래된 기름 냄새가 강했다. 누군가 최근에 기름을 발라 방수 처리한 듯했다.
“이건 네 동생의 매듭이야?” 내가 물었다.
“같은 방식이야. 그런데 이 정도는 그 교본을 읽은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어.” 미라가 손을 펴 보였다. “내가 원하는 건 느낌이 아니라 얼굴이야.”
부표의 안쪽에는 작게 긁힌 글씨가 있었다. '돌아올 주소 없음 — 새 물때 확인 후 접근.' 이나는 처음 보는 문장이라고 했고, 셀모는 우편정에서 오래전에 쓰던 경고 방식일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부표가 발견된 좌표와 조류 방향을 적었다. 붉은 실에만 정신을 팔려 실제 위치를 잊으면 안 됐다.
오후가 되자 우편정의 주 선체에서 경보가 울렸다. 소리를 삼키는 검은 띠가 건물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통로 끝에서 말소리가 낮게 들렸다. 잠시 뒤에는 하크가 망치로 금속을 두드리는 소리도 사라졌다. 하지만 진동은 발바닥으로 전해졌다. 우편정의 세 배 중 북쪽 선체가 바닷물에 끌려가고 있었다.
이나는 모든 직원에게 손짓 신호를 내렸다. 우리는 인수실과 숙소를 분리하고, 다친 탄과 노인 두 사람을 중앙 갑판으로 옮겼다. 셀모는 미귀환 명부를 들고 사람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번에는 숫자보다 얼굴을 먼저 봤다. 사람 열다섯이 배에 있었다. 그런데 분류기에는 '전원 귀가'라는 문장이 먼저 떠올랐다.
“어떻게 아직도 저렇게 찍히죠?” 내가 물었다.
이나는 분류기를 열어 보여 주었다. 지난밤 꺼 놓은 기계식 체인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 대신 바닷물 아래에서 가느다란 검은 줄이 들어와 판을 건드리고 있었다. 진하가 창백한 자오선에서 분리한 원격 신호선과 같은 모양이었다. 누군가 이곳에도 원격 장치의 끝을 남겨 둔 것이다.
하크가 칼로 줄을 끊으려 하자 이나가 말렸다. “어디에서 이어졌는지 먼저 봐야 해요. 끊으면 왜 움직였는지 몰라요.”
“그동안 배가 뜯겨 나가면요?”
“그럼 기록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죠.”
그녀가 짧게 답했다. 나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 달라진 그녀의 말투에 눈길을 주었다. 이나는 직원 두 명을 수동 대피로에 세운 뒤, 원격선의 시작 지점에 방수 표식을 묶었다. 그제야 하크가 연결 부분을 분리했다. '전원 귀가' 문구가 꺼졌고, 갑판의 작은 문 하나가 다시 열렸다. 우리는 거기에 있던 늙은 우편공을 데려왔다.
그러나 북쪽 선체는 계속 밀려났다. 물이 차오르며 세 배를 묶은 쇠사슬을 잡아당겼다. 미라는 우편정에서 가장 무거운 분류기 선반을 가운데로 옮기자고 했다. 직원들이 한 줄로 서서 선반을 밀었다. 나는 발을 헛디뎌 한 번 넘어졌고, 키오가 내 옷깃을 잡아 세워 주었다.
“오늘은 빵값 대신 사람값 갚았네요.” 그가 말했다.
“빵값 계산서에는 사람값 항목이 없습니다.”
“그럼 새로 만드세요.”
나는 웃으려다 물에 젖은 장부를 밟을 뻔했다. 이나는 마지막 순간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녀가 꼭 지키려는 것은 우편물이 아니라 아직 받지 못한 사람들의 주소였다. 그 주소가 없어지면 수신인은 편지를 찾으러 올 때마다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도 설명해야 했다.
바람이 바뀌면서 북쪽 선체가 한순간 더 기울었다. 쇠사슬 고리 하나가 부러져 바다로 떨어졌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손목에 진동이 전해졌다. 미라는 갑판에 남아 있는 사람을 다시 확인했다. 셀모가 다친 우편공을 부축해 중앙 배로 들어왔다. 이나가 마지막으로 북쪽 선체를 살폈다. 그때 바닥 아래에서 누군가 세 번 두드렸다.
모두가 움직임을 멈췄다. 북쪽 선체의 창고에는 사람이 없어야 했다. 우리는 문을 열었다. 안에는 빈 구리 우편낭만 잔뜩 쌓여 있었다. 다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소리가 아니라 나무판을 통해 전해지는 진동이었다. 그 방향으로 손을 뻗자 바닥 틈에서 작은 금속 원통이 움직였다. 우리가 회수한 것과 닮은 모양이었지만 크기가 더 작았다.
그 원통에는 주소가 있었다.
'칠흑 천문정 — 제2 관측 보관대.'
주소 아래의 이름 칸은 칼로 긁어 지운 듯 깊게 패여 있었다. 주변에는 실이 아니라 얇은 쇠줄이 감겨 있었다. 미라가 자국을 살펴보더니 눈을 가늘게 떴다. “이걸 누가 우편낭 아래에 숨긴 거야. 방금 두드린 건 배가 움직이면서 원통이 틈에 부딪힌 소리일 수도 있어.”
나는 원통을 잡고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데 사람의 신호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그 순간에는 특히 그랬다. 미라는 모두를 중앙 갑판으로 옮긴 뒤 긴 밧줄로 선체의 모서리를 다시 고정했다. 조수가 내려가자 우리는 부서진 쇠고리를 새것으로 바꿨다. 우편정은 아주 조금 안정되었다.
밤에 이나는 주소가 지워진 원통 두 개를 탁자에 나란히 놓았다. 첫 번째는 붉은 실 홈이 있는 봉인 원통, 두 번째는 은색 쇠줄로 감싼 작은 원통이었다. 두 번째에는 '이전 경로 변경' 도장이 여러 번 찍혀 있었다. 기록을 살펴보니 첫 번째 원통은 십이 년 전 '흰 나침반'에서 출발한 것으로 되어 있었고, 두 번째는 일주일 전 우편정에 재입고된 것으로 적혀 있었다.
“일주일 전 누가 가져왔습니까?” 내가 물었다.
이나가 입고 담당자의 이름을 가리켰다. '이수'. 미라가 앞서 본 매듭 표본의 이름이었다.
“그 사람은 지금 어디 있죠?”
“그게 이상해요.” 이나의 표정이 굳었다. “십이 년 전에 퇴직했다고 표시되어 있어요. 이후에는 근무 기록이 전혀 없고.”
나는 두 장부의 다른 점을 표시했다. 동일 인물이 살아 돌아와 물건을 넣었을 수도 있고, 누군가 그 이름을 빌렸을 수도 있었다. 적어도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일주일 전 누군가 우편정의 보안 구역에 실제로 들어왔다는 점이었다. 바닥의 먼지와 새로 갈린 고리, 도장에 남은 손기름이 그 사실을 뒷받침했다.
늦은 밤 나는 갑판에서 혼자 지도를 펼쳤다. 우편정은 떠 있었지만 그날 실제로 발을 디딘 통로와 안전하게 옮긴 사람들의 이동은 그릴 수 있었다. 별가루는 무성 우편정의 중심을 하나의 점으로 고정하지 않았다. 물때마다 바뀌는 위치를 작은 점 몇 개로 표시했다. 나는 그것이 오히려 정직한 지도라고 생각했다.
그때 검은 수면 바깥에서 짧은 불빛이 한 번 나타났다. 이번에는 세 번이 아니었다. 누군가 정확히 두 번 깜박이고 불을 끈 뒤, 같은 위치에서 기다렸다. 탄이 내 옆으로 다가와 낮게 말했다.
“저 신호는 우편정 사람들이 알아요. '배달이 아니라 답신을 찾는다'는 뜻이에요.”
나는 망원경을 들었다. 빛을 보내는 배의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 어딘가에서 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알 수 있었다.
제165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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