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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별가루 지도 제작자 · 100화
PAYLUA ORIGINAL · 제100화

제100화 - 백 번째 지도에 남겨 둔 빈칸

별가루 지도 제작자 · 3,898자

오프라인 책장
내가 백 번째 지도를 그리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세계가 끝날지 모른다는 소문이 떠도는 절벽 위에서 말이다. 첫 번째 지도는 아르켄에서 판 아주 평범한 골목 지도였다. 두 번째는 누군가 다리 위치가 틀렸다며 들고 온 환불 지도였다. 내가 파산하지 않은 것이 세상의 최대 미스터리였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뭘 그려?” 미라가 물었다. “돌아오는 길이요.” “그건 이미 여러 번 그렸잖아.” “그러니까 이번엔 아직 돌아오지 않은 사람의 자리도 넣으려고요.” 흰 별 계단의 아침은 맑았다. 그러나 계단의 먼 끝에는 어제와 다른 구름이 걸려 있었다. 밤새 별을 올려다보던 사람들은 피곤한 얼굴로 차를 마셨다. 우리는 전날의 사고 보고서를 모두가 볼 수 있는 게시판에 붙였다. 단세는 붕대를 감은 손으로 이름을 적었고, 루시엔은 그가 직접 확인했다는 한 줄을 더했다. 이설은 관측원의 대문을 열었다. 벨로크는 대조를 막았던 규정의 근거가 아직 조사 중이라며 항의했다. 그러나 어제 무너진 계단과 자동 장치의 위험이 확인된 뒤에는 누구도 주민들의 안전 접근을 막을 수 없었다. 우리는 원본 출석부를 공개적인 탁자에 올려 두고, 사나에게 허락받은 세 판의 탁본과 옛 관측원 지침을 옆에 놓았다. 헤론은 자신의 과거 실수에 관한 증언을 다시 적었다. 이설은 에르안의 귀환 완료 기록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직 전부 확인할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럼 오늘은 무엇을 결정하죠?” 키오가 물었다. “첫 관측자가 돌아왔다고 주장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정리하죠.” 테온은 사람들 앞에 섰다. 그는 루메르 왕실의 마지막 왕자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왕관을 쓰지는 않았다. 대신 자신이 갖고 있던 왕실 귀환 직인과 금색 측량판의 탁본을 나란히 보였다. 옛 왕실 문장이 관측 기록의 승인 도장으로 사용된 사실은 있었지만, 그것이 에르안의 직접 귀환을 뜻하는 증거는 아니라고 말했다. 미라는 자신의 동생이 남겼을 가능성이 높은 편지의 사본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그 편지는 누구의 생존을 확정하는 문서가 아니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이 어디로 가려 했는지, 어떤 구조 신호를 사용했는지에 관한 증거였다. “우리는 모두 기다리고 있어요.” 미라가 말했다. “그렇지만 기다린다는 이유로 돌아왔다고 거짓말할 수는 없어요.” 그 말에 관측 데크의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누군가가 보고 싶었던 것은 결국 완료 도장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의 얼굴이었을 것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별가루 지도를 펼쳤다. 지도의 가장자리에는 실제로 지나온 길이 얇은 은색으로 남아 있었다. 아르켄의 성벽, 여백의 항구, 밤숨 분지, 회색 분화구, 달 없는 해협, 푸른 유리 만, 그리고 흰 별 계단. 서로 다른 날짜에 방문한 곳들이었지만 각 장소에서 우리가 확인한 사람과 기록은 따로 표기되어 있었다. “이게 첫 관측자의 지도입니까?” 누군가 물었다. “아니요. 제가 만든 지도입니다. 우리가 밟은 길만 그렸습니다.” “그럼 에르안은 어디 있죠?” 나는 빈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직 모릅니다.” 이번에는 그 대답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뒤 루시엔이 병실에서 구조된 사람들의 이름을 새 공고판에 적었다. 이설은 귀환 완료를 일괄 처리하는 도장 사용을 중단했고, 주민 대표들과 실제 통행 기록을 대조하는 절차를 만들었다. 별가루 지도는 그 결정에 맞춰 새로운 길을 생성하지 않았다. 대신 이미 사람들이 돌아온 계단의 안전한 단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벨로크가 떠나기 전 내게 다가왔다. 그는 자신이 관측원의 안전을 위해 일했다고 주장했다. 나는 어제 사고로 다친 단세를 가리켰다. “그 안전은 누가 확인했습니까?” 벨로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상회가 관측원에 보낸 수리 장치의 정식 사용 허가를 다시 제출하겠다고 했다. 그 말이 실제로 이행될지는 나중에 확인해야 했다. 나는 그의 이름을 지우지 않고 조사 중인 기록에 남겨 두었다. 그날 오후 우리는 배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흰 별 계단에서 보내 온 수리 목록과 주민들의 통행 기록을 아린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미라는 자신이 직접 고리와 이설에게 신호를 배웠다고 기록했다. 세 번의 종소리와 두 번의 응답이 여전히 중요했지만, 이제는 자동으로 울리는 종을 실제 사람의 대답으로 믿지 않았다. 헤론은 관측원 아래의 작은 묘역에 들렀다. 스승 세르안의 이름이 새겨진 돌판 앞에서 그는 오래 서 있었다. 그리고 지웠던 한 줄의 원문을 조용히 읽었다. “첫 관측자의 귀환 경로는 미확인. 완료 판정 불가.” 그는 무릎을 굽혀 오래된 돌을 만졌다. “너무 늦었지만 다시 적었네.” 나는 그와 함께 계단을 내려왔다. 과거를 지울 수는 없었다. 그러나 과거에 지운 것을 확인하고 오늘의 기록에 바로잡아 적을 수는 있었다. 항구에서는 키오가 배의 돛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내가 세 판의 탁본을 안전하게 넣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 “이제 첫 지도 제작자를 찾은 거예요?” “첫 관측자의 이름 하나는 찾았지. 하지만 첫 지도 제작자는 아직 모르겠어. 여러 사람이 길을 기록했을 가능성도 있고.” “그럼 어디로 가요?” “루메르 북쪽의 별의 전당.” “거기까지도 지도가 있나요?” “옛날에 존재했던 길의 기록은 있어. 지금 갈 수 있는지는 확인해야 해.” 키오가 한숨을 쉬었다. “아저씨 지도는 늘 미완성이네요.” “맞아. 완성된 세상에 산다면 내가 이렇게 가난하겠니.” 미라가 옆에서 웃었다. “아니, 넌 그때도 가난할 것 같은데.” “선장님, 미래를 그렇게 정확하게 그리시면 제 직업이 없어집니다.” 우리는 모두 웃었다. 오랫동안 웃지 못했던 날들이 있었다. 하지만 돌아온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서로의 이름을 직접 묻는 일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기쁨이었다. 배가 떠나기 직전 이설이 달려왔다. 손에는 작은 납판이 있었다. 관측원 차광실을 수리하다가 발견했다고 했다. 납판의 앞면에는 에르안이 마지막으로 관측한 하늘의 각도가, 뒷면에는 다른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자료 이송자: 루카스. 목적지: 루메르 북쪽 별의 전당.’ 그 아래에 날카로운 글씨가 있었다. ‘이름을 빌려 완성한 지도는 세계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돌아올 길을 지운다.’ 나는 그 문장을 읽고 숨을 들이켰다. 지도가 보여 준 첫 예언과 닮았지만 같은 뜻은 아니었다. 누군가 세계를 멸망시키겠다고 적어 놓은 경고가, 사실은 귀환 기록을 지우지 말라는 오래된 부탁일 수도 있었다. “루카스는 살아 있을까요?” 미라가 물었다.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가 어디로 기록을 옮겼는지는 알아냈습니다.” 이설은 납판의 원본을 관측원에 보관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허락받은 탁본을 가져갔다. 원본을 지켜야 다음 사람이 같은 기록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배가 북쪽으로 움직였다. 물결 아래에서 흰 별 계단의 첫 단이 점점 멀어졌다. 나는 배의 흔들림을 견디며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다. 거기에는 얇은 은색 선과 함께 아직 아무 이름도 적히지 않은 자리가 남아 있었다. 새 문장이 천천히 나타났다. [루메르 북쪽 별의 전당 — 마지막 별의 관측 원안 보관 가능성] 그리고 그 아래. [첫 관측자의 귀환을 대신 서명한 사람을 찾아라. 단, 지워진 길을 만들지 말 것.] 나는 지도의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이번에는 급하게 완성하려 하지 않았다. 에르안의 빈자리를 남겨 두었고, 동료들이 실제로 타고 있는 배의 항로만 그렸다. 우리의 여정은 아직 절반에도 닿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길을 빨리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 생겼다. 돌아온 사람이 자기 이름으로 돌아왔다고 말할 수 있게 하는 일. 그것이 백 번째 지도에 남길 가장 큰 성과였다. 바다 너머에서 별 하나가 느리게 반짝였다. 그것이 마지막 별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나는 고개를 들었다. 이제 우리는 그 빛을 볼 때마다 누가 실제로 그 아래를 걸었는지 함께 물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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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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