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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61화
PAYLUA ORIGINAL · 제61화

61화. 문밖에서 직업을 정하는 사람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2,101자

오프라인 책장
초인종이 두 번 더 울렸다. 윤솔은 전화기를 귀에 댄 채 현관 쪽을 바라봤다. 방금까지는 문 너머에서 명랑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는 조용했다. 그것이 오히려 더 무서웠다. "어머니는 어디 계시니?" 수화기에서 오지훈의 목소리가 들렸다. 솔은 침을 삼켰다. "아파트 상가에서 일하세요. 오 분이면 오시는데, 지금은 연락이……" "그럼 전화 끊지 말고, 휴대전화가 하나 더 있으면 어머니께 연락해 봐. 문은 열지 말고. 필요하면 바로 신고하자." 솔은 방 안에 있던 낡은 태블릿을 켰다. 엄마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집 앞에 모르는 아저씨. 문 안 열었어.' 읽음 표시가 뜨기까지 겨우 열일곱 초가 걸렸는데, 솔에게는 한 교시처럼 길었다. 문밖에서 남자가 다시 말했다. "윤솔 학생, 안에 있는 거 압니다. 재능관리센터에서 나왔어요. 보호자 동의는 나중에 받아도 됩니다. 학생에게 더 좋은 진로를 찾아드리려고요." 솔의 눈앞에 글자가 떠올랐다. 닫힌 문 너머의 사람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문을 두드릴 때마다 문손잡이 위로 회색 문구가 깜빡였다. [미확인 방문자 / 직무 권유 진행 중] [기록 열람 대상: 윤솔] [선택 대기] 솔은 눈을 감았다. 숫자와 글자는 감아도 사라지지 않았다. 어제부터 이랬다. 학교 급식실의 조리사에게는 '기계 수리 86%'가, 학원 앞 꽃가게 아저씨에게는 '아동 교육 91%'가 떴다. 친구들 앞에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오늘 오후 처음으로 자기 이름 대신 다른 사람의 이름을 본 순간 겁이 났다. '오지훈. 원래 주인이 찾아오면 돌려줄 것.' 솔은 검색하다 우연히 새 출발 직업소개소의 전화번호를 찾았다. 아무 번호로나 전화한 것이 아니었다. 이름이 그녀를 이곳으로 데려왔다. 복도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소리가 났다. 여자 목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누구세요? 우리 집 앞에서 뭐 하세요?" 엄마였다. "보호자분이시죠? 따님이 특별한 능력을 배정받아서……" "제 딸에게 무슨 능력이 있는지 어떻게 아시죠? 신분부터 밝히세요." 남자가 무어라 중얼거렸고 발소리가 멀어졌다. 엄마는 집 안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자신의 이름과 평소 쓰는 암호 같은 농담을 말했다. 솔은 그제야 빗장을 열었다. "엄마!" 두 사람은 현관에 서서 한참 떨어지지 않았다. 지훈은 통화가 계속 연결돼 있음을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제가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는 오지훈입니다. 아이가 연락했어요. 낯선 사람이 왔다고 해서 문을 열지 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솔의 어머니 윤미정은 먼저 딸에게 물었다. "이 선생님이랑 얘기 계속해도 괜찮아?" 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미정이 휴대전화를 받았다. 방문자는 회사 이름과 연락처가 인쇄된 카드를 문틈 아래에 밀어 넣고 갔다고 했다. '미래재능거래소 협력 진로 안내'. 카드에는 상담 예약을 이미 마친 것으로 표시돼 있었다. "예약한 적 없는데요." "그렇다면 카드와 방문 시각을 그대로 보관해 주세요. 사실 확인 없이 만나실 필요 없습니다. 원하시면 관계 기관에 문의하거나 신고하실 수 있고요." 솔이 엄마 옆에서 말했다. "아저씨, 저 그 숫자를 돌려드려야 하죠?" 지훈은 잠깐 말을 잃었다. 자기 이름이 솔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아니. 네가 무슨 물건을 빌린 사람인 것처럼 말할 필요는 없어. 네가 어떻게 됐는지부터 알아야지." "그런데 제가 안 돌려드리면 아저씨 일 못 하는 거 아니에요?" "일하고 있어. 지금도 상담하고 있잖아." 지훈은 자신의 빈 눈으로 창문을 봤다. 밤 열 시를 넘긴 거리에서는 작은 빵집의 간판만 환했다. 통화를 마친 뒤 그는 카드에 적힌 업체명을 예린에게 전달했다. 예린은 공개된 회사 정보와 카드의 연락처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잠시 뒤 문자 한 통이 왔다. '그 카드는 정식 안내 자료 양식과 다릅니다. 그런데 더 이상해요. 카드 번호가 사람 번호예요.' 지훈이 물었다. '무슨 사람 번호?' '당신입니다. 118번이 아니라, 원천 제공자 번호로 등록돼 있어요.' 지훈은 전화기 화면을 꺼도 한동안 어둠 속에 서 있었다. 자신의 능력을 찾아왔다고 말하는 자가, 자신보다 먼저 열네 살 아이의 집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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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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