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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78화
PAYLUA ORIGINAL · 제178화

178화. 한 사람의 계약을 열 사람의 것으로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700자

오프라인 책장
38개 기관. 숫자를 처음 본 강철민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열 사람이면 열 사람이지, 왜 서른여덟 군데에 번지는 겁니까?" 예린은 화면을 껐다가 다시 켰다. 잘못 생성된 보증이 연동 중개망에서 일반적인 '기관 신뢰 확인' 항목으로 전환됐기 때문이었다. 한 번 내려받은 기관이 다시 다른 기관에 넘기는 구조였다. "그래도 전부 같은 자료를 실제로 썼다고 볼 수는 없어요. 받은 곳과 사용한 곳을 구분해야 합니다." 지훈은 명단을 둘로 나눴다. 수신 확인 기관과 평가 반영 확인 기관. 후자는 아직 한 곳뿐이었고, 그곳도 합격 결과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답한 상태였다. 이날 오후 백도식이 빵집에 왔다. 흰 장갑은 끼지 않았다. 그는 강철민에게 먼저 물었다. "네가 만든 빵 하나 살 수 있겠나?" 철민은 잠시 망설이다 가격표를 가리켰다. "손님이면 누구든 같은 가격입니다." 백도식은 돈을 내고 식빵을 받아 들었다. 그는 계산대 옆에서 지훈을 불렀다. "내 회사에 남아 있는 옛 계약서도 다시 봐야겠소." "어떤 계약서요?" "사람을 소개받는 계약과, 사람을 계속 데리고 있는 계약이 섞였어. 당시에는 그게 관행이라고 생각했지. 나도 그 구조로 이익을 봤고." 지훈은 그의 말을 기록했다. 그러나 백도식이 과거를 반성한다고 해서 모든 의혹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구체적인 계약과 임금 기록을 당사자들이 원할 때 검토할 수 있도록 보존해 달라고 했다. 철민은 식빵을 자르는 백도식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가 조직에서 일할 때는 다치지 않은 날을 세는 습관이 있었다. 이제는 새 반죽이 오븐에서 나올 시각을 셌다. 자기 삶을 재는 단위가 달라진 것이 철민에게는 무엇보다 컸다. 그런데 백도식의 손에서 종이 한 장이 떨어졌다. 철민의 옛날 급여 명세서였다. 오래전에 공제됐다는 '교육비'와 '소속 유지비' 항목이 보였다. 철민은 그 종이를 주워 백도식에게 돌려주었다. "이거, 저도 사본을 볼 수 있습니까? 예전에 왜 이렇게 적혔는지 알고 싶습니다." 백도식은 잠시 입술을 다물었다. "보고 싶다면 보여 주마. 대신 내가 적은 설명도 같이 읽어 줬으면 좋겠구나." "설명은 읽겠습니다. 그렇다고 그 돈을 인정하는 건 아닙니다." 백도식은 고개를 숙였다. 철민은 오래전처럼 그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이번에는 빵집 주인에게 다음 교대 시간을 물어보고 일을 마친 뒤, 소개소로 올라갔다. 철민은 빵집에서 나오며 조용히 말했다. "저 사람은 다시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까?" "그건 제가 판정할 일이 아니에요. 다만 앞으로 어떤 책임을 지는지는 볼 수 있겠죠." 저녁 무렵 38개 기관 중 열두 곳이 추가 사용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회신했다. 일곱 곳은 수신만 했다고 밝혔고, 나머지는 아직 조사 중이었다. 구은정은 0차 실험 관련 기록의 출처 표기에 임시 경고 문구를 넣었다. '원본 동의 확인 전에는 외부 보증으로 사용하지 말 것.' 그러나 경고 문구가 도달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그중 하나는 채용 중개업체가 아니라 오래된 공공 기록 보관기관이었다. 그곳에서 도착한 팩스에는 수기 장부의 인수 날짜와 함께 한 줄이 적혀 있었다. '000-0 기록 원본 일체는 최초 등록 시점에 열 건이 아닌 아홉 건으로 접수됨.' 지훈은 종이를 넘겼다. 열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는 실험에 원본 기록은 아홉 건만 있었다. "그럼 열 번째는 어디에 있습니까?" 누구도 곧장 대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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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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