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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51화
PAYLUA ORIGINAL · 제151화

제151화 - 창백한 자오선으로 가는 배삯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741자

오프라인 책장
자오선은 지도 위에서 곧은 선이다. 그 선을 따라가려면 배도 곧게 움직이면 될 것 같지만, 바다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대개 육지에서 직업을 골랐어야 했다. 특히 내가 그랬다. 역광 군도의 마지막 부두에서 미라는 돛의 매듭을 풀지 않았다. 그녀는 장부를 두 권 펼쳐 놓고 수심과 날짜를 비교하고 있었다. 하나는 세아가 실제로 건너온 섬길을 기록한 수첩이고, 다른 하나는 백동상회가 발행한 금색 항로표였다. 두 장에는 똑같이 '창백한 자오선 동쪽 접안'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나 첫 장의 접안지는 돌기둥 두 개가 있는 작은 만이었고, 둘째 장의 접안지는 흰 바다 한복판이었다. “저쪽은 정박할 곳이 없어요.” 하크가 금색 표를 가리켰다. “그런데 입항 허가는 있네.” 내가 말했다. 키오가 장부를 들여다보더니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정박하지 않고 입항하면 되겠군요.” “앞으로 네게 배의 명부는 맡기지 않을게.” 미라가 대답했다. 보관정의 오린은 우리가 떠나기 전에 작은 납 봉투 하나를 건넸다. 안에는 150화의 물속 정박지에서 건진 금속판의 탁본과 당시 입회인 세 사람의 증언이 들어 있었다. 원본은 그녀와 연해, 담휘가 서로 대조할 수 있도록 각각 남겨 두었다. 봉투에는 원판이라고 적지 않았다. '네 칸 관측판의 현장 수거 탁본'이라고 적었다. 정확한 명칭은 때로 튼튼한 닻보다 중요했다. “창백한 자오선에 가시면 이 판을 만든 사람을 물어봐 주세요.” 오린이 말했다. “하지만 제 이름으로 전부 가져오라는 문서는 없어요. 그곳 기록도 그곳 사람들이 지켜야 하니까요.” 테온이 그 말에 조용히 웃었다. 한때 왕실 기록실을 왕관 조각으로 열던 왕자가 이제 남의 서고를 마음대로 열 수 없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는 자신의 손바닥에 남은 왕관 자국을 쓸어 보며 물었다. “그곳까지 확인된 뱃길은 없습니까?” 세아가 손을 들었다. “우리 할머니가 해마다 흰 등대 근처에서 소금을 실어 오셨어요. 다만 등대까지가 아니라 첫 갯돌까지만요. 그 뒤는 조수가 바뀌면 육지가 되기도, 바다가 되기도 한다고 들었어요.” 나는 그 말을 그대로 기록했다. 할머니의 증언은 세아가 들은 이야기였다. 직접 확인한 길과는 다른 색의 잉크로 표시했다. 세아는 내가 왜 그렇게까지 구분하느냐고 묻지 않았다. 대신 키오의 장부에 항해 안내비를 추가했다. 키오가 항의하자 그녀는 똑같이 정확한 날짜와 금액을 적어 보여 주었다. 그 반박에는 나도 힘을 보탤 수 없었다. 우리는 할머니를 직접 만나기 위해 부두를 떠나지 않고 해질 무렵까지 기다렸다. 할머니의 이름은 보람이었다. 작은 배를 수십 년 몰았다지만 지금은 무릎 때문에 계단을 내려오기도 어려웠다. 그녀는 우리에게 남쪽 갯돌까지의 세 조수표와 실제 접안했던 날짜를 불러 주었다. 설명 도중 미라가 질문을 던졌다. “바다 위에 흰 줄이 떠올라도 그걸 따라가셨나요?” 보람은 마치 우리가 돛을 거꾸로 달겠다고 말한 것처럼 혀를 찼다. “흰 줄은 해가 높을 때 물결이 꺾여 보이는 거야. 그걸 따라가면 돌 밑으로 들어가. 낮에 봤다고 밤에 있는 게 아니거든.” 헤론은 할머니의 말에 얼굴이 굳었다. 그는 지운 관측값 가운데 '낮의 선과 밤의 선의 불일치'라는 항목이 있었다고 했다. 스승 세르안이 문제 삼았지만 왕실에서는 별이 떨어진 이후 측정의 오류라고 처리했다. 잘못된 기록을 지우라는 요구를 받았던 젊은 헤론은 그때 침묵했다. “이제라도 말씀하시면 됩니다.” 내가 말했다. “말한다고 늦어진 시간이 돌아오진 않겠지.” “돌아오지 않은 시간까지 돌아왔다고 적는 것보단 낫죠.” 그는 오래된 천문표의 비어 있는 칸 아래에 자신의 이름과 당시의 침묵을 적었다. 나는 그 종이를 대신 보관하지 않았다. 헤론은 직접 보람에게 사본을 한 장 맡기고, 오린에게도 보내겠다고 했다. 보람의 집에서 나오는 길에 나는 세아와 함께 오래된 석조 부두를 돌아봤다. 바닥에는 물때가 닿는 높이를 새긴 눈금이 있었다. 같은 기둥에 새겨진 두 줄의 간격이 이상했다. 한쪽은 오늘의 바닷물에 가까웠지만 다른 쪽은 사람이 허리를 굽혀야 볼 수 있을 만큼 낮았다. 세아는 할머니가 어린 시절에는 그 아래 눈금에 배를 댔다고 했다. 세계가 바뀌는 동안 바다가 높아졌을 수도, 땅이 내려앉았을 수도 있었다. 어느 쪽인지 단정하지 않았다. 우리는 눈금에 해조류가 쌓인 높이와 오늘의 수면을 따로 쟀다. 세아는 한 손으로 밧줄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 내 수첩을 받아 들었다. “항해 일지에 그냥 '수위 높음'이라고 쓰면 안 돼요?” 그녀가 물었다. “그러면 다음 사람이 얼마나 높았는지 모를 겁니다.” 내가 대답했다. 그녀는 기둥 옆의 길고 짧은 금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그러면 도와줄게요” 하고 측량자를 잡아 주었다. 돌 틈에서 작은 철제 함 하나가 나왔다. 안에는 젖은 승선권이 여러 장 붙어 있었다. 잉크가 번져 이름은 읽을 수 없었지만 승선 날짜와 검인 번호는 비교적 선명했다. 같은 날의 승선권인데 일부에는 '출항 전', 다른 일부에는 '귀환 완료'라고 찍혀 있었다. 키오는 그걸 보더니 혀를 찼다. “배를 타기 전에 내릴 수 있다면 멀미는 해결인데.” 나는 그 말을 듣고도 웃지 못했다. 승선권을 허가 없이 가져가지 않고 보람과 세아가 입회한 자리에서 사진 대신 탁본을 떴다. 바닷물로 젖은 원본은 기둥에 붙어 있던 위치를 표시하고 봉투에 넣어 항구 관리인에게 맡겼다. 해질 무렵 보람이 우리를 다시 불렀다. 할머니는 젖은 승선권의 번호를 보고 오래된 검인소를 기억해 냈다. 출항과 귀환에 서로 다른 날짜가 찍힐 때마다 선원들이 항의했고, 담당자는 중앙 장치가 나중에 맞춰 줄 거라고만 했다고 했다. 보람은 그때 배를 직접 몰았지만 그 장치가 어디에 있었는지까지는 몰랐다. 나는 '현장 운항 증언'이라고 적고 장치의 위치는 미확인으로 남겼다. 마침내 세아가 할머니에게 물었다. “그럼 왜 계속 배를 타셨어요?” 보람은 대답했다. “배가 안 오면 소금이 못 나가고 약이 못 들어오니까. 틀린 서류보다 먼저 필요한 건 내 앞에 있는 물길이었어.” 그날 저녁 ‘어제의 파도’가 닻을 올렸다. 미라는 조수가 낮아질 때까지 보람이 증언한 구간만 항해했다. 나침반의 바늘이 흰 수면 쪽으로 흔들렸지만 그녀는 납추로 수심을 재고 하크가 직접 본 돌기둥을 따라갔다. 별가루를 지도 위에 뿌리자 우리가 방금 통과한 세 지점이 연결됐다. 그 너머, 창백한 자오선이라고 쓰인 곳에는 잉크만 남았다. 밤이 되자 북서쪽에서 마치 물 위에 세워 둔 흰 실 같은 빛이 나타났다. 실은 똑바로 서 있었지만 물결을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테온이 그것을 가리켰다. “그게 자오선입니까?” “자오선은 사람이 정한 선이죠.” 헤론이 말했다. “저건 누군가 선처럼 보이도록 만든 빛일 수도 있어.” 미라는 돛을 반쯤 내렸다. 뱃머리 아래서 검은 조류와 흰 조류가 부딪쳤다. 잠깐 물이 유리처럼 투명해지더니 바닥의 돌기둥 하나가 드러났다. 기둥에는 소금이 쌓여 있었고 가운데에 숫자 세 개가 파여 있었다. 3·7·0. 나는 가슴이 뛰었지만 먼저 하크에게 그 자리에 실제 돌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납추가 돌에 닿으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진짜 기둥이었다. 다만 그 기둥에서 이어지는 길은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흰 실 같은 빛의 왼쪽에서 누군가 작은 깃발을 흔들었다. 한 번은 흰색, 두 번은 검은색. 구조 요청이었다. 미라는 지체 없이 바람을 읽었다. “다들 준비해. 오늘은 비밀보다 사람부터 찾는다.” 나는 지도통을 품에 넣었다. 창백한 자오선에 도착하기도 전에 우리는 길을 찾은 게 아니라, 길을 잃은 사람을 먼저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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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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