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세상을 구하는 방법이 네 가지라면 나는 그 가운데 세 가지는 남에게 맡기고 싶다. 밤새 항로를 지키는 일, 수문을 들어 올리는 일, 그리고 위험한 물속으로 뛰어드는 일. 내가 맡을 수 있는 건 나머지 한 가지였다.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누가 그것을 직접 보았는지 묻는 일. 종이 위의 일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밤에는 그 질문이 사람을 살렸다.
미라에게서 처음 신호가 돌아온 건 세 번째 물결이 지난 뒤였다. 해협 외곽의 첫 번째 배는 안전한 모래둑 뒤로 피했고, 두 번째 배는 금색 항로표를 믿고 흰빛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아직 두 번째 배를 직접 보지 못했다고 분명히 알렸다. 나는 지도에 첫 배의 위치를 '미라의 현장 관측 보고'로 표시하고 두 번째는 '전언'으로 남겼다.
테온은 그 차이를 이해하고 있었다. “확인하지 않은 사람을 먼저 돌아왔다고 쓰지 않겠소.”
그는 주민들에게 도착 확인소를 맡았다. 왕자였을 때보다 지금 더 많은 이름을 듣는 듯했다. 누리와 페오가 보조했고 우석은 노인들을 위해 낮은 길의 수심을 직접 확인했다. 하린은 다른 주민들이 깃발 뜻을 헷갈리지 않게 각 골목을 돌았다. 키오는 명부를 세 차례 세고도 끝내 마지막 칸을 비워 두었다. “아직 집에 돌아온 걸 확인하지 못한 사람이 있어요.”
“누구?” 내가 물었다.
“수문 경비원 장노예요. 아침에 나갔는데 도착 기록이 없어요.”
나는 '실종 확정'이라고 적지 않았다. 근무 장소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휘노가 직접 수문으로 가 보겠다고 나섰다. 그는 처음에는 검사관 두 명을 데려가려 했지만 하린이 당장 필요한 건 검사 도장이 아니라 들것이라고 하자 입을 다물었다. 결국 그가 직접 들것을 메었다.
한편 진하는 중앙 관측봉의 수동 해제핀에 접근했다. 제어실은 자동으로 잠겼지만 주한이 보관하던 옛 판각 도구를 이용해 기계식 덮개를 풀 수 있었다. 장치를 부수는 일이 목적은 아니었다. 작동한 시각과 들어온 신호를 남긴 뒤 통신 부분만 분리해야 했다. 그래야 누가 어떤 명령을 보냈는지 나중에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그 과정에서 중요한 숫자를 읽었다. 자동 판정에 사용된 명령은 '3·7·0'이 아니라 네 자리 숫자였다. 마지막 자리가 지워져 있었다.
“원래 표식과 관계가 있습니까?” 진하가 물었다.
“관계가 있을 수도 있죠. 하지만 숫자가 비슷하다고 같은 장치라고 말하면 안 됩니다.”
나는 그녀에게 정확히 보이는 세 자리와 지워진 한 자리를 따로 기록하게 했다. 헤론이 천문표를 가져와 대조했지만 즉시 일치하는 것은 없었다. 이것 또한 새로운 복선일 뿐 결론이 아니었다.
장치의 통신이 끊기자 흰빛이 잦아들었다. 그러나 수문은 저절로 열리지 않았다. 이미 내려간 쇠문은 기계식으로 다시 올려야 했다. 하크와 수리공 기담, 주민들이 각자 맡은 문을 확인했다. 마침내 중앙 수문이 열릴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물가로 뛰어나왔다. 장노도 그들 가운데 있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물길을 확인하느라 늦게 나왔다고 했다. 키오가 그의 이름을 읽고 장노에게 직접 대답을 받았다. 그제야 마지막 빈칸이 '귀환 확인'으로 바뀌었다.
바다 쪽에서는 미라의 두 번째 신호가 도착했다. 금색 항로표를 믿고 들어간 배를 실제로 발견했다는 것이었다. 세 명의 선원과 어린 조수 하나가 타고 있었다. 조수는 돛대에 묶인 채 의식을 잃어 가고 있었다. 미라는 작은 배를 오른쪽으로 돌려 실제 바닥이 있는 구간을 확인하고, 하크가 남긴 긴 구조 줄을 이용해 선원들을 옮겼다. 그녀가 직접 지나온 수로의 깊이와 시간을 꼼꼼히 적어 왔다는 건 나중에 확인했다.
그러나 배는 곧장 피항지로 돌아오지 못했다. 흰빛이 줄어드는 동안 조수가 높아져 돌턱 뒤의 길이 닫혔다. 미라는 배를 무리하게 밀지 않고 안전한 모래둑 옆에 닻을 내렸다. 선원들을 치료한 뒤 물이 낮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 기다림이 얼마나 길었는지 나는 나중에 들었다. 그 사이 나는 부두에서 미라가 돌아올 자리를 비워 두었다. '귀환 예정'이라는 말조차 쓰지 않았다.
새벽이 밝기 직전 그녀가 돌아왔다. 미라는 내게 손을 내밀기보다 배의 수심 기록부터 건넸다. 나는 그 종이를 받아 들고 웃었다. “선장님, 얼굴보다 숫자를 먼저 보게 하시네요.”
“얼굴은 내가 살아서 돌아왔다는 증거고, 숫자는 다음 사람이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는 증거야.”
그 말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직접 걸어 들어온 것을 확인한 뒤에야 '귀환'이라고 적었다. 미라는 그 작은 차이를 알아차리고 내 어깨를 쳤다. “수고했어, 지도사.”
휘노는 중앙 광장에서 일괄 귀환 판정을 무효 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그 결정을 자신의 공로로 돌리지 않았다. 하린과 우석의 조수표, 진하의 회로 기록, 누리와 페오의 구조 증언, 미라의 실제 항해일지, 주민들의 도착 확인이 각각 별도의 자료로 남는다고 설명했다. 검사소는 보관을 맡되 삭제와 변경을 독점하지 않기로 했다. 그 약속은 서명되었고 사본은 세 곳에 나눠졌다.
누군가는 휘노에게 왜 이제야 생각을 바꿨느냐고 물었다. 그는 한참 뒤 말했다. “저는 같은 장소로 보낸다고 쓰면 사람들이 같은 곳에 도착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저보다 먼저 서로를 찾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말도 그의 책임이 끝났다는 뜻으로 받아 적지 않았다. 금색 자동 장치를 승인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와 손해 배상 문제가 남아 있었다. 다만 더 이상 그가 증거를 숨기지 않겠다고 했다는 사실은 기록할 만했다.
그날 오후 누리는 오래된 인수실의 서류 한 장을 가져왔다. 구조 전에 철문 아래에 놓아 두었던 종이가 물이 빠지며 다시 드러난 것이다. 종이에는 네 번째 칸을 둘러싼 작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서로 다른 네 대답은 하나의 거짓말보다 무겁다. 원판의 다음 보관처는 자오선 너머, 별빛을 받지 않는 우편정.'
그 아래에는 낯선 지명이 있었다.
'무성 우편정 — 칠흑 천문정 앞바다.'
헤론은 그 이름을 읽자 스승 세르안이 한 번도 설명하지 않았던 북쪽 관측망의 마지막 말단을 떠올렸다. 그는 왕실 기록실에서 그것을 '검게 된 별의 관측소'라고 부르는 문장을 본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가 본 적은 없었다. 나는 헤론의 기억을 증언으로 적고 아직 선을 긋지 않았다.
미라는 만록에게서 받은 '흰 나침반' 운송표를 다시 펼쳤다. 세 번째 정박지 뒤에 작은 글씨가 있었다. '무성 우편정 경유 가능, 확인자 없음.' 미라의 동생이 그곳에 갔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붉은 매듭이 남은 운송품의 경로를 추적할 다음 장소가 생겼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그 문장을 조용히 눌렀다. “이번에는 그곳에 정말 편지가 도착했는지부터 묻자.”
테온은 루메르 문장을 가진 돌판의 탁본을 접었다. 왕실 기록에도 무성 우편정은 '실제 귀환 서명 별도'라고 적혀 있었다. 나라를 되찾을 열쇠는 여전히 손안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나라의 이름으로 사람을 먼저 지우지 않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다.
나는 160번째 지도를 펼쳤다. 역광 군도에서 실제 항해한 길, 창백한 자오선의 돌기둥, 구조한 인수실의 세 계단, 실제로 열린 대피로와 부두를 표시했다. 미라가 돌아온 새벽 수로도 그녀의 관측 기록과 직접 확인한 접안 지점을 구분해서 그렸다. 별가루는 그 선들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무성 우편정으로 가는 부분은 비어 있었다.
그리고 지도통 안쪽의 예언 아래에 한 문장이 덧붙었다.
[마지막 별의 원본 관측 — 칠흑 천문정에 재대조 요청됨]
나는 그것을 하늘의 명령이라고 믿지 않았다. 그 문장을 누가 어떤 장치에서 보냈는지 확인해야 할 새로운 단서로 받아들였다. 세계가 지워진다는 말은 여전히 무섭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지킨 작은 빈칸들에는 실제로 돌아온 사람의 목소리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이 함께 남아 있었다.
“다음도 배삯을 내야 합니까?” 내가 물었다.
미라는 돛을 올리며 웃었다. “네가 이번엔 장부를 제대로 썼잖아. 반값만 받아 줄게.”
“선장님이 드디어 인정하시는군요!”
“대신 키오가 먹은 빵값은 네 몫이야.”
키오는 짐칸 뒤에 숨었다. 나는 항의하려다 지도를 덮었다. 아직 가 보지 못한 바다는 어두웠지만 우리가 돌아온 길은 그 어느 때보다 자세했다. 그 사실만으로도 다음 항해를 시작할 이유는 충분했다.
제160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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