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작품, 이어지는 이야기 · 페이루아에서 다음 페이지를 만나보세요
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25화
PAYLUA ORIGINAL · 제125화

125화. 찬성하지 않아도 함께 일할 수 있다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526자

오프라인 책장
다음 날 새벽 네 시, 강철민은 박 씨의 빵집에서 처음으로 반죽을 망쳤다. 소금은 제대로 넣었다. 온도도 맞았다. 그런데 발효 시간을 확인하는 동안 휴대전화 화면을 자꾸 들여다보는 바람에 반죽을 지나치게 쉬게 했다. 박 씨는 둥글게 부푼 반죽을 눌러 보고 말했다. "오늘은 기분이 딴 데 있나 보네." "사람 스물세 명이 제멋대로 묶여 있답니다. 어떻게 가만히 있습니까." "그럼 더더욱 반죽에 신경 써야지. 그 사람들 도울 힘도 밥 먹고 벌어야 해." 철민은 잠시 말이 없었다. 박 씨는 버릴 반죽을 분리하고 새 반죽을 준비했다. 실패한 빵을 성공했다고 팔아 버릴 수는 없었다. "수정하면 되잖아요. 그렇다고 오늘 장사를 접을 건 아니고." 그 말이 철민에게 묘한 용기를 주었다. 누구의 업무가 잘못됐다고 해서 그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을 빼앗아야 하는 건 아니었다. 오전 아홉 시, 물류 포장센터 회의실에서 실제 근무표 조정 회의가 열렸다. 참가 여부와 발언 범위를 각각 확인했고, 의견을 내지 않는 사람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자는 안내가 먼저 나왔다. 이 안내는 지훈이 만든 것이 아니라 회사 담당자와 성애가 합의한 절차였다. 미정은 직접 말했다. "저는 심야에는 일할 수 없어요. 대신 오전조를 하루 더 맡을 수 있습니다." 옆에 앉은 한 남자는 심야조를 선호한다고 했다. 어린 자녀가 없는 대신 낮에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사정이 있었다. 또 다른 사람은 오전조와 심야조를 한 주씩 번갈아 하고 싶다고 했다. 누군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 "이러다 다들 자기 편한 것만 고르면 회사 일이 안 돌아가는 거 아닙니까?" 성애가 차분하게 답했다. "그럼 근무 가능 시간을 먼저 놓고, 부족한 시간을 다시 협의하면 되죠. 가능한 사람이 있는데 왜 못 하는 사람을 먼저 끌어와요?" 회의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끝내 메워지지 않는 심야 시간도 있었다. 성호는 추가 채용 또는 조건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했고, 당일 완전한 근무표를 확정하지 않기로 했다. 지훈은 그때까지 아무 사람의 선택을 적성 수치로 판단하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뒤 미정이 복도에서 그를 붙잡았다. "다 같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말을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하나가 되려면 서로 다른 사정을 알아야 하는 거잖아요." "네. 모든 사람이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해야만 함께 일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날 저녁 합의 시스템의 화면은 잠시 멈춰 있었다. [현장 협의 결과: 일정 미확정] [개별 의사 확인: 진행 중] 그러나 몇 초 뒤 새 알림이 떴다. [합의 효율 저하 감지] [대표 최성애 / 교정 권고] [자동 합의 재산정 예정: 금일 21:00] 지훈이 시간을 확인했다. 아홉 시까지 네 시간이 남았다. 성애는 이미 집으로 돌아갔고, 미정도 아이를 데리러 가야 했다. 직접 다시 모여 논의할 여유는 없었다. 예린이 물었다. "이번엔 어떻게 하죠? 또 사람들을 전부 모을 수는 없어요." 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를 모으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모두가 동의했다고 쓰면 안 된다는 걸 보여 주면 돼요."

PAYLUA 소설 본문은 인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제125화 끝

읽은 위치는 이 브라우저에 저장되며 로그인 중에는 계정에도 동기화됩니다.
READER DISCUSSION

제125화 댓글 0

댓글·공감·신고는 로그인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 익명 댓글은 그대로 표시됩니다.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로그인회원가입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