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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80화
PAYLUA ORIGINAL · 제180화

180화. 끝났다고 쓰지 않은 실험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2,566자

오프라인 책장
회의는 아침 아홉 시에 시작됐다. 새 출발 직업소개소의 작은 모니터에는 구은정, 운영사 담당자, 외부 연동기관 관계자들의 얼굴이 차례로 나타났다. 황주석도 참석했다. 그의 화면 뒤에는 오래된 서류 상자가 쌓여 있었다. 안건은 단 하나였다. '000-0 관련 이의 미종결 건의 일괄 확정 방안.' 운영사 담당자는 현재 연결된 보증 데이터 때문에 일부 기관의 기록 검토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일괄 완료 처리하면 중개망의 업무가 정상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괄 완료의 근거가 무엇입니까?" 지훈이 물었다. "0차 실험은 종료됐고, 현재 운영 중인 소개소가 후속 상담을 담당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소개소는 그 실험을 인수한 적이 없습니다. 명칭 연결이 자동으로 이뤄졌고 보증에는 동의하지 않았어요." 지훈은 사업자 등록 시점과 이름 연결 시점을 나란히 표시한 자료를 공유했다. 예린은 외부 중개망이 '새 출발'이라는 사후 연락 분류를 현재 기관과 동일시한 변경 이력을 설명했다. 구은정은 보증 지정에 별도 기관 동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검토 범위 안에서 확인해 주었다. 황주석은 말을 가로막지 않았다. 다음으로 한도균이 발언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과 경력을 공개하는 범위를 스스로 정한 서면 동의를 제출해 놓았다. "저는 그 사업으로 직장을 얻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 도움을 없던 일로 만들지는 말아 주세요. 하지만 나중에 제 전근을 누가 대신 정했는지는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지훈은 그 말을 들으며 자료 한쪽에 '사후 채용 성과 유지 검토'라고 적었다. 누군가의 실제 경험을 지키면서 그 경험을 이용한 잘못된 승인만 분리해야 했다. 운영사 담당자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미확정 건이 계속 남습니다." "남아야 할 것은 남겨야죠." 이번에 답한 사람은 오혜숙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보존한 교정지와 0차 실험 회의록의 날짜를 차례로 보여 주었다. 두 문서가 같은 회의에서 나왔다고 단정하지 않으면서도, 후속 자동 배정에 이의가 제기됐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종료된 실험의 기록을 보존하는 일과, 확인되지 않은 의견을 확정하는 일은 서로 달라요." 회의는 예정 시간을 넘겼다. 일부 기관은 처리 지연을 우려했고, 다른 기관은 잘못된 보증을 쓰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쉽게 합의되지 않았다. 마침내 구은정이 절충안을 제시했다. 000-0 원본은 보존하고, 현재의 새 출발 직업소개소를 보증기관으로 표시한 자료는 사용을 중지한다. 이미 전파된 보증은 사용처별로 정정 통지를 보낸다. 과거 실험의 실제 취업 성과와 후속 동의 여부는 별도로 검증한다. [000-0 원본: 보존 유지] [현 새 출발 직업소개소 보증: 근거 미확인, 사용 중지] [10번 원칙 이의: 종결되지 않음] [기록별 확인: 계속] 최종 의결은 일부 기관의 확인을 조건으로 통과됐다. 지훈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승리했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연락해야 할 사람과 확인해야 할 기록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었다. 그날 저녁 소개소 아래층에서는 강철민이 새로 만든 통밀빵 시식회를 열었다. 박선규는 딱 세 가지를 물었다. 맛이 어떤지, 식감이 어떤지, 다음에도 먹고 싶은지. 손님들은 저마다 다르게 답했다. "세 번째 질문이 제일 중요합니다." 철민이 웃었다. "먹고 싶지 않은 사람한테 억지로 팔 순 없으니까요." 지훈도 웃었다. 한때 철민의 적성은 숫자로 보였지만, 지금 그의 직업은 손님과 주고받는 평범한 말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때 예린이 계단을 뛰어 올라왔다. "지훈 씨, 운영사에서 새 공문이 왔어요. 오늘 보류 결정에 대한 후속 계획이라고 합니다." 문서는 예상보다 길었다. 전국 연동기관의 보증 방식을 개편한다는 내용이었다. 첫 장에는 '개인 선택의 직접 확인'이라는 좋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장을 넘긴 순간 지훈의 손이 멈췄다. [전국 직업 선택 정보 통합 개편] [정정 대상 후보: 4,812건] [최종 검토 방식: 일괄 재검증 또는 원천 자료 연결 해제] [최종 개편안 결정 시한: 20일] 예린은 마지막 항목에 밑줄을 그었다. "자료를 다시 확인하자고 하면서, 확인할 수 없는 건 연결을 끊겠다는 건가요?" "그렇게 될 위험이 있어요. 하지만 아직 결정된 건 아닙니다." 지훈은 모니터 옆에 붙은 오래된 메모를 바라봤다. '대상자의 선택을 강요하지 말 것.' 처음 소개소를 열었을 때 쓴 글씨였다. 그때는 손님 한 명을 제대로 상담할 수 있을지조차 몰랐다. 이제 그는 자신에게 남은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 전국의 수천 건을 자기가 대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사람이 자신의 말을 남길 수 있는 절차를 만드는 일. 지훈은 새 안내문 초안을 펼쳤다. '우리는 대신 선택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선택한 사실을 지키는 일을 돕습니다.' 그가 마지막 마침표를 찍었을 때, 모니터 한가운데에서 새로운 통지가 열렸다. [원천관리계정 최종 기능 검토] [요청자: 황주석] [제안: 전체 기록 일괄 종료] 지훈은 한참 그 문장을 바라봤다. 종료. 또다시 너무 쉬운 단어였다. 이번에는 이 말이 과연 누구에게 어떤 끝을 뜻하는지, 끝까지 확인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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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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