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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58화
PAYLUA ORIGINAL · 제158화

158화. 삼천오백다섯 개의 미완료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744자

오프라인 책장
오후 네 시 십 분, 운영사와 여러 연동기관 담당자가 참석하는 온라인 협의가 열렸다. 구은정은 지훈이 제안된 권한을 수락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의사를 대리하려는 권한도 없다는 점을 먼저 밝혔다. 황주석은 도표를 띄웠다. 무채색 칸 3,505개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이것이 모두 멈춘 증명입니다. 여러분이 막으면 정산도, 배치도, 승진 심사도 밀립니다. 누군가는 이 일을 이어받아야 합니다." "업무를 처리할 담당자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지훈이 말했다. "그런데 여기 표시된 3,505개가 모두 같은 업무입니까?" 황주석은 대답하지 않았다. 예린이 도표에서 각 칸의 분류를 요청했다. 이전 자료와 비교하니 미확인 점검 기록, 불명확한 경력 귀속, 퇴사 의사 미확인, 대리 증명 오류가 뒤섞여 있었다. 어떤 건 현장 기록을 더 찾아야 했고, 어떤 건 당사자에게 설명하고 선택을 기다려야 했다. "모두 '미완료'라고 묶을 순 있어도, 해결 방법은 같지 않아요." 예린이 말했다. 운영사 담당자가 새 방안을 제시했다. 118번 오지훈이 수락하지 않으면 검증 접촉자의 관계도에 따라 책임을 나눌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름을 적지 않은 작은 화면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책임 분산: 기록당 최대 5명] [분산 대상: 검증 요청·상담·이의 제기 참여자] 철민이 발끈했다. "도와준 사람들 이름으로 책임을 나누겠다니, 무슨 소립니까?" 지훈은 손을 들어 철민을 말렸다. 화를 내는 이유는 이해했지만, 지금은 상대가 실제로 어떤 조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더 분명히 해야 했다. "책임이라는 게 무엇인지 설명해 주십시오. 기록을 추가로 확인하라는 알림입니까? 아니면 잘못된 결정에 동의했다는 표시입니까?" 한참 뒤 담당자가 답했다. "현재 설계상 둘이 분리돼 있지 않습니다." 화면 안의 사람들이 동시에 조용해졌다. 가장 중요한 문장이었다. 무언가 확인해 달라는 부탁과, 이미 확인했다는 약속이 같은 버튼으로 처리된다는 뜻이었으니까. 구은정이 그 답변을 회의록에 정확하게 남겼다. 그녀는 그 사실이 곧 법적 판단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자료 사용자에게 위험을 알릴 충분한 근거라고 했다. 몇몇 기관 담당자는 임시로 자동 결과를 참고 정보로만 표시하고, 본인 동의나 실제 행위의 유일한 증거로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모두가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 황주석은 조용히 물었다. "오지훈 씨는 3,505명의 삶을 책임질 자신이 없다는 겁니까?" 지훈은 카메라를 바라봤다. "없습니다. 그렇게 할 수도 없고요. 그 사람들 삶의 주인이 제가 아니니까요."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끼어듭니까?" "사람들이 자기 기록을 확인하고 자기 대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일이니까요." 화상회의가 끝나자 지훈의 휴대전화로 짧은 문자가 왔다. 서은하의 동생 민지였다. '언니가 오늘은 창밖에 비 오는 걸 오래 봤어요. 업무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회복하고 있어요.' 지훈은 답장을 썼다. '회복 소식 감사합니다. 오늘도 언니분 결정은 기다리겠습니다.' 그는 문자를 보내고 처음으로 모니터에서 눈을 뗐다. 누군가의 삶에 필요한 모든 일을 대신 해 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은 분명히 알게 되었다. 오후 다섯 시, 시스템은 다음 안내를 띄웠다. [승계 확정까지 02:00:00] [수락 여부 미확정: 118번] [긴급 대안: 권한자 소멸 시 원본 자동 정리] '소멸'. 지훈은 그 단어 앞에서 오래 멈췄다. 원본을 정리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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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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