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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38화
PAYLUA ORIGINAL · 제38화

38화. 회장님의 퇴직신고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739자

오프라인 책장
백도식은 자기 이름을 지우는 데 처음으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 집무실에는 수십 장의 서류가 쌓여 있었다. 비정상적인 채용과 계약 기록에 대해 외부 전문가의 확인이 진행 중이었고, 관련 기관에도 자료 보존과 조사 요청을 제출한 상태였다. 그러나 백도식의 직함은 서류 어디에나 남아 있었다. 대표이사. 승인권자. 재배치 담당자. 특별 계약 책임자. "사람 이름을 적는 건 쉬웠는데, 한 번 적힌 걸 바로잡는 건 이렇게 어렵군." 지훈은 그 말을 듣고도 위로하지 않았다. "회장님이 잘못 사용한 이름이 많으니까요." 백도식이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달했고, 과거 채용 자료를 보존하도록 지시했다. 그것은 책임을 피하기 위한 퇴직이 될 수도 있었기에 외부 법률 검토와 이해관계자 통지 절차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회사를 떠난다고 피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제가 지금 퇴직해도, 그 사람들이 받은 돈을 돌려받는 건 별개입니다." 지훈이 말했다. "알아. 임금부터 확인해야지. 계약 때문에 잃은 시간도 남고." "그리고 사과는 받는 사람이 받아야 사과입니다. 강철민 씨를 불러 놓고 용서하라고 요구하지 마세요." "그럴 생각 없어." 백도식은 잠시 멈췄다가 덧붙였다. "그럴 자격도 없고." 지훈은 백도식의 적성창을 보았다. [백도식 / 타인의 직업을 빼앗는 자] [잠재 적성: 정밀 시계 수리 91.4%] [직무 변경 조건: 피해 회복 의무와 별개] 마지막 줄을 보고 지훈은 씁쓸하게 웃었다. 이 능력도 이제는 알고 있었다. 좋은 적성이 나타났다고 잘못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오후에 백도식은 낡은 시계 공방을 찾았다. 가게 주인은 예약 없이 찾아온 손님에게 수리할 물건부터 보여 달라고 했다. 백도식은 회중시계를 내밀었다. "이런 오래된 걸 보니 손이 가긴 하네요." 장인이 분해 도구를 꺼냈다. "직접 고치고 싶다고요? 그럼 먼저 조그만 나사부터 잡아 보세요." 백도식의 손은 떨렸다. 평생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릴 때보다, 작은 나사 하나를 집어 들 때 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장인은 그의 정체를 몰랐다. 알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정확한 손놀림과 시간을 지킬 성실함, 두 가지를 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첫날은 실패였다. 부품 하나를 잘못 건드려 시계가 더 느려졌다. 장인은 그에게 다시 하라고 했다. "고객 물건이면 이러면 안 됩니다. 여기서는 잘못했다고 말하는 걸로 끝나지 않아요. 원상복구해야죠." 백도식은 그 말을 한참 곱씹었다. 그날 저녁, 구은정은 백도식에게 자료실에서 반출된 테이프와 관련해 연락했다. 확인된 반출 요청자 이름이 과거 백도식 회사의 임원이었기 때문이다. "황주석이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백도식의 손이 굳었다. "그 사람은 예전에 재단에서 왔어. 우리 회사 인사 시스템을 바꿨지." "지금은 어디 있습니까?" "모르오. 몇 년 전 퇴사했다고 들었는데." 은정은 차분하게 다시 물었다. "그때 누구의 승인으로 시스템을 바꿨습니까?" 백도식은 대답을 피하지 않았다. "내 승인입니다. 황주석이 계획을 가져왔고, 내가 서명했어." 잠시 후 지훈의 시야에 검은 창이 열렸다. [승인 책임자 진술 확보] [000번 원본 반출자: 황주석] [보관 상태: 미확인] 그 순간 백도식의 휴대전화에 낯선 번호로 문자가 왔다. '퇴직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당신의 공석은 이미 판매됐습니다.' 아래에는 시각이 적혀 있었다. 오늘 밤 열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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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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