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영대에 들어가는 길을 찾는 일은 탑을 찾는 일보다 어려웠다. 탑은 검은 절벽 위에 뚜렷이 보였다. 그런데 오래된 해도에 그려진 계단은 바닷물 아래에서 끊겼고, 최근에 발행된 금색 지도에는 존재하지 않는 다리가 그려져 있었다.
“둘 중 어느 쪽이 맞아?” 테온이 물었다.
“오늘은 둘 다 틀렸을 수도 있어요.” 나는 대답했다.
하슬이 알려 준 길은 부두에서 절벽 뒤편으로 돌아가는 염전 둑이었다. 그는 지난주까지 그 길을 걸었다고 했다. 우리는 그를 억지로 안내자로 데려가지 않았다. 하슬의 무릎이 나쁘다는 걸 이미 봤기 때문이다. 대신 라일라가 둑 입구까지 동행하고, 미라와 하크가 보트로 바깥 물살을 확인했다.
염전 둑은 두 갈래였다. 왼쪽에는 새 금속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공식 관측객 전용. 보행 가능.’ 오른쪽에는 아무 표시도 없는 좁은 돌길이 있었다. 표지판 아래를 자세히 보니 바닥이 반쯤 꺼져 있었다. 비가 온 뒤 금속판 하나가 내려앉았고 그 아래 공간에는 물이 찼다.
“그럼 왼쪽은 안 되겠군요.” 키오가 말했다.
“확실히 지금은 안 돼.” 미라가 답했다. “오른쪽도 먼저 확인해야 해.”
우리는 하슬이 그린 그림과 현장을 대조했다. 오른쪽 돌길의 세 번째 모퉁이에는 깨진 항아리가 있었고, 그 뒤로 둑이 높은 바위에 닿았다. 키오가 발을 올리기 전에 테온이 돌을 눌러 보았다. 속이 빈 소리가 났다. 우리는 가장자리로 돌아서 실제로 견딜 수 있는 지점을 찾았다. 나는 현장을 확인한 뒤에야 지도의 짧은 선을 연장했다.
절벽 아래에서 우리를 기다리던 사람은 문지기가 아니라 문을 지키는 아이였다. 열두 살 정도의 소년은 창 끝에 천을 감고 있었다. 잘못된 길로 온 사람을 찌르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나는 그 생각이 좋아서 잠깐 웃었다.
“여기가 사영대 출입문이니?”
“원래는요. 지금은 들어가는 사람보다 종이만 왔다 갔다 해요.”
소년의 이름은 누안이었다. 그는 탑 문지기의 손자로, 할아버지가 며칠째 높은 층에서 내려오지 못한다고 했다. 금색 출입 장치가 할아버지를 ‘귀가 완료’라고 기록했기 때문이다. 출입 명부상 이미 집에 간 사람은 안에 있을 수 없다는 이유로 관리인이 문을 잠갔다고 했다.
“아직 안에 있다고 네가 봤어?” 내가 물었다.
“어젯밤 창문에서 손을 흔들었어요. 손가락이 세 개뿐이었어요. 우리 할아버지는 옛날에 두 손가락을 다쳤거든요.”
우리는 아이의 증언을 기록했다. 창문에서 본 손이 정말 할아버지의 것인지는 직접 확인해야 했지만, 적어도 그 안에 누군가 있는 가능성은 충분했다.
관리실에서는 책임자 사엘이 나왔다. 그는 나이 든 남자였고 손에는 층마다 문을 열 수 있는 열쇠 꾸러미가 있었다. 첫마디는 인사보다 빨랐다.
“입항 완료 증명서가 없는 사람은 탑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우리는 아직 입항 완료가 아니니까 오히려 정확하지 않습니까?” 내가 물었다.
“농담할 문제가 아니오.”
“농담이 아닙니다. 저기 있는 아이의 할아버지가 집에 돌아왔다는 증거를 보여 주십시오.”
사엘은 명부를 내밀었다. 명부에는 누안의 할아버지 ‘로문’이라는 이름이 있었고, 귀가 시각과 관리 인장이 찍혀 있었다. 반면 누안은 전날 밤 창문에서 손을 봤다고 했다. 사엘은 로문이 집에서 휴식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로문의 집을 묻자 정확한 주소를 대지 못했다.
테온이 명부 위에 손을 얹었다. “우리가 왕실 관측 허가를 대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그는 오래된 루메르 왕관 조각을 꺼내지 않았다. 명령이 아니라 질문으로 문을 열고 싶어 하는 사람의 태도였다.
사엘은 결국 출입 장치의 수동 잠금을 풀었다. 대신 우리가 들어갈 구역을 첫째 층까지로 제한했다. 나는 그의 제한을 받아들였다. 무턱대고 문을 부수면 구조해야 할 사람도 위험해질 수 있었다.
탑 안에는 이상하게도 빛이 많았다. 벽에 걸린 등잔은 모두 켜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넓은 거울판이 있었다. 그런데 발밑의 그림자는 등잔 반대쪽이 아니라 모두 같은 방향으로 뻗어 있었다. 헤론이 거울판을 가리켰다.
“이건 별빛을 모으는 장치가 아니야. 이미 그려진 그림자를 재현하는 장치 같군.”
“그게 왜 필요합니까?”
“원래 관측을 나중에 대조할 때 썼겠지. 지금은 대조할 원본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하네.”
우리는 첫째 층의 좁은 계단을 올라갔다. 두 번째 모퉁이에는 누군가 아래로 내려오려다 떨어뜨린 지팡이가 놓여 있었다. 지팡이 손잡이에는 뭉툭한 세 갈래 자국이 있었다. 누안이 그것을 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로문이 실제로 안에 있다고 단정하기 전에 우리는 신호부터 보냈다.
미라가 등잔을 세 번 가렸다. 위층에서 한 번, 조금 뒤 두 번의 빛이 돌아왔다. 사엘은 눈을 크게 떴다. 그는 출입 장치가 로문을 이미 돌려보냈다고 표시했는데, 그를 닮은 응답이 위층에서 왔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우리는 계단의 바닥판을 검사했다. 셋째 층으로 이어지는 곳의 나무가 썩어 있었다. 로문이 위층에 갇혔다면 내려오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테온과 미라가 판을 갈아 끼우는 동안 누안은 아래에서 대체 신호를 준비했다. 헤론은 사엘에게 건물 도면의 옛 계단 위치를 물었고, 사엘은 자신이 알던 수리 기록이 여러 번 바뀌었다고 인정했다.
마침내 위층 문이 열렸다. 낡은 외투를 입은 노인이 등잔을 들고 서 있었다. 오른손에는 손가락이 세 개밖에 없었다. 로문이었다. 누안이 달려가려는 것을 나는 잠깐 막았다. 두 사람 사이의 난간이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전줄을 먼저 연결했다.
로문은 내려오자마자 누안을 꼭 안았다. 사엘은 명부를 덮었다 폈다 하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 종이가 노인의 체온보다 분명하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누가 귀가 처리했습니까?” 내가 물었다.
로문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림자를 잰다고 올라왔지. 내려간 적은 없어. 다만 누군가 탑 아래로 기록통을 먼저 내리라고 해서 그 통을 보냈네.”
“기록통을 보낸 걸 사람 귀환으로 바꿨군요.” 미라가 중얼거렸다.
로문은 별가루 지도통을 흘끗 보았다. 내 지도통에 찍힌 작은 별 모양의 흠집을 보자 표정이 달라졌다.
“이 표시… 십이 년 전에도 본 것 같군.”
그는 더 말하려다 손을 떨었다. 장시간 물을 마시지 못한 사람에게 즉시 추궁하는 것은 좋지 않았다. 누안이 물을 가져왔고 우리는 먼저 로문이 앉도록 했다.
그날 사엘은 수동 명부에 ‘실제 귀환 — 로문, 목격자 누안·사엘·레이븐’이라고 적었다. 자신이 틀렸다는 표시도 따로 남겼다. 나는 그가 틀린 기록을 지우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했다. 물론 그 덕에 내 이름까지 문서에 남았다는 사실은 조금 아쉬웠다. 내 이름은 요즘 너무 많은 곳에서 일하고 있었다.
밤에 로문은 탑의 가장 낮은 관측실을 보여 주었다. 그곳에는 별을 향하지 않은 네 개의 거울이 서 있었다. 모든 거울이 검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 속에는 우리가 본 적 없는 배의 그림자가 지나갔다. 바로 그 뒤로 사람 하나가 뒤돌아 걷는 형체가 비쳤다. 미라는 한순간 숨을 멈췄다.
“저 사람의 매듭…”
그러나 거울은 곧 어두워졌다. 미라가 자신의 동생 이름을 불러 보기도 전에 그림자가 사라졌다.
제135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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