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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42화
PAYLUA ORIGINAL · 제142화

142화. 증인의 이름을 빌리는 법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404자

오프라인 책장
"저 도장은 제 것이 아닙니다." 지훈은 화면을 향해 말하고는 바로 문서 번호를 적었다. 자동 도장 옆에는 낯선 식별값이 붙었다. 예린은 화면을 촬영해 두었지만 내용을 무작정 퍼뜨리지 않았다. 오혜숙의 이름과 오래된 기록이 포함돼 있었다. 구은정이 화상 회의에 들어왔다. "현재 유효한 서명이나 증언이 아니라는 이의신청을 접수해 놓겠습니다. 우선 누가 어떤 출처로 이름을 붙였는지 확인해야 해요." 재단의 답변은 간단했다. 원본 행위자 확인이 불가능할 경우 관련 업무를 처리한 가장 가까운 사람을 자동 증명자로 선정한다는 것이었다. 그 '가까움'은 함께 근무한 기간이나 실제 목격 여부가 아니었다. 시스템에 남은 자료 사이의 일치도였다. "같은 업무 파일을 열어 봤으니 목격했다는 거군요." 예린의 말에 구은정이 고개를 저었다. "열람과 목격은 다르죠. 더구나 지훈 씨는 그때 폐기 선언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지훈은 자신이 예전에 지원 행사에서 작성했던 수첩을 펼쳤다. 첫 장에는 '대상자의 선택을 강요하지 말 것'이라는 문장이 있었다. 당시 오혜숙의 원칙을 배우고 적어 놓았던 말이었다. 그는 수첩이 모든 사실을 증명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다만 시스템 기록과는 정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기록이 맞느냐를 따지는데, 시스템은 기록에 이름이 몇 번 함께 나왔느냐만 보네요." 혜숙은 조용히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오래된 인쇄소에서 받았던 교정지의 작은 조각이었다. '원칙을 폐기하는 경우'라는 문장이 붉은 펜으로 지워져 있었다. 그 아래에는 손글씨로 '당사자의 거절을 대신할 권한은 없다'고 적혀 있었다. "이건 왜 갖고 계셨어요?" "그때 문구가 잘못 들어가서, 원본을 바꿔 달라고 했거든요. 그날부터 저는 혹시 몰라 버려진 교정지를 모아 뒀어요." 예린은 사진을 찍기 전에 허락을 구했다. 종이 뒷면에는 작은 작업 번호가 있었다. 지훈이 보기에 무의미한 숫자였지만, 예린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시스템 문서 번호와 앞의 여섯 자리가 같아요. 다만 마지막 두 자리는 달라요." 구은정은 조각만으로 결론을 낼 수 없다고 했다. 어느 쪽이 최종본인지, 누가 언제 수정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혜숙이 종이를 다시 집어 들었다. "그때 인쇄를 맡았던 곳이 아직 있을까요?" "문을 닫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가게는 닫았어도 사람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요." 그 말에 지훈은 잠시 멈췄다. 방금 자신들이 맞서고 있는 것은 사람이 종이에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시스템이었다. 오후에 그들은 옛 인쇄소의 주소를 확인했다. 간판은 없어졌지만, 사업을 정리한 사람의 이름은 옛 거래 명세에 남아 있었다. 그 아래 작은 메모가 있었다. '교정본 폐기하지 말 것. 000번 건.' 잘못 인쇄된 종이가 아직 남아 있을 가능성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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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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