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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47화
PAYLUA ORIGINAL · 제147화

147화. 백도식이 남긴 빈 칸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677자

오프라인 책장
백도식은 다음 날 점심에 찾아왔다. 고급 차도, 경호원도 없었다. 낡은 손목시계를 찬 채 대중교통으로 왔다고 했다. 지훈은 그 변화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누군가의 이동 수단이 그가 저질렀던 일을 없애 주지는 않으니까. "이게 옛 계약서야." 백도식이 낡은 서류 봉투를 내밀었다. 지훈은 일단 서류의 소유 관계를 물었다. 백도식은 자신의 회사에서 보관하던 사본이라고 했다. 원본의 위치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반환해야 하는 자료라면 돌려주셔야 합니다. 다른 분들 개인 정보가 들어 있다면 먼저 가리고요." "당신은 사람을 귀찮게 해." "그것도 제 직업입니다." 봉투 안에는 예전에 노동자를 배치할 때 사용했던 계약 양식의 첫 장이 있었다. '직무 수행 사실 확인'이라는 항목 아래 증인 서명란 두 개가 있었다. 첫 칸에는 현장 책임자, 둘째에는 '중앙 대리 확인자'가 적혀 있었다. 백도식이 손끝으로 둘째 칸을 눌렀다. "당시엔 매번 서명받기가 귀찮아서 중앙에서 확인해 준다고 했지. 나도 편했어." "그 중앙 확인자가 실제 일을 봤습니까?" "대부분 아니지. 하지만 누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갔어." "그럼 잘못된 기록이라는 걸 알고 있었군요." 백도식은 대답하지 않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도 썼어." 짧은 말이었다. 지훈은 그를 위해 변명하지 않았다. 직원들에게 불리하게 쓰인 기록이 있다면 관련 자료를 보존하고 필요한 기관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왜 지금 가져오셨습니까?" 백도식은 봉투 가장 안쪽에서 인쇄 오류가 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중앙 확인자란에는 이름 대신 짧은 문구가 있었다. '원본 작성자 부재 시 가장 가까운 담당자를 승계함.' "증명과 다른 말이 있네요." "처음엔 그게 단순한 업무 대행인 줄 알았어. 그런데 누구 하나 그만두거나 사라져도 그 사람의 확인 권한은 다른 사람에게 붙더군. 나는 그걸 편리한 방식이라고 생각했지." 지훈은 118번과 000번 이야기를 떠올렸다. 자기 이름도 몇 번이나 '가장 가까운 담당자'라는 이유로 불려 왔다. "그 대행을 승인한 사람이 누굽니까?" "처음 문서는 오혜숙 씨의 원칙을 참고했다고 적혀 있어. 하지만 정말 그분이 그렇게 하자고 했는지는 몰라. 그때 난 확인하지 않았거든." 백도식은 손목시계를 풀어 탁자에 올렸다. 예전에 고치겠다고 했던 시계였다. 초침은 움직였지만 분침은 간헐적으로 멈췄다. "이걸 직접 고쳤어. 완벽하진 않아. 내가 사람들 인생 고치는 흉내를 낸 것도 그랬겠지." "시계를 고치는 것과 다른 사람 기록을 바꾸는 건 같지 않습니다." "안다." 백도식은 원본을 확보할 수 있는 담당자 연락처를 적어 주겠다고 했다. 지훈은 연락처가 실제 업무상 공개 가능한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래된 부하였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현재 삶을 침범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떠나기 전 백도식이 물었다. "내 증언도 당신을 도울까?" "당신이 직접 했던 일을 밝히는 데는 중요하겠죠. 하지만 다른 사람 몫까지 대신 증명하진 못합니다." 백도식이 씁쓸하게 웃었다. 그가 돌아간 뒤 예린은 봉투의 서식 번호를 대조했다. 오혜숙의 교정지와 같은 앞자리였다. 그리고 마지막 두 자리는 '08'이 아니라 '09'였다. "이건 제8 기능 문서가 아니에요." 예린이 말했다. "아직 열리지도 않은 다음 기능의 양식일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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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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