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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32화
PAYLUA ORIGINAL · 제132화

132화. 같은 안전모를 쓴 두 사람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805자

오프라인 책장
정태욱은 약속보다 십오 분 먼저 도착했다. 재활 치료를 받고 돌아오는 길이라며 무릎 보호대를 풀지 못했다. 서민규는 문 앞까지 나왔다가 다시 의자로 돌아갔다. "선배님." "민규야." 그 두 마디에 지훈은 두 사람이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태욱은 예전에 민규에게 자격시험 자료를 빌려 줬고, 민규는 야간 당직 때 태욱의 고장 난 손전등을 수리해 준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이 둘을 서로의 자리를 노리는 경쟁자로 만든 것은 오랫동안 쌓인 관계가 아니었다. 최근 발송된 몇 장의 전산 문서였다. "내가 네 경력을 달라고 했다고?" 태욱이 먼저 물었다. "아뇨. 그렇게 쓰여 있다는 겁니다. 저는 누구한테 빌려준 적도 없고요." 지훈은 두 사람에게 각각 설명할 시간을 줬다. 한 사람이 말하는 동안 다른 사람은 끼어들지 않았다. 태욱은 사고 전 담당했던 증기 배관 점검 업무와 복귀를 위해 필요한 재평가를 이야기했다. 민규는 자신이 직접 받은 전기설비 교육, 지난 3년간 작성한 작업표준서, 다음 주 승급 심사를 설명했다. "다리 회복 전에는 제가 현장을 혼자 책임질 생각 없습니다." 태욱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데 통지서엔 내가 복귀 자격을 갖췄다고 돼 있더군. 내 이름으로 네 교육 기록이 붙어서." 그는 보호대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이 무릎이 안 아픈 것도 아닌데 자격만 멀쩡하게 만들어서 내보내면, 현장에서 누가 책임집니까?" 민규가 물었다. "회사에서는 그걸 모릅니까?" "사람은 알아요. 조회 화면을 믿는 사람들이 문제지." 예린은 손에 잡히는 확인 방법부터 찾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의 원본 자격은 각각 발급기관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업무 경험은 서명된 작업일지와 실제 감독자의 진술로 따질 수 있었다. 어느 것도 서로에게서 떼어 붙여 주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때 강철민이 아래층 빵집에서 올라왔다. 막 구운 소금빵 봉투를 내려놓으며 그는 상황을 듣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쉽게 말하면 저한테 사장님의 경력 20년을 붙인다는 거네요?" "전적으로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오류예요." "그럼 제가 빵 20년 굽는 사람이 되는 겁니까? 오늘도 크루아상 하나 태웠는데." 태욱이 처음으로 웃었다. 민규도 입가를 조금 풀었다. 그들이 서로의 얼굴을 보고 웃는 순간, 지훈은 두 사람이 소개소에 함께 온 이유를 다시 생각했다. 자기 것을 지키면서도 상대의 복귀를 망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점심 무렵, 민규의 승급 담당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담당자는 공동 조회 화면에 민규의 현장 경력이 '대체 제공 완료'로 뜬다며 다음 주 심사를 일단 보류하겠다고 했다. "원본 이수증은 제출했습니다." "서류는 받았습니다. 다만 연동 데이터의 일치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결재를 올릴 수 없어요." 민규가 통화를 끊자 태욱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내가 돌아갈 자리를 만들겠다고 네 길부터 막은 거네." "선배님 탓 아니에요. 그래도 지금 상태가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훈은 칠판에서 두 이름 사이에 그었던 화살표를 지웠다. 그리고 각각의 이름 옆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길을 그렸다. "둘 중 한 사람을 지워야 다른 사람이 남는 건 아니에요. 이 두 길이 왜 한 칸으로 묶였는지 확인합시다." 그날 오후 설비 업체에서 태욱에게 복귀 면담 일정을 보냈다. 안내문 첫 줄에는 축하한다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줄은 이상했다. '재배치된 경력을 근거로 독립 안전관리 업무 즉시 수행 가능.' 태욱은 문자 한 통을 쓰고 지웠다. 그는 일하고 싶었다. 다만 준비되지 않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거짓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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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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