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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90화
PAYLUA ORIGINAL · 제90화

90화. 돌려주지 않는 반환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2,482자

오프라인 책장
새 출발 직업소개소의 월요일 아침은 분주했다. 강철민은 아래층에서 새로 구운 식빵을 배달하고, 나예린은 쉬는 날에 쌓인 문의 메일을 분류했다. 오지훈은 상담실 의자 다리를 조였다. 처음 개업했을 때 철민이 책상을 짚어 나사를 흔들어 놓은 뒤로, 지훈에게는 작은 가구 수리가 습관이 됐다. "선생님, 이제는 다 고치셨는데요." 철민이 올라와 말했다. "이 의자만 자꾸 흔들려요." "그건 바닥이 기울어서 그래요. 빵집 테이블도 저래서 제가 종이 받쳐 놨습니다." 지훈은 웃으며 의자 아래에 얇은 받침을 끼웠다. 그제야 흔들림이 멎었다. 오전 열 시, 기록보존지원실에서 공식 회신이 도착했다. 오혜숙의 과거 반대 의사 표현은 '기록 존재'로 정정됐다. 그녀가 최초 계약자라거나 모든 권한의 원래 소유자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단지 사라졌다고 취급되던 말이 다시 기록 목록에 들어온 것이다. 혜숙은 회신을 직접 확인하고 지훈에게 전화했다. "이제 제 이름 때문에 누가 다른 권한을 떠안는 일은 없겠지요?" "재귀속은 보류됐어요. 다만 기술적인 영향 평가는 남았습니다. 그래서 아직 완전히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그건 그 일대로 하면 되겠네요. 저는 오늘 인쇄소에 가서 태식 씨에게 점심이나 사야겠어요." 지훈은 웃었다. 긴 사건의 끝에서 혜숙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옛 동료와 밥을 먹는 것이었다. 점심 무렵 나예린이 정리한 상태표를 가져왔다. '000번 자료 정정: 반대 의사 표현 존재 확인.' '관찰 권한: 재귀속 보류, 외부 제공 제한.' '청취 권한: 재귀속 보류, 외부 제공 제한.' '기존 기록의 삭제·보존 범위: 계속 검토.' "이걸 반환 완료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예린이 물었다. "물건을 누군가에게 되돌려놓지 않았는데요?" 철민도 고개를 갸웃했다. 지훈은 종이를 바라보다 대답했다. "사람한테서 빼앗은 걸 그 사람에게 억지로 돌려주면 또 강요가 되잖아요. 반환할 사람이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것도 결과일 수 있겠죠." 예린이 상태표의 제목을 고쳤다. '1차 조치 확인서.' '반환 완료'라는 말은 쓰지 않았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책임과 후속 처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날 오후 김도연이 다시 찾아왔다. 그녀는 주 3일 근무가 가능한 작은 출판사 면접을 보고 왔다고 했다. 급여는 기대보다 낮았지만, 일단 조건을 더 확인할 생각이었다. "떨어지면 어떡하죠?" "그럼 다른 일자리를 같이 찾아보면 되죠." "붙어도 안 갈 수 있죠?" "물론입니다. 제일 중요한 질문은 그거였네요." 도연이 웃었다. 지훈은 상담 기록의 마지막 칸에 이렇게 적었다. '면접 결과 대기. 본인 결정 전 배정 없음.' 해가 기울 무렵, 한시온에게서 방송 동아리 소식이 도착했다. 윤솔은 학교 화분 사진을 보내 왔다. 지훈은 두 아이에게 어떤 능력도 확인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다. 대신 시온에게는 방송 잘 들었다고, 솔에게는 바질이 잘 컸다고 답했다. 소개소 문을 닫으려던 그때 예린이 불렀다. "잠깐, 이것 좀 보세요. 기록보존지원실이 다른 자료를 보냈어요." 화면에는 원천관리계정의 남은 기능 목록이 있었다. 대부분은 여전히 '분류 미확인'으로 표시돼 있었다. 그러나 세 번째 칸에 처음 보는 명칭이 나타났다. [제3 기능: 배정] [현재 상태: 외부 채용 추천망과 연결 / 실사용 여부 확인 중] [정정 대상 기록: 14건] 철민이 물었다. "배정이면, 또 직업을 강제로 바꾸는 겁니까?" "그건 아직 몰라요. 추천 기록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졌는지 먼저 확인해야죠." 예린이 답했다. 지훈은 열네 건의 목록을 열었다. 대부분 이름이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맨 마지막 기록에는 익숙한 상호가 적혀 있었다. '새 출발 직업소개소 / 추천서 발행: 1건.' 지훈은 숨을 멈췄다. "저희는 추천서를 자동 발행한 적 없는데요." 예린이 로그의 작성 시각을 읽었다. 며칠 전 도연이 처음 상담실에 앉아 있던 시간이었다. 그때 지훈의 업무용 전화로 채용 담당자의 문의가 들어왔다. "오지훈 상담사님 맞으세요? 김도연 씨 추천서 잘 받았습니다. 그런데 본인께서는 저희 회사에 지원하신 적이 없다고 하셔서요." 지훈은 창가의 빈 의자를 바라봤다. 예전에 철민에게 '그럼 빵 끝까지 구우세요'라고 했던 날과 같은 자리였다. 백도식의 이름이 계약서에서 사라져도, 누군가를 대신 선택하려는 방식은 아직 다른 모양으로 남아 있었다. "담당자님, 먼저 그 추천서로 어떤 조치도 진행하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원본과 발송 경위를 확인할 수 있게 보존해 주세요." 수화기를 내려놓은 지훈은 수첩의 새 페이지를 펼쳤다. 자신에게 필요한 특별한 예언 같은 말은 쓰지 않았다. 대신 오늘 당장 지켜야 할 문장을 적었다. '본인이 지원하지 않은 곳에는 보내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그녀의 다음 직장을 추천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본인 이름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하고, 어떤 대응을 원하는지 직접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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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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