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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39화
PAYLUA ORIGINAL · 제139화

139화. 반납할 수 없는 삼 년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696자

오프라인 책장
다음 날 구은정의 검토 자리에는 빈 의자가 네 개 있었다. 검토 대상자들이 원치 않으면 참석하지 않아도 되도록 마련한 자리였다. 정태욱과 서민규, 이가람은 각자 참석을 선택했다. 네 번째 의자에는 아무도 앉지 않았다. 그 의자는 확인되지 않은 3,505건의 기록을 대신하지도, 대표하지도 않았다. 예린은 발표 자료와 원본 조회 결과를 두 개의 화면에 나누어 띄웠다. 왼쪽에는 대체 성공 4,812건. 오른쪽에는 실제로 누가 근무했는지 확인된 1,307건. 그 사이에 있는 숫자는 '실패'도 '성공'도 아니었다. 아직 모른다는 뜻이었다. "성공 기준이 자격이 붙었는지밖에 보지 않네요." 민규가 말했다. "그래서 일하지 않은 사람이 근무자로 나오고, 일한 사람은 증빙이 없다고 나오죠." 은정은 운영사 담당자에게 직접 질문했다. 누가 어떤 근거로 실제 작업자의 이름을 변경하도록 승인했는가. 담당자는 시스템이 '기록의 귀속 대상'만 바꾸며 원본을 삭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변경된 귀속 정보가 실제 투입과 평가에 사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까?" 담당자는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서민규가 손을 들었다. "제 경력 삼 년은 되돌려받고 싶습니다. 그런데 제가 삼 년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줬던 것으로 남기지는 말아 주세요. 빌려준 적이 없거든요." 정태욱이 이어 말했다. "저는 복귀 지원 자체를 취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민규가 대신 일한 경력이 제 몸을 낫게 만들지는 못해요. 저는 재평가를 받고 가능한 업무부터 다시 하겠습니다." 가람은 평가표를 내밀었다. "제게 필요 없는 점수를 지워 주세요. 대신 잘못된 점수를 받았다는 이유로 제가 일을 못 한다는 기록도 남기지 마세요." 세 사람의 요구는 서로를 지워야 할 필요가 없었다. 구은정은 각 진술과 원본 발급기관 확인서를 독립된 항목으로 정리해 운영사와 관련 사업장에 전달하도록 했다. 대체 조회 값을 단독 증빙으로 쓰지 말라는 안내도 함께 권고했다. 그날 오후 두 업체가 해당 기능의 조회 연동을 중단하고 수동 검증으로 전환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전국에 적용된 모든 사례가 즉시 고쳐진 것은 아니었다. 지훈은 그 사실을 회의 기록의 첫 페이지에 남겼다. '부분 조치. 전체 해결 아님.' 민규는 승급 담당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작업일지와 발급기관 기록이 확인되어 예정된 승급 심사를 다시 진행할 수 있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가 문득 눈을 감았다. "선배님." 태욱이 고개를 돌렸다. "제 삼 년이 돌아왔습니다. 선배님 복귀도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나도 그러길 바란다. 이번엔 내 것으로 증명해야겠지." 태욱이 웃었다. 그 순간 지훈은 오래전 강철민에게 빵을 두 시간만 만들어 보라고 했던 자신을 떠올렸다. 미래를 알려 주는 숫자는 이제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여전히 볼 수 있었다. 저녁 무렵 철민이 소금빵 봉투를 건네며 물었다. "이번엔 이긴 겁니까?" "세 사람이 자기 기록을 되찾을 길은 열렸죠. 다른 분들은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그럼 내일도 문 엽니까?" "그럼요. 직업소개소잖아요." 그때 소개소 앞에 낯선 배달 봉투 하나가 도착했다. 수신인은 '오지훈 외 3,505명'. 봉투에는 종이 대신 얇은 금속판이 들어 있었다. 앞면에 단 한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사람이 한 일을 증명할 수 없다면, 누가 대신 증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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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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