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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01화
PAYLUA ORIGINAL · 제101화

제101화 - 별의 전당에는 귀환자만 들어간다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762자

오프라인 책장
루메르 북쪽의 별의 전당은 바다에서 보면 성당처럼 생겼다. 가까이 가면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성당이라면 적어도 신도를 맞이할 문 하나는 있어야 한다.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문 대신 바닷물에 반쯤 잠긴 돌계단과, 계단에 매달린 ‘출입 불가’ 표지판 열세 개였다. “여기까지 오느라 배삯만 얼마인데.” 내가 중얼거렸다. 미라는 갑판에서 밧줄을 당겼다. “돌아가자는 소리는 아니지?” “아뇨. 입장료를 받으면 항의할 준비를 하는 겁니다.” ‘어제의 파도’는 바위 뒤 작은 물굽이에 닻을 내렸다. 헤론이 별의 전당의 북쪽 탑을 올려다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곳의 지붕은 절반이 무너져 있었지만 흰 금속의 거대한 고리가 아직 탑 사이에 걸려 있었다. 고리 한편에는 우리가 흰 별 계단에서 본 네 갈래 눈금이 파여 있었다. 직접 밟은 길, 귀환일, 기다린 사람의 기록, 그리고 미확인된 자리. 네 번째 홈은 검은 칠로 덮여 있었다. “저 검은 칠은 예전 것인가요?” 키오가 물었다. “바닷바람을 맞았는데도 반짝이잖아.” 미라가 대답했다. “며칠 전에 누가 덧칠했겠지.” 우리는 전당 안에 실제로 들어갈 수 있는 길부터 찾았다. 지도통은 오래된 계단을 가리켰으나 오늘은 여섯째 단 아래가 물에 잠겨 있었다. 나는 그 선을 안전한 길이라고 표시하지 않았다. 테온이 돌기둥에 밧줄을 걸고 먼저 수심을 재는 동안, 미라는 해류가 느려지는 시간을 항해일지와 대조했다. 헤론은 높은 둔덕에서 조수표를 읽었다. 셋의 관측이 일치하는 짧은 때에만 우리가 건널 수 있었다. 일곱째 단에 발을 올렸을 때, 위쪽에서 종이 한 번 울렸다. 이곳에 종이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미라는 손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자동으로 반복되던 흰 별 계단의 신호와 달리, 울림은 잠깐 떨리다가 멈췄다. “사람이 쳤을까요?” 키오가 물었다. “종이 떨어졌을 수도 있죠.” 내가 말했다. “이곳은 물건도 자주 퇴근하니까.” 전당 안으로 들어간 첫 방은 접수실이었다. 벽에 커다란 글씨가 남아 있었다. ‘귀환 완료자 우측, 관측 중단자 좌측.’ 오른쪽 복도에는 새 등불이 켜져 있고 왼쪽에는 젖은 먼지가 쌓여 있었다. 그 차이가 수상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람을 왜 접수 단계부터 나누어 놓았을까. 접수대 뒤에서 나이 든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 작업복 소매를 걷고 손에 긴 철제 집게를 들고 있었다. 집게 끝에는 젖은 명찰 세 개가 매달려 있었다. “들어오는 길은 누가 확인했나요?” 여자가 물었다. “저희가요.” 내가 지도를 내보였다. “서로 다른 날의 기록 세 장을 보고 오늘 걸었습니다.” 그녀는 지도보다 우리 신발의 소금 자국을 먼저 살폈다. “그래서 발목이 멀쩡하군요. 보통은 물이 빠질 때 한꺼번에 달려왔다가 셋째 단에서 다칩니다.” 그녀는 자신을 모엘이라고 소개했다. 전당의 전임 문서관리인도, 왕실 관리도 아니었다. 무너진 배수로를 고치는 현장 관리자였다. 별의 전당은 사람의 귀환을 증명하는 곳으로 알려졌지만, 지금 모엘이 맡는 일의 절반은 빗물을 퍼내는 것이었다. “루카스의 옛 이송 기록을 보러 왔습니다.” 헤론이 말했다. 모엘의 손이 멈췄다. “그 이름으로 온 사람은 지난달에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은 접수증만 요구했지, 보관된 자료가 무엇인지 묻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접수 장부의 최근 쪽을 펼쳤다. 마르첸과 벨로크의 이름은 없었다. 대신 ‘왕실 대리 보존단’이라는 인장이 여섯 번 찍혀 있었다. 인장마다 날짜는 달랐지만 잉크의 색은 똑같았다. 테온의 얼굴이 굳어졌다. “왕실 대리 보존단이라는 기구는 루메르가 사라지기 전에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왕실 문장까지 갖고 왔어요.” 모엘이 말했다. “규정 때문에 오른쪽 자료실을 내주었지요.” 그녀는 우리에게 오른쪽 복도로 가는 것을 권하지 않았다. 그곳은 ‘귀환 완료’를 증명하면 신원 확인 없이도 오래된 보존 서류를 복제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전당에서 완료된 귀환의 상당수가 당사자의 진술 없이 표시되었다는 점이었다. 나는 왼쪽 복도에 있는 낡은 문을 살폈다. 문에는 잠금쇠 대신 작은 빈 홈이 있었다. 홈 아래로 최근 물이 흐른 자국이 보였다. 모엘은 그 문이 옛 지하 대조실로 이어지지만 위험해서 막아 두었다고 설명했다. 바로 그때 접수실 바닥이 울렸다. 작은 진동 뒤에 오른쪽 복도 끝에서 물소리가 났다. 누군가 바닷물이 빠지는 동안 열어 두어야 할 방수문을 닫은 것이다. 계단 아래에서 어린 남자의 비명이 들렸다. “수리 견습생 도안!” 모엘이 집게를 내던졌다. 우리는 달렸다. 도안은 오른쪽 보존실의 낮은 난간에 매달려 있었다. 바닥은 갑자기 올라온 물에 잠겼고, 복도 뒤쪽의 금속 그릴이 끼익거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테온이 난간에 밧줄을 걸었고 미라는 그 매듭을 검토한 뒤 먼저 내려갔다. 나는 젖은 돌바닥에 오늘의 실제 발자국과 못 쓰게 된 계단을 구분해 표시했다. 반대쪽의 낡은 통행표에는 아직 ‘안전’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었다. “뛰어내려!” 미라가 외쳤다. “발판이 없어요!” 도안이 울부짖었다. “없으니 밧줄을 잡으라는 거야!” 모엘이 손잡이를 돌리며 그릴을 붙잡았다. 내가 돌 틈에서 굴러다니는 쐐기를 끼워 넣었다. 쐐기는 비좁았지만 그릴이 한 뼘 더 내려오는 시간을 벌었다. 도안이 밧줄을 잡았고 미라와 테온이 끌어올렸다. 마지막으로 모엘이 손잡이를 놓자 쇳소리가 벽을 뒤흔들었다. 모두 숨을 고르며 젖은 바닥에 앉았다. “입장료를 낼 때가 아닌 것 같네요.” 내가 말했다. “물 퍼내는 품삯은 대신 내세요.” 모엘이 대답했다. 사고를 수습하던 도안이 울먹이며 말했다. 누군가 오른쪽 자료실의 수문표를 새것으로 바꿔 붙였다고. 그 표에는 오늘처럼 조수가 빨라지는 시간에 문을 닫으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모엘의 오래된 점검 장부에는 정반대의 지시가 있었다. 누군가 잘못된 표를 붙였는지, 알고서 붙였는지는 아직 모른다. 확실한 것은 그 표를 따른 결과 사람이 죽을 뻔했다는 사실이었다. 해가 질 무렵 모엘은 우리가 구한 도안에게 직접 오늘의 구조 기록을 쓰게 했다. 그 뒤 조용히 오래된 접수대 아래에서 쇳상자 하나를 꺼냈다. 뚜껑에는 ‘루카스 이송 — 원안 미확정’이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원안은 한 번도 오른쪽 보존실에 놓인 적이 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곳 사람들이 복제해 간 것은 이미 완료 처리된 사본입니다.” 상자를 여니 축축한 천 사이에 청동판 한 장이 있었다. 첫 줄에는 에르안의 이름이, 둘째 줄에는 ‘관측 중단’, 셋째 줄에는 ‘귀환 서명란 미기입’이라는 문구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판의 마지막 모서리에는 별의 전당에서 쓰는 도장이 아닌, 아주 작은 손으로 새긴 점 하나가 있었다. 나는 그 점을 보자마자 지도통을 떠올렸다. 열두 해 전에 내게 전달되었던 낡은 지도통 안쪽에도 비슷한 홈이 있었다. 같다고 단정하기엔 너무 작았다. 그래서 나는 확대경을 꺼내 두 흔적의 크기부터 쟀다. “비슷하긴 하네요.” 키오가 속삭였다. “비슷한 것과 같은 것은 다르지.” 내가 답했다. 그날 우리는 전당을 돌아보는 대신 배수로의 손상을 먼저 기록했다. 모엘은 한밤중에 나를 불렀다. 왼쪽 지하실 문에서 누군가 노크하는 소리가 났다는 것이다. 문은 오래전부터 잠겨 있었고, 그 뒤에는 사람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나는 지도를 펴지 않고 손전등부터 들었다. 지하실 안쪽에서 세 번, 잠시 멈추고 두 번 소리가 났다. 미라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저 박자.” “알아요.” “이번엔 종이 아니야.” 문 건너편에서 이번에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른쪽 문은 열지 마. 첫 번째 이름이 거기에 갇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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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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