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가위 곶에 도착하려면 두 조수 사이를 골라야 했다. 그런데 조수표를 만든 사람들이 서로 다른 해에 살았고, 그 표를 복사한 사람들은 서로 같은 해라고 믿었다. 나는 그 사실을 알게 된 뒤 책장을 덮었다. 지도를 만드는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틀린 숫자보다 틀린 숫자를 너무도 확신하는 얼굴이다.
하린은 우석에게 직접 배운 가장 최근의 접안 시간을 알려 주었다. 만록의 오래된 항해일지에는 다른 시각이 쓰여 있었다. 우리는 두 표를 같은 무게로 다루지 않았다. 현재 배의 수심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을 먼저 보냈다. 미라와 하크가 보트를 타고 곶의 바깥쪽만 살폈고 헤론은 해가 기울어지는 각도를 쟀다.
“두 조수의 경계는 한 번만 열린다.” 미라가 돌아와 말했다. “그리고 지금은 열리지 않았어.”
“그럼 오늘은 못 가는 거군요.” 내가 말했다.
“오늘은 배를 부수지 않는 거지.”
나는 그 말을 마음에 담았다. 길을 찾는다는 목표는 좋지만 그 때문에 지금 살아 있는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었다. 우리는 인근 피항지에 배를 묶고 소금 둑에서 확인한 원격 관측망을 조사했다. 그런데 해가 지기 직전, 중앙 검사소에서 다급한 깃발이 올라왔다. 빨간색 하나, 흰색 둘. '이상 작동, 출입문 개방 실패'였다.
진하가 뛰어왔다. 북쪽 장치의 전원이 끊겼는데도 자오선 전역의 귀환 판정표가 동시에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처음에는 그 말을 믿지 못했다. 제어선을 분리한 장치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현장 판에는 이미 네 개의 부두가 새 목적지로 재지정되어 있었다. 목적지는 모두 같은 이름이었다.
'귀환처 영.'
헤론은 창백한 자오선의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마지막 별이 실제로 낙성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그림자 관측봉의 시험 신호가 잘못 들어오자 오래된 자동 귀환 절차가 작동한 듯했다. 나는 그 현상을 예언의 실현이라고 적지 않았다. 시험 신호가 세계의 경계를 바꾸는지, 장부와 잠금장치만 바꾸는지 아직 몰랐다.
첫 번째로 위험해진 건 우석이 지키는 피항지였다. 배를 대던 수문이 영의 자리로 재지정되며 자동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다친 기담을 옮기기 위한 들것과 마을 사람들의 구호품이 놓여 있었다. 하린이 달려가 수동 잠금쇠를 끼웠지만 금속이 비명을 내며 밀렸다. 미라는 작은 보트를 수문 옆에 묶어 움직이는 부품을 견제했다.
“사람부터 빼요!” 내가 외쳤다.
우석은 주민들을 남쪽 돌계단으로 안내했다. 나는 오늘 낮 직접 지난 길을 지도에 펼쳤다. 다만 계단 아래쪽은 물이 올라오는 중이었으므로 하린과 우석이 현장에서 수심을 확인할 때마다 구간을 끊어 표시했다. 빛나는 선은 돌턱까지였다. 돌턱 이후에는 미라가 구조 줄을 새로 걸어야 했다. 예전 기록에는 없는 길이었지만 오늘 실제로 확보한 줄과 발판은 길로 쓸 수 있었다.
테온은 몸이 불편한 노인을 부축해 평평한 길로 돌렸다. 젊은 주민들은 높은 계단을 오를 수 있었지만 그 길은 수레가 지나기 어려웠다. 우리는 하나의 대피선에 모두를 밀어 넣지 않았다. 하크는 가벼운 보트를 수레와 함께 이동시켰고 키오는 실종자 수를 세었다. 이번에는 '모두 대피'라고 먼저 적지 않았다.
그때 휘노가 검인소의 경보판을 들고 왔다. 그는 얼굴에 땀이 맺혀 있었다. “귀환처 영이 지정되면 서류에 남은 사람의 목적지가 한 곳으로 합쳐집니다. 저는 그걸 막으려고 시험을 취소했습니다. 그런데 예전 원격 관측망이 아직 연결돼 있었어요.”
“당신이 직접 연결했나요?” 내가 물었다.
“새 장치가 그 회선을 쓰도록 승인했죠. 예전 회선이 살아 있다는 건 몰랐습니다.”
나는 그의 말을 기록했다. 고의 여부는 나중에 따지더라도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했다. 원격 회선을 물리적으로 끊거나 귀환 판정에 쓰이는 네 번째 칸을 다른 기록과 분리해야 했다. 진하는 중앙 장치의 수동 해제핀을 뽑으면 통신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것을 뽑으면 관측봉의 조명도 꺼져 밤의 항로가 어두워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조명은 사람들이 직접 켜면 됩니다.” 미라가 말했다. “지금 저 가짜 별빛을 믿고 가는 배가 더 위험해.”
우리는 피항지와 항구의 사람들에게 깃발을 올렸다. 처음 보는 신호에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린과 우석이 직접 뜻을 설명했다. 빨간 깃발은 통행 중지, 흰 깃발은 현장 확인 대기, 푸른 깃발은 수동 대피로 확보였다. 그 사이 작은 배 두 척이 금색 판의 안내를 믿고 귀환처 영으로 향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미라는 즉시 돛을 펴고 출항했다. 나는 함께 가겠다고 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네가 할 일은 여기서 사람들이 어디까지 갔는지 확인하는 거야. 내가 실제로 확인한 물길은 돌아와서 말할게.”
그녀가 사라진 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사람들의 위치를 하나씩 대조하고, 잘못된 귀환 완료 표시를 바로잡을 원본을 모으는 것이었다. 누리와 페오가 현장 명부를 들고 주민들을 확인했다. 기담은 부목을 댄 채 자기 손으로 수문 상태를 표시했다. 모두 작은 일을 했고 그 작은 일들이 하나의 거짓 표보다 오래 버텼다.
한때 창고에 갇혔던 누리는 피항지의 게시판에 손수 숫자를 썼다. 구조가 필요하다는 신고를 받은 가구와 실제로 구조를 마친 가구, 아직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 가구를 분리한 숫자였다. 누군가 세 번째 줄을 보고 불안하다고 했지만 그녀는 지우지 않았다. “안 돌아온 사람을 찾으려면 안 돌아온 자리가 보여야 해요.” 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잠시 조용해졌다. 그 뒤에는 수색을 도울 자원자가 한 명씩 늘어났다.
하린은 깃발을 흔들 때마다 눈을 한 번씩 감고 다른 방향에서 읽어 보라고 가르쳤다. 빛의 방향이 뒤집힌 곳에서는 빨간 천이 검게 보이기도 했다. 우리는 깃발 끝에 작은 금속 장식을 달고 횃불의 위치를 고정해 두었다. 별빛이 이상해도 사람이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는 신호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 장식을 보고 나는 미라가 간직한 붉은 매듭을 떠올렸지만 개인의 유품과 항로 도구를 같은 물건으로 섞어 적지 않았다.
해가 완전히 지자 북쪽 흰 선이 커다란 원처럼 퍼졌다. 그 안에서 배 한 척의 그림자가 거꾸로 움직였다. 헤론이 별자리를 쟀다. “마지막 별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어. 적어도 지금 보이는 하늘에는.”
나는 그 말을 확인된 관측으로 기록했다. 그림자가 보인다는 이유로 미래를 단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배의 실제 위치를 확인해야 했다. 미라에게서 아직 답신이 없었다.
그때 별가루 지도 위에 검은 선이 그어졌다. 선은 아무도 확인하지 않은 흰 바다를 가로질러 '귀환처 영'으로 이어졌다. 나는 놀라 손을 뗐다. 별가루가 만든 선이라도 실제 길이 아닐 수 있었다. 지도통 안쪽의 금속판이 원격 장치의 신호를 받아 거짓 선을 비춘 것일 가능성을 떠올렸다.
“저 선을 믿어도 되나?” 테온이 물었다.
“안 됩니다.” 나는 종이를 세게 눌렀다. “우리가 직접 확인한 길은 따로 있어요. 이건 누군가 보여 주려는 결론일 뿐입니다.”
검은 선 아래에서 내가 예전에 보았던 문장이 나타났다.
[지도를 그린 자가 세계를 지운다.]
나는 그 옆에 분명히 적었다. '아직 세계가 지워졌다는 확인 없음. 현장 사람들의 위치부터 조사할 것.' 그러자 검은 선이 잠깐 떨렸지만 사라지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아직도 모든 길을 하나로 접으려 했다.
멀리 물결 속에서 세 번의 금속음이 들렸다. 미라의 신호인지, 기계가 다시 울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자신이 아직 모른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깃발을 들었다. 구조는 끝나지 않았다.
제159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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