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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41화
PAYLUA ORIGINAL · 제141화

141화. 아홉 시가 되기 전에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364자

오프라인 책장
오혜숙이 소개소에 도착했을 때는 아침 일곱 시 사십 분이었다. 지훈은 평소보다 일찍 문을 열었다. 아직 제빵실에서는 식빵이 익는 냄새가 났고, 철민은 밀가루 묻은 소매를 털며 종이컵을 가져다주었다. 혜숙은 고맙다고 말했지만 손을 뻗지 않았다. 탁자 위에는 어젯밤 출력한 통지서가 놓여 있었다. [최초 증명 시각: 09:00] [000번 원칙 폐기 의사] [대리 증명자: 오지훈] "저는 폐기하겠다고 한 적이 없어요." 혜숙은 어제와 똑같이 말했다. 지훈은 그 말을 녹음해도 되는지 먼저 물었다. 혜숙은 잠시 생각한 뒤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말로 남기고 싶습니다. 녹음할지는 제가 정할게요." "알겠습니다." 지훈은 종이에 말한 시간과 참석자만 적었다. 구은정은 재단 담당자에게 당사자가 직접 이의를 제기할 연락 창구를 요청하고 있었다. 예린은 시험 화면에서 낯선 항목을 발견했다. [당사자 현장 확인: 불가] [사유: 원본 기록상 권한자 부재] "분명 여기 계신데 부재라고 합니다." 예린이 화면을 돌렸다. 혜숙은 자신에게 남은 신분증을 지갑에서 꺼냈다. 그러나 화면에는 본인 확인 버튼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지훈은 순간 창이 잘못된 주소를 참조했다고 생각했다. 예린은 고개를 저었다. "신분증 문제는 아니에요. 여기서 말하는 '존재'는 실제 사람이 아니라 원천관리계정에 등록된 원본 권한자라는 뜻인 것 같아요." 혜숙이 낮게 웃었다. "사람이 살아 있는데 서류에는 없다고요." 그때 직원 전용 문의창에 답장이 왔다. '원본 작성자의 발언은 인지하였으나, 원본 신원 항목과 연결되지 않아 대리 증명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지훈은 두 번 읽었다. 누군가 자신을 증인으로 지정하면서 자신에게 진술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이다. "예린 씨, 제 이름을 임의로 쓰지 못하게 해 달라고 요청해 주세요. 혜숙 씨가 여기 계시다는 사실과, 제가 그 말의 증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각각 남깁시다." "자동 승인이 이미 준비됐을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제가 버튼을 눌러서 다른 분의 뜻을 대신 정할 수는 없죠." 여덟 시 오십팔 분. 빵집 오븐 타이머가 한 번 울렸다. 철민은 문 밖에서 기다렸다. 서명이 필요하다면 손을 빌려주겠다고 했지만, 혜숙은 정중히 거절했다. 자신의 의사는 자신이 말하겠다고 했다. 아홉 시 정각, 예린의 노트북이 울렸다. [제8 기능 '증명' 실행] [000번 원칙 폐기 의사: 증명 준비] [대리 증명자 응답: 미확인] 화면 아래에 지훈의 이름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옆에 쓰인 한 문장이 서서히 검은색으로 바뀌었다. '오지훈이 직접 확인함.' 지훈은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스템은 마치 그가 이미 말을 마친 사람처럼, 그 문장 뒤에 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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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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