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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71화
PAYLUA ORIGINAL · 제171화

171화. 서른 년 전의 새 출발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625자

오프라인 책장
"그때 우리 소개소는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오지훈이 말하자 민재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책상 위에는 두 장의 종이가 놓여 있었다. 하나는 지훈이 사무실을 임대하던 날 작성한 계약서 사본, 다른 하나는 원천관리계정의 최초 인력 실험에 관한 목록이었다. [실험번호: 000-0] [최종 연결 기관: 새 출발 직업소개소] "건물 주소가 같습니까?" 나예린이 물었다. "주소는 표시되지 않아요. 기관 이름만 있습니다." "그럼 같은 기관이라는 증거가 아니네요." 지훈은 책상 모서리를 문질렀다. 첫날 강철민이 내리쳤던 자리였다. 나사가 헐거워진 책상을 직접 조립하느라 땀을 흘렸던 기억이 생생했다. 지난 몇 달 동안 소개소는 수많은 잘못된 기록을 찾아냈지만, 이제 소개소 자체가 오래된 기록에 끼워져 있었다. "이 이름이 흔한 말이긴 하죠." 철민이 말했다. "새 출발. 빵집에도 붙일 수 있는 이름 아닙니까?" "바로 그 점이 걸립니다." 예린은 목록 하단에 적힌 작은 글자를 가리켰다. [연결 근거: 명칭 일치 / 등록번호 불일치 검토 제외] "등록번호가 맞지 않는데도 이름만 보고 연결한 것 같아요. 그런데 누가, 언제 그렇게 설정했는지는 이 화면으로 알 수 없어요." 구은정은 재단에서 정식으로 열람 가능한 변경 이력을 확인하겠다고 했다. 지훈은 그에게 부탁했다. 자기 소개소의 상세 정보뿐 아니라, 애초에 '최종 연결 기관'이라는 항목이 무엇을 뜻했는지도 확인해 달라고. "연결됐다는 말이 책임을 인수했다는 뜻으로 쓰이면 안 됩니다." "동의합니다. 연결은 검색을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업무 처리를 위한 것일 수도 있어요. 구분해야죠." 잠시 뒤 오혜숙이 소개소에 들어왔다. 그녀는 두 목록을 보다가 오래된 실험번호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000-0. 그 번호는 처음 봅니다. 하지만 그때 사람들이 '새 출발'이라는 말을 쓰긴 했어요." "어떤 뜻이었습니까?" "취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 주는 시범 사업이라고요. 그런데 그 말이 기관명이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녀는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연도를 추측하지 않았다. 예린이 묻지도 않은 날짜를 채워 넣으려 하자 오히려 손을 내저었다. "기억나는 것과 확인된 것은 따로 적어 주세요." 그날 늦게 은정에게서 회신이 왔다. 현재 조회 화면의 기관 정보가 기록 생성 당시의 표기가 아니라, 최근 재분류된 값이라는 사실만 확인됐다는 내용이었다. [연결명 갱신 시점: 23일 전] [원 등록명: 열람 제한] 지훈은 갱신 시각을 보았다. 23일 전이라면 제9 기능 승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직전이었다. "누군가 오래된 실험을 지금의 우리에게 연결한 건 맞군요." 예린은 고개를 저었다. "연결된 결과는 맞아요. 하지만 누가 왜 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러자 화면에 새 안내가 나타났다. [000-0 실험: 연결 기관 확인 요청] [응답 기한: 36시간] [미응답 시: 현 연결 기관 유지] 지훈은 의자에서 일어섰다. 확인되지 않은 이름을 그대로 두는 것도, 잘못됐다고 지우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그는 우선 이 기관이 과거 실험을 맡은 적 없다는 사실을 자신이 아는 범위 안에서 적기 시작했다. 서른 년 전에도 없던 소개소였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곳에 지금 대답을 요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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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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