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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17화
PAYLUA ORIGINAL · 제117화

117화. 틀릴 자유를 남겨 두는 일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867자

오프라인 책장
황주석은 구은정에게 보낸 공식 답변에서 '교정'을 선의의 사후 관리라고 설명했다. '예측 실패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대상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장치.' 나예린은 문장을 읽고 빨간 펜으로 표시했다. "만족도를 어떻게 조사했대요?" 구은정이 첨부표를 펼쳤다. '교정 결과: 대상자 반대 의사 철회 83건.' '사후 만족도: 반대 의견 없음.' "반대 의견이 없다는 걸 만족으로 계산한 거네요." 지훈의 말에 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침묵을 동의로 바꿨던 B-17과 똑같은 오류가 다시 나타났어요. 다른 기능이라는 명칭을 붙였을 뿐이죠." 자료에 관해 공식 설명을 요구하는 동안 한빛유지보수에서는 최아라의 안전교육 준비가 진행됐다. 안세진은 입사 전 안내문에 외부 예측 시스템 관련 통지와 실제 인사 조치를 구분하는 문장을 넣었다. '외부 채용망의 예측·교정 알림만으로 근로계약은 변경되지 않습니다.' 인사 책임자가 물었다. "괜히 일을 키우는 거 아닙니까? 이미 계약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잖아요." 세진이 답했다. "그래서 더 분명하게 해 두려는 겁니다. 누가 나중에 자기 뜻대로 바뀌었다고 주장하지 못하게요." 한편 임채원은 미래정합연구원에 공식 이의 신청서를 냈다. 자신이 담당하지 않겠다고 밝힌 업무를 거절 처리한 기록, 실적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통지, 교정 기준문이 수정된 시각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류를 접수한 날 저녁, 채원은 소개소에 들렀다. "무서워요. 계약이 끊길 수도 있고, 이 업계에서 일하기 어려워질지도 몰라요." 지훈은 그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책임질 일과 보호받을 권리는 따로 있습니다. 아라 씨에게 있었던 일은 설명해야 하고, 채원 씨가 부당하게 다뤄졌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저 같은 사람한테도 상담해 주실 건가요?" "원하시면요." 채원은 한참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지훈은 다시 교정 안내를 받았다. 이번에는 문자 대신 음성 메시지였다. 수신자는 지훈 한 명이었고, 발신자의 목소리는 익숙했다. '오지훈. 네가 상담하지 않았다면 아라는 안전했을 거야.' 지훈은 얼어붙었다. 자신의 목소리였다. 이어지는 말은 더 교묘했다. '내가 틀렸다고 인정해. 그러면 그 사람은 다치지 않아.' 지훈은 음성 메시지를 재생하지 않은 채 예린에게 사실만 알렸다. 이미 들린 첫 문장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했다. 오래전 소개소를 열기 전에 가진 돈을 전부 잃을까 두려워했던 기억, 철민을 처음 만났을 때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밀려왔다. 그는 상담실 벽에 붙인 메모를 보았다. '대상자의 선택을 강요하지 말 것.' 처음 쓴 글씨는 서툴고 급했다. 손에 힘이 너무 들어가 종이가 살짝 찢어져 있었다. 그 메모를 쓴 날, 지훈은 빵 굽는 일을 강철민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그저 두 시간 해 보고 결정하라고 했다. 지훈이 철민에게 물었다. "그날로 돌아가면 빵집 가실 겁니까?" 철민은 반죽을 치던 손을 멈췄다. "그날은 안 갈 수도 있어요. 엄청 수상했잖아요. 삼만 원 내준다는 사람이." "그렇죠." "근데 다른 날엔 갔겠죠. 좋아하는 냄새였으니까." 철민은 다시 반죽을 접었다. "선생님, 우리가 처음부터 다 맞게 고른 건 아닙니다. 그래도 그때마다 우리 손으로 다음 걸 고를 수 있잖아요." 지훈은 그 말을 수첩에 적었다. '선택을 지키는 일은, 틀리지 않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바로 그 순간 예린에게 검토용 상태 알림이 들어왔다. [118번 교정 단계 변경] [목표: 운영 중단 → 상담사 자기 책임 선언] [예정 시각: 내일 오전 9시] 황주석은 소개소를 닫게 하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지훈 스스로,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말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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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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