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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65화
PAYLUA ORIGINAL · 제165화

165화. 백도식이 보관한 비밀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750자

오프라인 책장
백도식은 약속 시간보다 늦게 왔다. 예전 같았으면 운전기사가 대신 사과했겠지만 이번에는 직접 문을 열었다. "버스가 늦었소. 기다리게 했군." 강철민은 손에 쥔 행주를 내려놓았다. 예전 조직의 회장과 마주한 순간에도 그가 굽던 빵을 포기하고 내려갈 이유는 없었다. "저는 마감 반죽 중입니다. 선생님, 필요한 얘기 있으면 위층에서 하세요." 백도식은 잠시 철민을 보았다. "그래. 네 일 해라." 이 짧은 말을 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 사람 같았다. 소개소에서 도식은 접힌 종이봉투를 내밀었다. 위에는 '0차 실험 참여 기관'이라고 적혀 있었다. 내용은 그가 예전 직원 관리 회사를 운영하던 시절 받은 회람 자료였다. "황주석이 내게 제안했지. 누군가 일을 그만두면 기록을 정리하고 후임자에게 일감을 넘겨 주는 방식이라고. 그때는 편리한 도구라고 생각했어." "그 도구를 이용해 사람들을 못 나가게 했습니까?" 도식은 입술을 다물었다가 답했다. "내가 그랬지. 그런데 이제 와서 시스템이 시켰다고 변명하는 꼴은 싫군. 계약 조건을 만들고 벌금을 붙인 건 내 결정이었소." 지훈은 답하지 않았다. 그 말이 잘못을 없애 주는 것은 아니었다. 도식은 낡은 회람장 중간을 펼쳤다. '0차 실험의 성공 기준'이라는 제목 아래에 두 문장이 있었다. '빈자리를 즉시 채운다.' '이의가 해결되지 않으면 원본을 정리한다.'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건 두 번째 문장이야. 실제 분쟁이 해결되지 않았는데 서류만 정리하면 나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르잖아." "그때는 왜 반대하지 않으셨습니까?" "내게 유리했으니까." 도식은 자기 손을 내려다봤다. "반대 기록이 없어지면 내가 한 일도 깨끗해지는 줄 알았지. 그런데 내 이름이 포함된 기록도 언젠가 지워질 수 있더군. 그제야 무서워졌소." 나예린은 자료의 출처를 기록했다. 도식이 가지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문서의 진정성이 증명되지는 않았다. 회람장 번호를 민재호의 장부와 대조했고, 은정에게 검토를 요청했다. 두 번호의 앞자리는 일치했다. 봉투 가장 안쪽에는 도식의 자필 서명이 있는 원본 한 장이 있었다. '직원 퇴사 의사 확인 절차: 대표자 대리 가능.' 그 아래 도식이 적은 메모가 있었다. '확인 대기 중이면 보관하지 말고 종료 처리.' 지훈은 문장을 소리 내어 읽지 않았다. 그 종이가 누구에게 불리한지, 어떤 피해와 연결되는지 섣불리 단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적어도 도식 자신이 어떤 제안을 했는지는 분명했다. "이 문서는 공식 검토에 제출하시겠습니까?" "내 이름으로 제출하지. 내가 한 일을 당신이 대신 증명하게 두진 않겠소." 도식이 떠난 뒤 철민이 계단을 올라왔다. 도식이 앉았던 의자를 바라보던 그는 불쑥 물었다. "그 사람이 이제 좋은 사람 된 겁니까?" "그건 제가 판정할 일이 아닙니다." 지훈이 말했다. "다만 자기가 한 일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않는 첫걸음은 뗐겠죠." 철민은 창밖을 보다가 다시 계단으로 향했다. "제 빵도 아직 덜 됐습니다. 다 굽고 나서 얘기하죠." 밤 열 시, 구은정은 도식의 자료와 재단 장부가 같은 실험번호를 가리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지훈에게 한 장의 보존 요청 초안을 보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운영사의 자동 알림이 도착했다. [말소 우선순위 변경] [이의가 접수된 원본: 최우선 검토] [이유: 정합성 위험 상승] 지훈은 화면을 읽다가 손을 멈췄다. 이의를 제기할수록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더 빨리 정리될 수 있는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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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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