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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03화
PAYLUA ORIGINAL · 제103화

제103화 - 루카스는 돌아왔다고 쓰지 않았다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623자

오프라인 책장
내일 새벽에 접수될 서류가 오늘 밤 빛난다면, 지도 제작자는 어떤 시간표를 따라야 할까. 가장 정직한 대답은 ‘내일 일어나서 확인한다’일 것이다. 하지만 별의 전당에서는 밤새 잠을 자면 내일이 오늘을 지나쳤다는 이유로 관측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었다. 나는 몸값보다 비싼 피로를 안고 오른쪽 복제판 앞에 섰다. “내일이라는 글자가 아직 젖어 있습니다.” 키오가 말했다. “오늘 썼으니까요.” “그런데 내일 새벽이라고 적혀 있잖아요.” “그게 오늘 우리의 골칫거리입니다.” 미라는 복제판을 두드려 보았지만 금속 속에서 빈 소리만 났다. 헤론은 표면의 얇은 금색 막을 관찰했다. 마술처럼 빛이 나는 것은 아니었다. 판 뒤에 숨겨진 천천히 회전하는 원판이 글자를 틈새로 드러내는 방식이었다. 시각이 바뀌면 미리 새긴 다른 문구가 나타났다. 누군가 그 원판을 사용해 미래의 기록이 확정된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럼 원판 뒤에 기록을 새긴 사람이 있겠네요.” 미라가 말했다. “네. 다만 누가 언제 새겼는지는 별개입니다.” 모엘은 원판의 정비 기록을 가져왔다. 마지막 수리 의뢰자는 ‘왕실 대리 보존단’이었다. 청구서에 적힌 부품 수량은 세 개였는데, 실제로 교체된 나사만 여섯 개였다. 보수비는 두 배를 청구해 놓고 부품 개수는 절반만 적었으니, 경영이 얼마나 훌륭한지는 알 수 없었다. 테온은 왕실 도장이 사용된 청구서를 손으로 누르며 화를 참았다. 그 작업을 마칠 무렵, 키오는 판에 적힌 ‘내일 새벽’을 그대로 옮기려다 잠깐 멈췄다. 그는 전날 자신의 노트에 적어 놓은 실제 해 뜨는 시간을 보여 주었다. 예상 접수 시각은 해가 뜨기 전인데, 원판이 돌아가는 톱니는 그보다 한 시진 늦게 움직이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헤론은 등잔 그림자로 그 차이를 확인했고 모엘은 장치 옆의 오래된 눈금과 대조했다. 누군가 오래된 시계의 눈금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새 글자판만 바꾼 듯했다. 나는 두 시각을 나란히 적었다. 어느 하나를 고쳐 맞추지 않았다. 두 시간표가 다른 이유가 바로 우리가 찾아야 할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원판을 즉시 해체하지 않았다. 이설이 흰 별 계단에서 확보한 사본과 비교할 수 있어야 했고, 원래 원판에 있던 경고까지 지워질 위험이 있었다. 대신 모엘이 수리 전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고, 도안은 각 나사의 녹과 새 기름 흔적을 표시했다. 나는 오늘 실제로 확인한 글자와 아직 나타나지 않은 문장을 구분해 적었다. 그 사이 헤론은 전당의 아랫층에 있는 ‘별빛 바늘실’을 찾아냈다. 예전에는 관측자가 하늘의 빛을 측정할 때 썼던 곳이었다. 바늘실 벽에는 고리 네 개가 있었고, 그중 하나는 별을 가리키지 않고 바닥의 빈자리만 가리키고 있었다. 헤론이 눈을 감았다. “스승 세르안의 글씨야.” 그가 가리킨 곳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였다고 적지 말라’는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헤론이 젊은 시절 관측표에서 열 번째 별을 지운 날, 스승은 바로 그곳에서 항의했다고 했다. 그는 그때 스승이 편협하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자기 확신이 더 편협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당신은 그 별이 있다고 봤어요?” 내가 물었다. “봤지. 그런데 정식 관측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웠어.” “그럼 지금 다시 적으면 되잖아요.” 키오가 끼어들었다. 헤론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때 실제로 무엇을 보았는지 적는 일과, 지금 눈앞의 별을 그때 봤다고 주장하는 일은 다르단다.” 나는 그의 말을 지도의 여백에 적었다. 때로는 오랜 후회가 오늘의 규칙을 만드는 법이었다. 오후에 전당에는 낯선 손님이 나타났다. 짙은 파란 망토를 걸친 중년 남자와 경비병 두 명이었다. 그는 자신을 경계작성회의 파견 서기 페르딘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를 보자마자 행정적이고 친절한 웃음을 지었다. “루메르 왕실의 귀환자 목록을 재인증하러 왔습니다.” “왕실은 그런 재인증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테온이 대답했다. “왕국의 법적 후계자가 여기에 있지 않습니까?” “후계자라는 이유로 아무 이름이나 대신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페르딘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테온이 서명하면 에르안의 귀환과 루카스의 대리 출석을 한 번에 완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서명은 전당 북쪽 봉인고의 개봉 권한까지 포함했다. 나는 계약서의 끝을 읽고 웃음이 나왔다. ‘긴급 안전상 편의’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이 세계에서 안전한 사람이 줄어들었다. “봉인고에 뭐가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완료된 기록이죠.” “완료되지 않은 사람에 대한 기록은요?” “행정상 구분이 불필요합니다.” “그럼 사람이 돌아오지 않아도 서류상으로 돌아왔다고 적을 겁니까?” 페르딘의 웃음이 잠깐 멈췄다. 그는 계약서를 거두지 않았다. 테온은 손을 뻗어 빈 서명란 위에 종이를 올려놓고 크게 ‘수락하지 않음’이라고 적었다. 페르딘은 그 글자가 계약의 일부가 될 수 없다고 항의했지만, 테온은 거절한 사실은 바로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경비병들이 물러가던 도중 사고가 벌어졌다. 전당 북쪽 벽에서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고, 오른쪽 복도 바닥의 문양이 한꺼번에 빛났다. 다음 순간 물에 잠겨 있던 계단 하나가 허공으로 솟아오르듯 보였다. 키오가 놀라 발을 내디뎠다. 미라가 그의 뒤통수를 잡아끌었다. 키오의 발끝 아래에는 계단이 아니라 어두운 수조가 있었다. “아무거나 그려 놓으면 길인 줄 아는 버릇 좀 버려.” 미라가 꾸짖었다. “저 진짜로 봤어요!” “봤다고 밟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나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빛은 금색 측량판의 반사 장치가 만들어 낸 착시였다. 도안이 뒷면의 연결선을 끊자 떠오른 계단이 사라졌다. 실제로 남아 있던 돌을 내가 막대로 두드려 보고, 미라가 밧줄을 걸어 확인했다. 그제야 사람들을 안전하게 밖으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페르딘은 장치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정말 모를 수도 있었다. 우리는 그가 머무른 시각과 장치가 켜진 시각을 적어 두고, 그 이상의 결론은 내리지 않았다. 그날 저녁 모엘은 서쪽 벽이 무너진 틈에서 얇은 동판을 발견했다. 판에는 루카스의 필체로 보이는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귀환을 대신 서명한 것이 아니라 원본의 부재를 접수했다.’ 문장 아래에는 작은 네모 칸 둘이 있었다. 첫째는 자료 인수자, 둘째는 귀환 확인자였다. 둘째 칸은 비어 있었다. “그럼 루카스는 왜 완성자로 기록됐지?” 헤론이 중얼거렸다. 나는 동판을 보며 생각했다. 누군가 두 칸을 한 칸으로 합친 순간부터 기록의 의미가 달라졌을 것이다. 직접 돌아온 사람이 아닌 서류를 받는 사람에게까지 ‘귀환 완료’라는 이름이 붙었다면, 그 뒤에는 어떤 길이 사라졌을까. 늦은 밤 우리가 도안과 함께 배수정을 점검할 때, 아침부터 잠잠했던 왼쪽 회전문에서 다시 한 번 소리가 났다. 이번에는 세 번과 두 번이 아니었다. 문 안쪽에서 거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서류 받았다고 돌아온 건 아니야. 나는 아직 여기 있어.” 모엘이 촛대를 떨어뜨렸다. 도안이 숨을 멈췄다. 나는 문틀 아래에서 작은 손자국을 발견했다. 젖은 흙으로 남은 자국이었다. 오래된 먼지 위에 찍혔으니 최근에 생긴 것은 분명했다. 나는 숨을 고르고 물었다. “성함이 무엇입니까? 저희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잠깐 긴 침묵이 이어졌다. 그 뒤 사람이 대답했다. “내 이름은 에르안이 아니야. 그런데 여기서는 모두 나를 그렇게 부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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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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