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자오선에 들어가는 첫 번째 규칙은 선을 따라가지 않는 것이었다. 두 번째 규칙은 선을 따라가자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 사람의 신발을 보라는 것이었다. 구두가 너무 깨끗한 사람은 그곳을 직접 걸어 본 적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석이 말했다. 나는 내 신발을 내려다보았다. 진흙과 소금으로 뒤덮인 모습이 참으로 믿음직했다. 가격만 빼고.
기담이 다친 다리를 치료받는 동안 하린은 옛 관측봉의 구조를 그렸다. 인수실은 수면 밑이 아니라 썰물 때 드러나는 돌계단 안에 있었다. 수리공들이 쇠고리로 계단을 열었다 닫았다 했고, 잠금쇠는 세 개였다. 지금은 새 관측봉의 눈부신 빛 때문에 옛 계단의 위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계단까지의 길은 하린이 지난달 확인했다. 다만 지금도 남아 있는지는 아직 몰랐다.
미라는 배를 피항지에 묶고 작은 보트로 먼저 탐색했다. 나와 헤론, 하린, 테온이 탔고 키오는 남아서 기담의 약을 챙겼다. 자발적으로 남겠다고 한 이유가 걱정돼서 물었더니 그는 선실에 남은 빵이 자신에게 더 큰 책임감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하크가 그를 감시하기로 했다.
우리는 세 개의 검은 부표를 지나 옛 조수표가 말하는 때를 기다렸다. 물이 빠질수록 흰 선은 더 선명해졌다. 처음에는 자오선이 진짜 길을 가리키는 듯했다. 그런데 미라가 보트를 왼쪽으로 한 뼘 움직이자 선도 함께 움직였다. 빛이 우리에게 닿는 각도가 바뀐 것이었다. 별가루가 선 위에서 반짝였지만 길은 그려지지 않았다. 반짝임은 별가루가 빛을 받았다는 뜻일 뿐, 바다가 안전하다는 증명이 아니었다.
“지도사가 제일 속기 쉬운 순간이군.” 헤론이 말했다.
“제 자존심도 반짝이면 좋은데요.” 나는 대답했다. “아직은 물에 젖은 장부처럼 무겁기만 합니다.”
하린이 뱃머리에서 손을 들었다. 멀리 보이는 흰빛 한가운데 검은 조각 하나가 떠올랐다. 물이 빠지면서 돌기둥의 끝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우리는 서둘러 접근하지 않고 납추로 세 방향의 수심을 쟀다. 미라는 실제로 보트가 지나온 범위까지만 끊어진 선을 연결해 내게 알려 주었다. 나는 그 작은 점들을 별가루 지도에 옮겼다.
돌기둥에는 '제일 관측면 — 세 번째 시각'이라는 옛 글씨가 남아 있었다. 두 개의 눈금이 같은 높이에 파여 있었지만 하나는 빛을 기준으로, 다른 하나는 물높이를 기준으로 삼고 있었다. 헤론은 그것을 읽고 손가락을 떨었다. “스승님이 지우라고 하셨던 건 값 하나가 아니었어. 두 기준을 하나로 합쳐 보이게 하는 작업이었지.”
우리는 기둥의 높이를 재던 중 조수 틈에 끼인 어린 바다새를 발견했다. 아직 날지 못하는 새였다. 테온이 손을 뻗자 미라가 멈추라고 했다. 그곳은 돌이 미끄러워 사람이 빠지면 구조하기 어려웠다. 하린이 가져온 긴 갈고리로 새를 끌어올렸다. 우습게도 가장 먼저 살아서 돌아온 것은 관측원이 아니라 새였다. 나는 수첩에 구조한 시각을 적었다. '귀환' 대신 '현장 구조'라고.
돌기둥 아래에는 철제 판이 박혀 있었다. 네 칸의 도형이 있었고 세 번째 칸 옆에는 두 개의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우리는 역광 군도에서 가져온 탁본과 대조했다. 홈은 거의 같은 방향을 가리켰지만 마지막 칸의 테두리가 달랐다. 헤론은 그 차이가 우연이 아니라 확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동일한 결과만 남기려면 마지막 칸을 지우면 된다. 그러나 원래 설계자는 다른 관측을 보존하려 했던 것이다.
계단을 찾은 건 돌기둥 뒤편이었다. 해조류에 덮인 밧줄 고리가 땅 아래로 내려갔다. 하린이 발로 바닥을 확인했고, 미라는 직접 줄을 당겨 돌이 움직이는지 살폈다. 첫 계단이 드러났다. 다음 계단도 있었다. 세 번째에는 물이 너무 깊어져 길이 끝났다. 우리는 여기까지의 위치만 기록하고 물이 더 빠지길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하린은 모래 위에 옛 계단의 구조를 손가락으로 그렸다. 첫 계단 옆에 빗물 구멍이 있고 그 아래 두 계단은 돌기둥에서 벽 쪽으로 비스듬히 꺾인다고 했다. 나는 그 그림을 보고 단순한 직선 계단으로 옮기려다가 펜을 멈췄다. 지금 보이는 세 계단의 방향은 하린의 기억과 같았지만, 네 번째는 물에 가려 있었다. 없는 계단을 그릴 이유는 없었다.
헤론은 오늘의 세 관측값을 소리 내어 읽었다. 햇빛이 닿는 각도, 물이 빠지는 속도, 방금 보트를 떠난 사람들의 위치. 숫자는 서로 다른 단위를 썼고 표정도 서로 달랐다. 테온이 웃으며 말했다. “왕궁에서는 이런 표가 세 장이면 한 장으로 줄이라고 했을 거요.” “왕궁에서 그리는 지도는 늘 종이가 부족했나 보군요.” 내가 답했다. 테온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니, 듣기 싫은 대답이 많았겠지.” 그는 왕관 조각으로 돌에 새겨진 세 번째 눈금을 따라가다가 손을 멈췄다. “이것도 잘못된 왕실의 흔적일까?” “아직은 누가 새겼는지 모르니까요. 왕실이라고 단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관측값을 잠시 숨겨 서로의 측정 결과를 비교했다. 내가 잰 수심과 하린이 잰 수심은 한 손가락만큼 달랐다. 이유를 찾아보니 내 줄의 끝에 젖은 해초가 매달려 있었다. 나는 그 해초를 떼고 다시 측정했다. 숫자가 같아졌다. 작은 차이라고 웃어넘기지 않기로 했다. 바로 그런 차이를 금색 장치는 '오차 없음'이라는 말로 덮어 버렸다. 마지막으로 나는 우리가 올라간 돌턱에 짧은 붉은 실을 묶어 임시 표시를 만들었다. 다음에 오면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오늘 날짜와 물높이를 적었다. 그 실은 안전을 보장하는 표식이 아니라 재확인을 요구하는 표식이었다.
그때 흰 선 반대편에서 금색 돛을 단 소형선이 다가왔다. 배 위의 남자는 자신을 자오선 관리소의 검인관 휘노라고 소개했다. 깔끔한 장갑과 더 깔끔한 구두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우리에게 허가증을 내밀었다. “이 구역은 오늘부터 통행 완료 구역입니다. 현장 조사를 중지하십시오.”
“우리는 아직 통과하지 않았는데요.” 내가 말했다.
“시스템상 완결됐습니다.”
“제 위장이 오늘 점심을 먹었다고 표시하면 저녁을 거를 수 있을까요?”
그는 농담을 좋아하지 않았다. 검인관이란 직업의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휘노는 금색 판에 찍힌 날짜를 보여 주었다. 하린과 기담의 귀환 완료 시각이 오늘 아침으로 수정되어 있었다. 우리는 어젯밤 두 사람을 구조했지만 그들이 아직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귀환'과 '치료 중'이라는 서로 다른 기록이 또 하나로 합쳐져 있었다.
하린이 앞으로 나섰다. “그 표를 고쳐 주세요. 기담 아저씨는 아직 다리를 못 쓰고, 저는 아직 조사에 참여하고 있어요.”
휘노는 차갑게 말했다. “공식 기록이 바뀌면 지급된 구조 지원금도 회수해야 합니다.”
미라가 키를 놓았다. “그 돈을 빼앗으려고 온 거면 내 배부터 옮겨 봐.”
나는 협박이 싸움으로 바뀌기 전에 직접 기록한 구조 시각과 세 증인의 이름을 보여 주었다. 휘노는 그 문서를 읽고 잠시 말을 멈췄다. 우리가 발견한 돌기둥의 위치까지 묻더니, 갑자기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라고 했다. 그는 직접 동쪽 계단을 밟지 않았다.
금색 배가 떠난 뒤 하린이 물었다. “왜 계단 얘기에서 표정이 바뀌었을까요?”
“그 사람 신발을 보세요.” 내가 말했다. “우석 할아버지 말씀대로 깨끗하잖아요.”
농담을 했지만 마음은 무거웠다. 우리가 찾은 계단은 옛 인수실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길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미 통행이 끝났다고 표시해 버렸다. 나는 지도에 계단 세 개까지만 선을 그었다. 더 깊은 곳은 물 아래였다. 내일의 물높이는 여전히 내일 확인해야 했다.
제153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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