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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54화
PAYLUA ORIGINAL · 제154화

제154화 - 물 아래의 인수실에는 사람이 있다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626자

오프라인 책장
인수실은 원본을 지키는 장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보트를 타고 돌아가 보니, 그곳에서는 사람을 지키는 일이 더 급했다. 돌계단 바깥으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일정한 간격의 네 번, 멈춤, 다시 네 번. 하린이 얼굴을 굳혔다. “관측실 안쪽에서 보내는 수동 신호예요.” 물은 전날보다 낮았다. 우리는 하크가 재어 온 조수값과 우석의 표를 대조한 뒤 움직였다. 미라는 배를 돌계단 입구에 붙이지 않고 줄로 고정했다. 바닥에 균열이 있었다. 나와 테온, 하린이 첫 계단을 내려갔고 헤론은 밖에서 돌의 변형을 관측했다. 세 번째 계단 아래에는 아주 얇은 철문이 있었다. 문 안쪽에서 또 네 번의 신호가 났다. “안에 계신 분! 몇 명입니까?” 내가 외쳤다. 잠시 뒤 한 번, 다시 한 번, 그리고 두 번. 하린이 해석했다. '둘, 한 명 부상.' 내가 그 소리를 장부에 적자 테온이 웃었다. “직접 보지도 않고 숫자를 믿는군?” “확정이 아니라 신고 숫자입니다. 들어가면 확인할 거예요.” 문을 열자 차가운 물이 발목까지 밀려왔다. 안쪽에는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었고 석조 선반 위에 작은 램프 하나가 타고 있었다. 선반 곁에 앉아 있던 여자는 왼쪽 어깨를 감싸 쥐고 있었다. 그녀의 발치에는 열 살 남짓한 아이가 웅크리고 있었다. 여자가 우리를 보자 먼저 말했다. “우리는 기록이 아닙니다. 여기 있어요.” 그녀의 이름은 누리였다. 창백한 자오선의 옛 인수실 관리인이었으며, 아이는 수문 견습생 페오라고 했다. 둘은 어제 오후 원본함을 옮기려다 새 관측봉의 자동 차단문이 내려오는 바람에 갇혔다. 문서상으로는 이미 인수실을 떠났다고 표시되어 구조 신호가 접수되지 않았다. 누리는 마지막 힘으로 철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왜 누가 구조하지 않았죠?” 테온이 물었다. “여기 사람이 없다고 장부에 적혀 있으니까요.” 누리가 말했다. “바깥 사람들이 소리를 듣고도 장치를 확인하러 갔다고 하더군요. 저는 사람을 찾으라고 소리쳤는데.” 그 말을 듣자 속이 쓰렸다. 자동 장치가 사람을 대신 세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지워지는 건 늘 고장 난 사람의 목소리였다. 우리는 아이부터 통로로 보냈다. 하린이 줄을 잡고 테온이 발판을 확인했다. 나는 누리를 일으키려 했지만 그녀가 어깨 통증 때문에 주저앉았다. 미라가 문밖에서 미리 가져온 가벼운 들것을 건네주었다. 페오가 위로 올라가자 물이 다시 불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헤론의 깃발 신호를 보았다. '서두르되 돌계단을 건너지 말고 오른쪽 발판 이용.' 낮의 물길이 조금씩 닫히는 중이었다. 테온은 부서진 왕관의 조각을 꺼내 들것 끈의 고리를 보강했다. 왕관을 열쇠로 쓰지 않는다고 했던 그가 오늘은 금속 조각을 사람을 끌어올리는 데 쓴 셈이다. “왕자님, 왕국의 귀한 물건을 저렇게 써도 됩니까?” 내가 물었다. “왕국이 사람을 위해 있는 거라면 오늘이 제일 잘 쓰는 날이지.” 우리는 누리를 데리고 바깥으로 나왔다. 마지막 계단 위에 올라선 순간 철문 아래로 물이 차올랐다. 내가 별가루 지도에 지나온 길을 표시하자 그곳은 한 줄로 환하게 빛났다. 그러나 한 시각의 안전 경로가 다음 시각에도 안전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도착 시각과 조수 높이를 크게 덧붙였다. 페오는 배에 오르자마자 울었다. 그는 무서워서가 아니라 자신이 구조된 사실을 증명할 종이가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누리가 그의 손을 잡았다. “네가 여기 있잖아. 그리고 저 사람들이 봤잖아.” 우리는 배 위에서 현장 구조 증명서를 작성했다. 누리와 페오는 직접 이름을 말했고, 헤론과 하린, 테온이 목격자로 서명했다. 미라는 자신이 직접 본 범위만 적었다. 철문 안쪽까지 들어가지는 않았으므로 입구에서 사람들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고 썼다. 나는 그 신중함이 좋았다. 누리는 치료를 받으면서 사정을 설명했다. 인수실에는 네 종류의 원본이 있었다. 빛의 시각, 물의 높이, 사람의 도착, 그리고 그 세 값이 서로 어긋났을 때의 이견 기록. 마지막 칸에 의견을 적는 사람이 바로 자신 같은 인수실 관리인이었다. 원래라면 어느 하나가 달라도 나머지를 지우지 못하게 설계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휘노가 새 관측봉을 세우면서 마지막 칸을 자동 완료로 덮어쓰도록 바꿨다는 것이다. “휘노가 직접 바꾼 것을 보셨나요?” 내가 물었다. 누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가 내게 교체 명령서를 보여 줬고, 기술자들이 판을 바꿨어요. 누가 마지막으로 나사를 돌렸는지는 몰라요.” 우리는 기술자의 이름과 작업 날짜를 요청했다. 그녀는 원본함을 인수실에 두고 나왔다고 했다. 위험한 문으로 다시 들어가겠다고 나서려는 순간, 미라가 딱 잘라 말했다. “사람을 꺼냈으면 오늘은 그걸로 끝내. 종이를 구하러 다시 물로 들어갈 이유는 없어.” 누리는 잠시 울먹이다가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가 아니라 그녀의 손에 남은 금속 가루를 보았다. 철문을 두드리다 손바닥이 찢어져 있었다. 그 손으로 지킨 기록은 지금도 물 아래 있었다. 하지만 기록보다 먼저 그녀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우리가 확인했다. 구조선이 피항지로 향하는 동안 페오는 들것 옆에 앉아 인수실에서 있었던 일을 한 번 더 이야기했다. 자동 차단문이 닫히기 전, 그는 기계가 네 번째 칸을 읽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딸깍거리는 소리가 네 번 난 뒤 누리의 출입표가 녹색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누리는 그때도 문 안에 있었고 종이를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소리의 횟수를 그가 정확히 기억하는지는 아직 몰랐다. 헤론은 페오가 들려준 순서를 그대로 적고 유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 테온은 피항지의 치료소에 먼저 도착해 침상을 준비했다. 누리가 내리기 전에 그가 치료비를 묻자 나는 자연스럽게 왕관을 꺼낼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여비에서 약값을 지불했다. '왕실 비용'이라는 이름을 빌리지 않았다. 미라는 그 모습을 보고 조용히 말했다. “저 왕자, 처음 만났을 때보다 훨씬 돈 쓰는 법을 잘 배우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구원받은 왕국이란 게 있다면 왕자들이 우선 이런 걸 배워야 할지도 몰랐다. 피항지에 도착하자 휘노의 검사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누리와 페오를 보고 처음으로 말을 잃었다. 금색 대장에는 두 사람 모두 '서고 출입 종료, 자료 이송 완료'라고 적혀 있었다. 헤론이 그 대장을 들고 물었다. “자료 이송 완료라는 뜻은 사람이 살아 돌아왔다는 뜻입니까?” 휘노는 한참 침묵하더니 답했다. “원래는 아니었죠.” “그럼 누가 원래를 바꿨습니까?” 그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손목에 찬 작은 시계를 가렸다. 시계는 해와 반대 방향으로 돌고 있었다. 나는 그 움직임을 보며 기록했다. 회전 방향을 확인했다고 해서 그 시계가 시간을 거꾸로 돌린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 시계가 인수실의 잠금 장치와 동시에 움직였는지는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 밤에 누리가 잠든 뒤, 페오는 작은 종이 조각을 내밀었다. 구조되기 전 철문 아래로 밀려 들어온 명세서였다. 수신인 칸에는 '창백한 자오선 원본 인수자'라고 적혀 있었고, 발신인 칸에는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아르켄 서부 옛 지도실 — 대조판 재발행 요청.' 내가 살던 도시의 이름이 또 여기 있었다. 나는 종이를 펴고 오래 바라봤다. 누군가는 아르켄이 자리를 옮긴 뒤에도 내 가게의 이름으로 서류를 보내고 있었다. 이번에는 정말 그 이름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알아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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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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