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58화
PAYLUA ORIGINAL · 제58화

58화. 여섯 시 전에 멈춰야 할 것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946자

오프라인 책장
재능거래소가 발행한 체험권은 저녁 여섯 시부터 사용 가능했다. 강철민의 제빵 적성뿐 아니라 서다경의 음향 진단 감각, 김하늘의 바이올린 연주 적성까지 포함돼 있었다. 세 사람 모두 계약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서비스 화면에는 '확인 절차 완료'라는 표시가 떠 있었다. "계약을 맺지 않았는데 돈이 들어오면 계약이 성립하는 겁니까?" 철민이 물었다.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우선 돈은 쓰지 말고 입금 내역을 남겨 두세요. 관련 기관이나 금융기관을 통한 반환·분쟁 절차를 확인해야 해요." 구은정은 전화를 통해 답했다. 그가 연락한 담당자들은 거래소가 임의로 보낸 금액과 실제 동의가 일치하는지 확인할 자료를 요구했다. 입금만으로 모든 권리를 넘겼다고 주장하는 문구는 검증 대상이었다. 오후 세 시, 지훈과 예린, 은정은 사례를 나눠 정리했다. 철민은 돈을 돌려주고 싶어 했다. 다경은 작업 감각을 되찾고 싶어 했다. 하늘은 자신의 연주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 상품으로 표시되지 않길 바랐다. 요구가 다른 세 사람을 한 장짜리 진정서로 묶지 않았다. "저녁 여섯 시 이후에도 실제 이용자가 있다면 그 사람도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예린의 말에 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람들은 무엇을 샀다고 생각했을까요?" 박이안이 손을 들었다. "저는 배울 기회를 산 줄 알았어요. 손이 저절로 움직일 거라곤 안내받지 못했고요. 이용자들도 그렇게 생각할지 몰라요." 다섯 시, 담당 운영사에서 첫 번째 답변이 도착했다. '이의 제기 접수는 확인했으나 시스템상 발행된 이용권의 개별 회수는 검토 중'이라는 문장이었다. 철민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 "검토만 하다가 여섯 시가 되겠네요." "그러니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안내를 준비하죠." 다경은 직접 써 둔 짧은 문장을 읽었다. '저는 이 기술을 양도하는 데 동의한 적이 없습니다. 제 경험을 사용한다는 안내를 받으신 분은 어떤 설명과 계약을 받으셨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하늘도 자신의 이름으로 설명문을 썼다. 지훈은 누구에게도 같은 말을 강요하지 않았다. 다섯 시 이십 분, 예린은 공개된 재능거래소 고객센터를 통해 이용자 측에도 기술 이전의 범위와 위험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고객센터는 확인 후 공지하겠다고 했다. 동시에 관계 기관에 이미 접수한 이의사항을 추가 전달했다. 다섯 시 사십 분, 한 가지 변화가 나타났다. 이용권 판매 화면의 일부가 '일시 판매 중단'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미 발행된 이용권은 여전히 활성화 예정 상태였다. "지금이라도 사람들이 알면 안 쓰겠죠?" 하늘이 물었다. "누군가는 쓰지 않겠다고 선택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 결정도 각자의 몫입니다." 다섯 시 오십삼 분, 이상한 전화가 걸려 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여성이었다. "저는 오늘 바이올린 체험권을 샀습니다. 제 딸이 오랫동안 악기를 배우고 싶어 해서요. 그런데 방금 안내를 봤어요. 다른 사람의 연주 감각이 빠져나가는 거라면 못 쓰겠습니다." 하늘은 지훈에게 통화를 대신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직접 수화기를 받았다. "제가 바이올린을 좋아해서 열 살부터 배웠어요. 그걸 남에게 나눠 주는 게 싫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런데 제가 모르는 사이에 제 손에서 사라지는 건 싫어요." 전화 너머 여성이 한참 말이 없었다. "우리 아이에게 선생님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체험권 대신요." 하늘은 뜻밖의 제안에 어리둥절했다. "제가 아직 남을 가르칠 만큼 잘하지는 못하는데요. 좋은 선생님을 알아봐 드릴게요." 여섯 시 정각이 되었다. 소개소의 벽시계는 평소처럼 움직였다. 누구의 손에서도 빛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다경의 휴대전화에는 알림이 떴다. [미사용 체험권 자동 소멸: 19건] [사용 시작: 2건] 모두가 화면을 바라봤다. 두 사람은 아직 이 기술이 누구에게서 왔는지 듣지 못했을지 몰랐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누군가의 경험이 다시 옮겨가기 시작했다.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58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58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