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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41화
PAYLUA ORIGINAL · 제41화

41화. 퇴사한 적 없는 안전관리자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967자

오프라인 책장
"지금 설비를 멈춰도 되는 겁니까?" 전화기 너머 남자는 그렇게 묻고 있었다. 오지훈은 그 질문이 무엇보다 위험하다고 느꼈다. 공장에서 사람이 위험을 느낀다는 말과, 멈춰도 되는지 남의 허락을 구한다는 말이 한 문장에 들어 있었다. "먼저 현장 비상 절차에 따라 안전을 확보하세요. 저한테 허락받을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즉시 현장 책임자와 긴급 대응 인력에게 알리세요." 남자가 숨을 몰아쉬었다. "설비의 비상 정지는 작동했습니다. 작업자들도 대피했어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시스템에는 제가 아홉 시에 퇴사했고, 후임자가 아홉 시 일 분부터 근무한 걸로 떠요. 하지만 후임이라는 사람은 출입증도 없고, 안전교육도 안 받았습니다." 시각은 밤 열한 시 십오 분이었다. 남자는 충북의 연화정밀에서 십이 년째 일한 안전관리자 한성욱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옆에서는 누군가 "소방 담당자 도착했습니다"라고 외쳤다. 지훈은 현장의 즉각적인 조치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하도록 두고, 통화로 작업 상황을 원격 지휘하지 않았다.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기록을 확인하고, 잘못된 배정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찾는 일입니다. 그 전에 본인이 동의한 퇴사인지부터 확인할게요." "퇴사 신청서를 낸 적 없습니다. 오늘도 근무했어요. 급여명세서에는 제가 남아 있고요." 옆에서 나예린이 종이를 건넸다. 그 위에는 세 가지 질문이 적혀 있었다. 실제 인사 발령이 있었는가. 현장 출입 권한이 변경됐는가. 단지 재단 연동 프로그램에만 다른 이름이 뜨는가. 성욱이 답했다. 앞의 두 가지는 확인이 필요했고, 세 번째는 분명했다. "그러니까 당장 법적으로 퇴사한 건 아닐 수도 있다는 거군요." "네. 화면이 사실이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지훈이 대답한 순간, 시야에 낯선 선이 나타났다. 한성욱이라는 이름 옆에 두 줄의 기록이 겹쳐 있었다. [실제 직무 수행: 설비 안전관리] [연동 배치 상태: 공석] [가상 후임자: 류민서] [당사자 확인: 0건] 이전에는 사람에게 적성 숫자가 보였다. 이제는 서로 모순되는 두 개의 관계가 보였다. 그중 하나는 사람이 실제로 일한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누군가 입력한 자리였다. 성욱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후임이라는 분이 여기 계십니다. 자기는 다른 회사 면접을 본 줄 알았대요. 들어오지도 못하고 정문에서 울고 있어요." 지훈은 눈을 감았다. 4,812개의 공석은 빈 사무실 책상 4,812개가 아니었다. 거기에 앉도록 지목된 사람과 이미 일하고 있는 사람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었다. "두 분 다 그곳에서 기다리실 의무는 없습니다. 안전한 장소에서 서로 동의하는 범위만 확인해 주세요. 내일 직접 만나도 될지 묻겠습니다." 통화가 끝났을 때 강철민이 빵집에서 막 올라왔다. 앞치마 주머니에 밀가루가 쌓여 있었다. "공장이라면 내가 차 몰고 갑니까?" "차는 필요할 수 있어요. 하지만 누구를 구하러 싸우러 가는 건 아닙니다." "그럼 뭘 하러 갑니까?" 지훈은 메모지를 들어 보였다. "이미 일하는 사람에게 왜 자리가 비었다고 하는지 확인하러요." 그때 지훈의 휴대전화에 새 알림이 떴다. [연화정밀 / 공석 승계 1차 처리: 완료] [기존 근무자 한성욱 / 상태: 이탈자] [신규 후임 류민서 / 미출근 벌점 산정 시작] 현장에는 아직 아무 계약서도 오가지 않았다. 그런데 화면 속에서는 두 사람이 동시에 잘못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새벽 두 시가 넘어 성욱에게서 사진이 하나 도착했다. 안전모를 쓴 직원 네 명이 공장 바깥 휴게실에서 종이컵을 들고 있었다. 모두 무사하다는 짧은 문장도 함께였다. 지훈은 사진을 저장하지 않고 답장을 보냈다. '안전하게 계신다는 소식만으로 충분합니다. 내일 연락하겠습니다.' 잠시 뒤 성욱이 다시 썼다. '저 사람들은 제가 퇴사했다고 해서 걱정했습니다. 저는 아직 여기 있습니다.' 지훈은 마지막 문장을 수첩 첫 장에 옮겨 적었다. 어떤 시스템에도 그 말을 대신 써 줄 권한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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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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