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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73화
PAYLUA ORIGINAL · 제173화

173화. 파란 표지를 가져간 사람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532자

오프라인 책장
"제가 빌렸습니다." 심경아는 문구점 문을 닫으며 말했다. 전날 보관실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원 표지의 대출 신청자는 그녀였다. 지훈은 의외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아는 차를 두 잔 내오고, 자신이 보관 중인 서류를 꺼내기 전에 먼저 한 가지를 물었다. "그 종이에 있는 이름을 모두 찾으시려는 겁니까?" "실험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 확인하려고 합니다. 사람을 찾는 건 당사자 의사가 확인될 때만 하려고요." "그럼 보여 드릴 수 있겠네요." 서류 봉투에는 '000-0 안내 및 사후 연락 계획'이라는 표지가 들어 있었다. 표지는 한때 다른 장부에 묶여 있었던 듯 왼쪽 구멍이 파란 종이와 정확히 일치했다. 경아는 대출 허가서와 반환 예정 연장 확인서를 함께 보여 줬다. "반납일이 비어 있던데요." 예린이 말했다. "예전 전산에 날짜가 옮겨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대출 자체는 허가받았어요. 복사본을 남겨 둔 곳도 있고요." 경아는 서류를 함부로 가져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오래된 기록이라고 해서 주인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지훈은 서문을 읽었다. '실험 참여자는 본인의 선택 결과와 관계없이 사후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요청하지 않을 권리도 보장한다.' 그리고 바로 다음 문장. '이를 위해 상담 의사를 남긴 사람만 '새 출발' 연락 목록에 등록한다.' "그렇다면 새 출발은 처음부터 상담기관이 아니라 연락 목록이었군요." "네. 그런데 당시 사업을 넘겨받은 쪽이 연락 목록의 명칭을 운영 단위로 옮겨 적었어요. 그때도 제가 반대했습니다. 연락을 원하지 않은 사람까지 자동으로 이관될 수 있었거든요." 경아는 두 번째 장을 펼쳤다. 열 사람 가운데 여섯 명에게 사후 연락을 시도한 이력이 있었다. 세 사람에게는 연락을 하지 않았고, 한 사람은 기록이 없었다. 연락을 했다는 사실과 동의를 얻었다는 사실을 구별하기 위해 별도 칸이 있었다. 그 칸 대부분이 비어 있었다. "당시에는 이걸 왜 끝까지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지훈이 물었다가 곧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추궁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경아는 한참 침묵했다. "처리가 늦어지면 예산이 끊긴다는 말이 있었어요. 실제로 상담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고요. 누군가는 일을 빨리 연결해 줘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저도 그 사람들을 기다리게 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아요." 그녀는 마지막으로 얇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0차 실험 종료 당시의 회의 메모였다. '연락 목록은 후속 기관의 자산이 아니다.' 서명 칸에는 세 사람의 필체가 있었다. 오혜숙과 심경아, 그리고 이니셜 'H.J.S.' 황주석의 이름과 일치하는 이니셜이었다. 그러나 지훈은 그것을 서명으로 확정하지 않았다. "필체 감정이나 다른 기록이 필요하겠네요." 경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람에게 직접 물어도 되고요. 말할 기회를 주는 건 필요합니다. 다만 그 말도 검증은 해야겠지요." 그날 밤 황주석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 '서류를 찾았다면, 이제 그 서류가 누굴 기다리게 했는지도 보시오.' 그 문장 끝에는 공개 간담회 초청장이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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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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