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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56화
PAYLUA ORIGINAL · 제156화

제156화 - 세계를 한 줄로 접으려는 사람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754자

오프라인 책장
사람은 겁을 먹으면 짐을 싸거나, 문을 걸어 잠그거나, 길을 하나만 남기려 한다. 휘노는 세 번째 부류였다. 그가 악인이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리면 간단하겠지만, 나는 간단한 지도로 왕도를 바다에 빠뜨릴 뻔한 일을 이미 겪었다. 아브렌이 그랬다. 이제 다른 이름의 사람이 같은 종류의 선을 긋고 있었다. 진하가 건넨 부품 명세서는 밤새 작업대 위에 놓여 있었다. 종이에는 일괄 귀환 판정 장치의 주요 기능이 적혀 있었다. 관측봉에서 마지막 낙성 신호가 들어오면 기록이 미완료인 모든 경로를 한 번에 '동일 귀환처'로 정리한다는 것이었다. 기술자로서 나는 그런 문장을 보고 감탄할 수 없었다. 지도로서도 무서웠지만 문장 자체가 성급했다. “동일 귀환처가 어디죠?” 테온이 물었다. “설정값입니다.” 진하가 답했다. “지금은 비어 있어요. 검사소의 최고 승인자가 나중에 넣는다고 했어요.” “사람이 도착할 장소도 모르는데 도착했다고 적게 하겠다는 거군요.” 내가 말했다. “원래는 종이를 정리하는 기능이라고 들었어요. 그런데 통행문 잠금 장치까지 그 상태값을 읽도록 연결됐어요.” 나는 진하가 보여 준 회로를 그렸다. 네 번째 칸이 동그라미로 바뀌면 관측소의 문뿐 아니라 부두의 출입 게이트도 잠긴다. 완료 상태인 사람은 이미 나갔다고 간주되어 구조 요청을 내지 못한다. 누리와 페오가 인수실에 갇힌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다. 다만 실제로 그 기능을 고의로 넣었는지는 별도의 조사 대상이었다. 우리는 휘노에게 공개 대조를 요청했다. 검사소 앞 작은 광장에 사람들을 불렀고, 하린은 다친 기담의 동의를 받아 구조 당시의 기록을 읽었다. 우석은 옛 조수표를 펼쳤다. 주한은 원판과 복제판의 서로 다른 홈을 설명했다. 진하는 자신이 설치한 부품에 대해 직접 증언했다. 누구도 남의 말을 대신 확인했다고 적지 않았다. 휘노는 처음부터 끝까지 서서 들었다. 그의 뒤에는 백동상회 소속의 계약관리인 두 명이 있었다. 이들은 검사소가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는 단일 판정표를 보여 주었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며, 조정된 귀환처는 고위층만 알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누군가 박수를 쳤다. 불안한 사람들에게 하나의 정답은 늘 매혹적이었다. “아르켄에서 그런 정답 때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 보셨습니까?” 내가 물었다. 관리인이 고개를 들었다. “그 도시는 결국 살아남지 않았습니까?” “기존 자리에서는 사라졌어요. 여러 사람이 제각기 확인한 길을 남겼기 때문에 서쪽 고지로 옮겨 간 겁니다. 동쪽 하나를 강요했다면 깊은 바다에 도착했을 거예요.” “그래서 지도사는 수십 개의 서로 다른 선을 그리자고 하는 겁니까?” “사람 수만큼 필요한 길이 다를 수도 있죠. 다만 확인되지 않은 선은 길이라고 팔 수 없습니다.” 그들은 한참 말이 없었다. 나는 마이크도 없는 작은 광장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미라는 뒤에서 해도를 펼쳐 실제 수심과 조류의 차이를 보여 주었다. 헤론은 관측 시각을 기록했고 테온은 왕실의 이름으로 강제 통행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때 하린이 손을 들었다. “말은 좋은데 오늘 우리 동네 배가 다니는 수문은 누가 관리하나요? 검사소가 문을 잠그면 우리도 굶어요.” 그 한마디가 광장의 분위기를 바꿨다. 지도를 지키는 것과 사람을 먹여 살리는 일은 분리되지 않았다. 나는 주한의 작업대에서 본 네 칸짜리 판을 꺼냈다. ‘오늘 실제 지나간 길’, ‘오늘 확인하지 못한 길’, ‘구조 요청이 남아 있는 사람’, ‘서로 다른 의견’을 분리해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사람들은 긴장한 얼굴로 듣고 있었다. 휘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당신들은 마지막 별이 떨어졌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릅니다. 저도 정확히 몰라요. 다만 지난 번에 관측대 세 곳이 서로 다른 시간의 결과를 보낸 뒤, 같은 마을이 한밤중에 두 군데로 갈라졌습니다. 구조선 두 척이 서로 다른 곳을 찾아 헤맸죠.” 그는 사라진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장부가 아니라 자신의 입으로 일곱 명을 불렀다. 그 가운데 둘은 실제로 구조됐고 세 명은 행방이 불명, 나머지 둘은 후에 다른 마을에서 발견됐다고 했다. 그는 그때부터 서로 다른 기록이 사람을 죽인다고 믿게 됐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기록이 사람을 죽인 게 아니에요.” 미라가 말했다. “그 기록을 서로 확인하지 않고 선박을 보낸 사람이 문제였죠.” “그때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있어요.” 헤론이 답했다. “그 시간을 빈칸을 없애는 데 쓰지 말고, 빈칸을 확인하는 데 쓰십시오.” 나는 휘노가 들려준 일곱 이름을 새로운 조사 기록으로 남겼다. 이미 돌아온 사람도 있었지만 미확인 세 명을 귀환 완료로 바꾸지 않았다. 휘노는 그 모습을 보며 오래 침묵했다. 그가 나를 신뢰하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다만 그날 그는 일괄 판정 장치의 시험 시간을 공개하지 않고 연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그 약속을 종이에 받아 두었다. 우리는 공개 대조가 끝난 뒤에도 광장을 비우지 않았다. 주민들은 금색 통행판을 둘러싸고 질문을 쏟아냈다. 어떤 사람은 자기 어머니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귀환'으로 찍혀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어떤 사람은 돌아온 아들이 기록에서 지워졌다며 화를 냈다. 나는 모두에게 같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마지막 실제 목격 지점과 아들이 오늘 서 있던 장소를 각각 확인해야 했다. 종이의 동그라미 하나로 둘을 바꿀 수는 없었다. 우석은 공개 게시판에 두 장을 나란히 붙이자고 제안했다. 한 장은 금색 장치가 내린 판단, 다른 한 장은 주민들이 직접 확인한 사실이었다. 이견이 있을 때는 둘 중 하나를 바로 지우지 않고 확인자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그날 열한 명이 자발적으로 현장 확인에 참여하겠다고 이름을 적었다. 하린은 그들을 세 조로 나눠 신호표를 가르쳤다. 키오가 자신도 한 조에 들겠다고 나섰지만 사람들은 식량 장부를 관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그 부탁을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나도 굳이 반박하지 않았다. 휘노가 게시판 앞에 한참 서 있었다. 그가 과거에 놓친 사람을 새로 생각하는 얼굴처럼 보였지만 마음까지 읽을 수는 없었다. 대신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장치의 긴급 사용을 잠정 중지한다는 서류를 작성했다. 나는 서명을 받은 뒤 아직 집행되지는 않았다고 표시했다. 문장과 실제 잠금쇠의 움직임이 같아질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었다. 회의가 끝난 뒤, 검사소 기술자 진하가 다급하게 뛰어왔다. 중앙 관측봉의 전력계가 스스로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직 아무도 시험 시작 명령을 내리지 않았는데 자동 판정 장치가 준비 상태에 들어갔다고 했다. 우리는 광장 한복판에서 그 사실을 확인했다. 높은 흰 기둥 아래 붉은 불빛이 하나씩 켜지고 있었다. “누가 켰죠?” 키오가 물었다. “검사소에서도 몰라요.” 진하가 답했다. 나는 제일 먼저 휘노의 얼굴을 보았다. 그는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놀란 척하는지 진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기계가 그에게 먼저 알리지 않은 듯했다. “저 장치가 자동으로 세계를 접을 수 있습니까?” 테온이 물었다. “세계를 접을지는 몰라도 문들을 닫을 수는 있어요.” 진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멀리 부두에서 쇠문이 하나 내려가는 소리가 났다. 주민들이 장터에서 고개를 들었다. 내가 바라본 금색 표에는 이미 문 여섯 개가 '정상 종료'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아직 문 안에 사람이 있었는지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 미라가 먼저 달려갔다. “회의는 끝났어. 이제 문부터 열자.” 나는 지도통을 챙겨 뒤따랐다. 이 순간 필요한 것은 거대한 예언의 해답이 아니라, 누군가 갇힌 문이 실제로 몇 개인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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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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