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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94화
PAYLUA ORIGINAL · 제194화

194화. 누구의 이름으로 닫을 것인가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439자

오프라인 책장
최종 개편안 결정까지 닷새가 남았다. 운영사 회의실의 대형 화면에는 세 개의 선택지가 표시됐다. 일괄 종료, 전체 연동 차단, 단계별 정정. 마지막 선택지는 구은정과 지역 기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새로 올라온 것이었다. “단계별 정정은 비용이 많이 듭니다.” 운영사 담당자가 첫마디부터 말했다. “그건 알고 있습니다.” 지훈은 인쇄한 표를 펼쳤다. “그래서 예측 비용이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절차를 나눠 봤습니다. 원본 보존, 기관별 이용 여부 확인, 당사자 정정 신청. 셋을 한 번에 끝낼 필요는 없습니다.” 담당자는 화면을 넘겼다. “문제는 마지막 승인 주체예요. 현재는 새 출발 소개소가 118번 대리 검토자로 연결돼 있습니다. 그쪽이 승인하면 전체 처리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 승인은 제가 요청한 적이 없습니다.” 지훈은 자신의 사업자 등록일, 보증 연결일, 이의 접수일을 차례로 보여 줬다. 지난번과 똑같은 자료였다. 같은 사실을 반복해서 보여 줘야 하는 일이 지겨웠지만, 그게 사실을 덜 중요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황주석이 참석자석에서 손을 들었다. “내가 그 기능을 만들던 때는 신청자가 늦게 답하면 업무가 멈춘다고 생각했소. 그래서 한 사람에게 책임을 모으는 방식으로 설계했지.” “그 결과가 118번입니다.” “맞소.”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남기셔야 합니다.” 황주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운영사 측 변호사는 다른 문제를 꺼냈다. “기존 연결을 해제하려면 대체 검토자를 지정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비워 둘 수 없도록 설계돼 있어요.” 그 순간 지훈의 뒤에서 예린이 노트북을 돌렸다. “그 조항, 원천 기능의 규정이 아니에요. 4년 전 운영사가 편의 기능으로 추가한 겁니다. 변경 이력에 있어요.” “확실합니까?” “확인한 것은 조항이 추가된 날짜와 파일입니다. 누가 승인했는지는 아직 자료를 받아야 합니다.” 지훈은 예린의 말투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의 예린이었다면 ‘찾았다!’며 모든 책임자를 한꺼번에 지목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그녀는 기록이 말하는 범위를 지켰다. 회의는 결론 없이 끝났다. 대신 개편안에 수정 항목이 추가됐다. [118번 강제 연결: 유효 근거 재검증] [검토자 대체 강제 규정: 시행 근거 제출 요청] [미확인 기록 일괄 처리: 보류 유지] 복도로 나오자 철민이 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은 이겼습니까?” “아직요. 대신 누가 우리가 몰랐던 버튼을 붙였는지 찾고 있어요.” “버튼은 떼면 되는 거 아닙니까?” “눌렸던 기록도 남겨야죠.” 전화 너머로 빵집 타이머가 울렸다. 철민이 급히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지훈은 웃다가, 화면에 떠 있던 ‘대체 검토자 필수’ 문구를 떠올렸다. 마지막 대결은 황주석 개인과의 승부가 아니었다. 누군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만든 빈칸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메우지 않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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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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