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석의 공개 설명회는 한때 채용 박람회를 열었던 복합업무센터에서 진행됐다.
무대에는 빈 의자 스무 개가 놓여 있었다. 각 의자 뒤 스크린에는 숫자가 떠 있었다. 4,812건의 공석, 3,505건의 미확인 기록, 그리고 말소 대상 목록. 발표자는 처리 효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장기 미확정 기록을 정리함으로써 채용과 인사 과정의 지연을 줄였습니다."
지훈은 객석 뒤편에서 종이에 적힌 문구를 읽었다. '정리'라는 말 옆에 무엇이 실제로 확인됐는지는 표시되지 않았다.
그는 설명회 참석 전에 자신의 발언 범위를 정해 두었다. 누군가의 개인정보를 공개할 생각은 없었다. 오혜숙의 교정지 사본도 보여 주지 않기로 했다. 혜숙은 자신의 말을 보존하기로 했지, 기자들 앞에서 전시하기로 한 것이 아니었다.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나예린이 손을 들었다.
"말소된 목록 중 실제로 잘못된 정보라고 검증한 건수와, 단지 조회 연결을 해제한 건수를 구분해 발표하실 수 있습니까?"
황주석은 잠시 화면을 보았다.
"우리는 정합성 기준을 따라 절차를 운영했습니다."
"그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에요. 사람의 기록이 틀렸다고 확인한 경우와, 아직 확인되지 않았는데 안 보이게 만든 경우가 같은 통계에 포함돼 있습니까?"
객석에서 작은 소란이 일었다. 운영사 직원이 마이크를 가져가려 했지만 황주석이 손을 들어 막았다.
"일부는 확인 중입니다."
예린은 자리로 돌아왔다. 그 짧은 대답이 필요했다. 모든 기록을 폐기했다는 단정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설명도 피할 수 있게 하는 사실이었다.
다음 질문은 문세영이 했다. 그는 초대받은 사람이 아니라 공개 설명회를 보러 온 일반 참석자였다. 현장에 가도 되는지 업체와 상의했고, 자기 사례를 본인 이름으로 설명하기로 했다.
"제가 멈췄다고 기록한 설비는 지금 회사가 확인 중입니다. 전산에는 제가 그날 일을 안 한 걸로 나왔어요. 아직 누가 맞는지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기록도 오래된 오류니까 지울 수 있다는 말입니까?"
황주석이 그를 바라봤다.
"구체적인 사건은 현장 기관과 협의해야 합니다."
"그러면 협의가 끝나기 전에는 지우지 않는 게 맞지 않습니까?"
황주석은 대답하지 못했다.
지훈은 그 모습을 보며 자신이 할 질문을 바꾸었다. 계획했던 원칙의 역사 대신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물었다.
"오늘 이후 원본을 확인하지 못한 사람은 어디에 문의해야 합니까? 그리고 '검색 결과 없음'이 곧 '해당 기록이 존재한 적 없음'이라는 뜻이 아니라는 안내를 붙일 의향이 있습니까?"
황주석은 오래 기다린 뒤 말했다.
"열람 경로의 고지는 검토하겠습니다."
"검토한 뒤 결과를 알려 주시겠습니까?"
"그렇겠습니다."
그것은 해결 약속이 아니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남긴 답이었다. 은정은 문구와 시각을 적어 공식 질의로 이어 가겠다고 했다.
설명회가 끝난 뒤 지훈은 박선규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빵집 냉장고가 고장 나 점검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철민은 우선 반죽을 다른 냉장고로 옮겨 두었고, 위험할 수 있어 손님에게 팔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그럼 손해 보잖아요."
지훈이 말하자 철민이 대답했다.
"네. 그런데 안 괜찮은 걸 괜찮다고 할 수는 없죠."
지훈은 전화를 끊고 처음으로 웃었다. 큰 발표보다 작은 가게의 정확한 문장 하나가 사람을 더 안전하게 만들 때가 있었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예린에게 알림이 떴다.
[말소 제10 기능 / 임시 제한 적용 기관: 6곳]
[원천 인덱스 정리: 계속 진행]
[다음 예정 대상: 원본 보관 경로]
이제 남아 있는 기록을 지우는 것만이 아니었다. 기록을 찾는 길 자체가 없어질 위기였다.
제169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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