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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62화
PAYLUA ORIGINAL · 제162화

제162화 - 수신인 없는 일곱 통의 편지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677자

오프라인 책장
무성 우편정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우편 배달부의 다리가 낫기 전에 봉투를 뜯으려는 사람을 만났다. 우편정의 책임자라는 여자는 자기 신분을 소개하기도 전에 탄의 허리에서 구리 우편낭을 벗기려고 했다. “그건 아직 인계 전입니다.” 내가 말했다. “우편정 안에 들어온 물건은 모두 인계된 것으로 처리돼요.” “그러면 사람도 그런가요?” “사람은 우편물이 아니죠.” “다행이네요. 바다에서는 그 구별을 못 하는 분들이 많아서요.” 여자는 한숨을 쉬더니 손을 거뒀다. 이름은 이나. 검은 조류가 밀려오기 전까지 이곳의 마지막 정상 운항 명부를 관리했다고 했다. 사람을 얕잡아보는 말투였지만 탄이 다친 다리를 보자 즉시 의자를 가져오는 것을 보고 나는 판단을 미뤘다. 우편정은 바위에 세운 건물이 아니었다. 세 척의 낡은 우편선이 쇠사슬과 널빤지로 서로 이어진 구조였다. 물이 높아지면 갑판이 함께 떠오르고, 물이 빠지면 바닥의 돌받침에 걸렸다. 창고 벽마다 수신처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나무판을 뒤집으면 서로 다른 시대의 지명이 나타났다. ‘루메르 북부’, ‘구 아르켄’, ‘별락 동해안’. 현재 한 장소로 묶을 수 없는 이름들이 하나의 복도에 나란했다. “이런 건 왜 안 없앴어요?” 키오가 물었다. 이나는 천천히 대답했다. “수신처가 없어졌다고 보내려던 사람의 말까지 없애는 건 우체국의 일이 아니니까.” 나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방금 전 그녀가 탄의 낭을 강제로 인계받으려 했던 이유는 설명되지 않았다. 미라가 나를 보고 눈썹을 들었다. 같은 생각인 듯했다. 탄이 우편낭을 책상에 올렸다. 이나는 그제야 인수표와 구조 확인서에 각각 서명했다. 그녀는 일곱 통을 한 번에 ‘수신 완료’로 찍지 않고, 봉인 상태와 도착 장소부터 확인했다. 그런데 네 번째 봉투에 손을 대는 순간 책상 아래에서 희미한 쇳소리가 울렸다. 여기서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동시에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 봉투가 오면 원래 저 소리가 납니다.” 이나가 말했다. “누군가 등록번호를 읽고 있다는 뜻이죠.” “누가 읽는데요?” “기계가요. 원래는 사람을 부르는 종이었는데 지금은 숫자만 읽어요.” 나는 불편한 기분으로 우편정의 중앙 통로를 살폈다. 철제 분류기 위에 금색 추가 달려 있었다. 앞선 항구들에서 본 자동 귀환판과 비슷한 구조였다. 다만 여기에는 ‘도착’, ‘인수’, ‘전달’, ‘답신’ 네 칸이 서로 구분되어 있었다. 맨 마지막 칸 아래에는 오래된 못구멍이 두 개 남아 있었다. 누군가 추가 장치를 달았다가 떼어 간 흔적이었다. “이 장치를 만든 사람이 누구입니까?” 헤론이 물었다. 이나는 먼저 분류기를 멈췄다. “원래 장치는 기록공들 공동 작업입니다. 새로 달았다가 뗀 건 금색 측량 장치의 시험 부품이고요. 그때 책임자가 누구였는지는 원본 장부를 봐야 합니다.” 분류기를 멈추자 봉투의 수신처가 차례로 나타났다. 첫 편지는 폐쇄된 루메르의 아바마루 서고, 두 번째는 이미 옮겨 간 아르켄의 동문 경비대, 세 번째는 지도에 없는 작은 마을의 공동 우물. 네 번째는 아무 글자도 없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는 주소만 있었고 이름은 지워져 있었다. 일곱 번째 봉투에는 붉은 실이 단단히 묶여 있었다. 미라의 손이 그 봉투 쪽으로 움직였다가 멈췄다. 그녀는 손끝을 오므렸다. “같은 매듭이야.” “똑같아요?” 내가 물었다. “아직 아니야. 여기서는 끝줄이 보이지 않아. 동생이 묶던 건 안쪽에 한 번 더 감았지.” 이나는 서랍에서 얇은 유리판을 꺼내 봉투 밑에 밀어 넣었다. 붉은 실을 건드리지 않고도 매듭의 뒷면이 보였다. 끝줄은 납작하게 눌려 있었고 작은 결이 남아 있었다. 미라는 그것을 오래 바라보았다. “누구든 따라 할 수 있는 매듭이야.” 그녀가 말했다. “그래도 이걸 어디서 가져왔는지는 알아야겠어.” 우리는 봉투를 열지 않고 등록번호만 확인했다. 일곱 번째는 다른 여섯 통보다 12년 전에 접수된 것으로 적혀 있었다. 그러나 봉투 가장자리의 밀랍은 최근에 덧댄 것처럼 새것이었다. 이나는 수년 동안 봉인이 상하면 겉만 보수하는 규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래된 편지에 새 밀랍이 붙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누군가의 위조일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었다. 나는 이나에게 왜 이곳을 떠나지 않았는지 물었다. 그녀는 가장 오래된 편지들의 수신인을 말하지 않았다. 대신 벽에 그려진 작은 키 표시를 가리켰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함께 일하던 서기가 매년 그 자리에서 키를 쟀고, 어느 해부터는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실종으로 등록하지 않았어요. 본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근무 종료로 바꿔 달라는 요청에도 동의하지 않았죠.” 그녀는 웃지도 않았다. 나는 오래된 상자의 무게보다 가벼운 그 한 줄이 얼마나 오래 사람을 붙잡는지 조금 이해했다. 그날 밤 우편정 전체가 작은 파도에 기울었다. 나는 탄과 함께 복도에서 이동하는 선반을 붙잡았다. 벽 뒤쪽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났다. 우편정 바닥에 좁은 침수 구획이 있었고 분류기와 연결된 쇠사슬이 느슨해져 있었다. 하크가 아래로 내려갔다가 재빨리 올라왔다. “북쪽 선체 밑에 우편낭 하나가 걸려 있어. 그런데 이 배가 조금 더 기울면 쇠사슬이 끊어질 거야.” “봉투를 먼저 건져야 해요.” 이나가 말했다. “사람이 먼저죠.” 미라가 답했다. “탄은 계단을 못 내려가. 여기에 누가 더 있는지 확인해.” 우리는 우편정에서 숙박 중인 사람들을 세었다. 서기 둘, 정비공 하나, 탄, 이나, 밤새 항해를 기다리던 상인 세 명. 여덟 명이었다. 그런데 북쪽 선체에서 아홉 번째 발소리가 들렸다. 키오는 명부를 다시 세었다. 소리가 들린 쪽은 물이 차는 하부 분류실이었다. “안에 누가 있어요?” 내가 소리쳤다. “우편물 검사 담당!” 젖은 목소리가 돌아왔다. “문이 잠겼어! 나를 이미 퇴근했다고 표시했어!” 내가 고개를 들자 분류기 위의 판에는 그의 이름이 ‘정상 퇴실’로 찍혀 있었다. 나는 그 글씨 아래에 실제로 들은 목소리를 적었다. 이나가 얼굴을 찌푸렸다. “이 장치는 우리가 껐는데.” 바닥 어딘가에 아직 살아 있는 장치가 있다는 뜻이었다. 우리는 선체를 억지로 열면 물이 한꺼번에 밀려올 수 있어, 정비공에게 수문 구조를 물었다. 하크가 건너편에서 밧줄을 걸고 미라가 배의 균형을 잡았다. 나는 탄을 높은 갑판으로 올린 뒤, 실제로 사람이 있는 문까지 따라 내려갔다. 검사 담당자의 이름은 셀모였다. 문 위쪽의 낡은 레버는 움직였지만 전자식 잠금 핀은 내려가지 않았다. 이나가 바닥 배관의 손잡이를 돌리자 분류기 안쪽에서 쇳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네 번째 봉투가 종을 울리던 소리와 같았다. 나는 무릎을 꿇고 살폈다. 봉투 분류기와 퇴실 판정 장치가 같은 체인에 연결되어 있었다. “편지가 도착하면 사람이 나갔다고 찍히는 겁니까?” 이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누가 그 둘을 연결해 놓았죠?” 하크가 장치의 톱니를 고정하고 미라가 레버를 당겼다. 문이 열리자 셀모가 물에 젖은 신발을 끌며 나왔다. 그가 실제로 갑판에 올라선 뒤 키오는 퇴실 판정을 고쳤다. 셀모는 젖은 장부를 품에 안고 있었다. 서명도 도장도 아닌 손으로 쓴 문장이 페이지에 남아 있었다. '수신인 없음 — 전달 중지. 제칠 우편낭은 열지 말 것. 원본 관측자에게만 인계.' 나는 그 글을 읽었다. 일곱 통의 편지와 일곱 번째 우편낭은 같을까. 셀모는 고개를 저었다. “다릅니다. 그리고 오늘까지 그걸 구분해 말해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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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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