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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64화
PAYLUA ORIGINAL · 제164화

164화. 퇴사한 적 없는 정비공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587자

오프라인 책장
그날 오후, 지훈의 소개소에 전화 한 통이 왔다. "여기 기록이 없어졌다는 분들 도와준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자격증을 찾으러 온 게 아닙니다. 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하길래요." 남자의 이름은 문세영이었다. 쉰여덟 살. 오래된 냉각 설비를 수리하던 정비공이었다. 그는 다니던 업체에서 정기 점검을 맡았지만, 어느 날 전산 기록상 퇴사자로 처리돼 이후 점검 경력이 사라졌다고 했다. 업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생긴 일인지, 자동 배정이 원인인지는 알 수 없었다. "문제는 제 이름이 아니라 사고가 나던 날입니다." 세영은 구겨진 수첩을 꺼냈다. 냉각 배관의 진동이 커져 운전을 멈췄던 날짜가 적혀 있었다. "그날 압력이 이상했어요. 제가 멈추라고 했는데 회사 기록에는 설비가 정상 운전 중이었던 걸로 나옵니다. 나중에 다른 정비사가 그 데이터를 믿고 다시 돌릴까 봐 겁납니다." 지훈은 곧장 업체를 비난하지 않았다. 수첩 한 권만으로 실제 설비 상태를 단정할 수도 없었다. 그는 세영에게 먼저 물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무엇입니까?" "그때 멈췄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사람과 자료요. 제가 잘못 기억했다면 그것도 알고 싶습니다." 세영은 오래된 동료 한 명의 연락처를 꺼내려다 멈췄다. "그 사람 번호를 드려도 되나 모르겠네요." "먼저 연락해서 허락받으시면 됩니다. 오늘은 세영 씨가 가진 것부터 보죠." 예린은 세영의 수첩을 사진으로 남기기 전에 읽어도 되는 범위를 확인했다. 날짜와 점검 항목은 적을 수 있었지만 가족의 병원 예약이 들어 있는 뒤쪽 페이지는 보지 않았다. 일하는 사람의 수첩은 업무 기록이면서 동시에 그 사람의 생활이었다. 이튿날 세영은 동료 윤재식과 함께 돌아왔다. 재식은 근무 당시 작성한 종이 점검표를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의 글씨와 시각 기록이 서로 맞았지만, 운영사에서 받은 전산 이력은 달랐다. [문세영 / 근무 종료: 사고 전일] [점검 조치: 미실시] "이거 하나만으로 누가 잘못했다고 하진 맙시다." 은정은 자료를 대조하며 말했다. "다만 장비를 다시 가동할 때 이 기록만 믿어도 되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해요. 관련 안전 담당자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하죠." 지훈은 그날 처음으로 말소 문제가 원칙 하나를 없애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시스템이 서로 모순된 기록을 '오래되고 미확정'이라는 이유로 정리하면, 나중에 사람을 보호해야 할 흔적까지 사라질 수 있었다. 늦은 밤 예린이 연락을 받았다. 문세영의 전산 점검 이력은 이미 말소 후속 목록에 올라 있었다. [정리 대상: 이중·상충 원본] [정리 기준: 시스템 간 최신 연결값] [제외 검토: 미신청] 예린은 화면에서 한 단어를 표시했다. "'상충'이라고 써 있어요. 두 기록이 서로 다르면 하나를 삭제하겠다는 뜻이죠. 그런데 어느 쪽이 맞는지는 누가 확인합니까?" 지훈은 수첩을 덮었다. "그때 설비를 멈춘 사람이요. 그리고 함께 확인한 사람들. 문서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한편, 말소 대상 목록 가장 아래에는 또 하나의 분류가 붙어 있었다. '반대 의견으로 표시된 기록.' 오혜숙이 남긴 붉은 줄과 문세영이 남긴 중단 요청이 같은 종류의 지울 항목으로 묶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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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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