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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34화
PAYLUA ORIGINAL · 제134화

134화. 새벽 여섯 시에 바뀌는 서명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760자

오프라인 책장
전날 밤 열한 시, 나예린은 소개소 책상에 컵라면 세 개를 올려놓았다. 강철민은 그걸 보며 인상을 썼다. "제가 빵을 굽는데 왜 매번 라면을 먹습니까?" "새벽에 일어난다는 점에서 두 분이 비슷하잖아요." "비슷한 게 직업이면 라면도 제빵사가 되겠네요." 예린이 웃지 않자 철민도 말을 멈췄다. 모니터에는 '안전·품질 승인 기록 소유자 동기화'라는 공지와 내일 여섯 시라는 실행 시간이 떠 있었다. 지훈은 운영사에 기능 중지와 원본 보존을 요청하는 문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구은정은 전화로 분명히 말했다. "실제 작업 책임을 누가 질지 결정하는 건 운영 시스템의 권한이 아닙니다. 원본 보존과 위험 전파 차단을 우선 요청하죠." "전산을 끊으면 현장이 멈출 수도 있잖습니까." "그래서 범위를 정해야 합니다. 중요한 건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지, 시스템을 이긴 척하는 게 아니니까요." 예린은 변경 기록의 시험 버전을 살펴봤다. 적법하게 접근 가능한 검증 화면에서 원본과 연동 화면의 차이를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누군가의 계정에 몰래 들어갈 이유는 없었다. 다만 공개된 시험 자료만으로도 위험한 결함이 보였다. 작업한 사람과 서명한 사람, 검토를 요청한 사람이 한 명의 '최종 책임자'로 합쳐지고 있었다. "이 알고리즘, 보유 중인 자격을 따지는 게 아니라 빈 역할을 먼저 채워요. 서명도 그 자리에 맞춰 새로 표시하고요." "원본을 지우지는 않죠?" "지운다고 단정할 순 없어요. 그런데 최종 조회 화면만 보는 사람은 바뀐 표시를 원본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훈은 전날 민규가 보여 준 손글씨 메모를 떠올렸다. '가동 보류 요청.' 그 한 줄이 그날의 안전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누가 마지막에 승인했느냐만 남으면 잘못된 판단의 책임을 바로잡을 방법도 사라진다. 새벽 두 시, 태욱과 민규에게 각각 보존 절차를 설명하는 연락을 했다. 두 사람은 본인 자료의 원본 발급기관 확인과 정정 요청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민규는 근무가 끝난 뒤 현장 안전 담당자에게 위험 내용을 먼저 전달했다. 태욱은 복귀 면담 기록에 '독립 업무 수행 동의하지 않음'을 추가했다. 새벽 네 시, 철민이 빵집으로 내려갔다. 오븐 예열을 하는 동안 그는 지훈에게 문자를 보냈다. '반죽 발효 시간은 제가 확인했고, 오븐 온도는 박 사장님이 최종 확인했습니다. 오늘 빵에 제 이름이 전부 붙는다고 생각하니 좀 무섭네요.' 지훈은 그 문장을 그대로 답장에 적었다. '각자가 한 일을 각자의 이름으로 남기면 됩니다.' 다섯 시 사십 분, 운영사에서 회신이 왔다. 안전 승인 관련 외부 조회 동기화는 긴급 보류 대상으로 지정됐지만, 일부 업체의 로컬 요약 화면은 변경 예약을 이미 수신한 상태였다. 이 공지는 운영사 자신도 전체 적용 범위를 아직 파악하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여섯 시 정각. 예린의 비교 화면에서 날짜가 한꺼번에 바뀌었다. 몇몇 항목은 정상적으로 보류됐고, 두 곳의 요약 화면에서 '승인자' 이름이 잠깐 다른 사람으로 표시됐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예린은 변경 전후 기록을 근거와 함께 보존했다. "돌아왔으면 괜찮은 겁니까?" 민규의 전화였다. 지훈이 고개를 저었다. "돌아온 것처럼 보이는 화면도 실제로 어떤 업무 결정을 만들었는지 확인해야 해요." 그 순간 태욱의 휴대전화로 현장 출입 승인 문자가 도착했다. '정태욱 님, 재귀속 자격 확인 완료. 금일 야간 단독 점검자로 배정되었습니다.' 태욱은 아직 복귀하지도 않았다. 누군가 전산에 나타난 자격을 믿고 그의 이름으로 빈 근무표를 채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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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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