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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12화
PAYLUA ORIGINAL · 제112화

112화. 후회하지 않은 날의 기억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831자

오프라인 책장
새 출발 직업소개소에 들어온 임채원은 신발을 가지런히 벗으려다가 멈췄다. 바닥에 안내문이 있었다. '여기는 실내화 없이 들어오셔도 됩니다.' "규칙이 많네요." "제법 적습니다. 상담은 본인이 원할 때만, 기록은 동의한 것만, 대답은 바꿔도 됩니다." 오지훈이 의자를 가리켰다. 채원은 앉지 않았다. "저는 상담받으러 온 게 아닙니다. 최아라 씨의 예측 오류를 유발한 주변 영향 요인을 조사하러 왔습니다." 강철민이 툭 내뱉었다. "사람이 원하는 회사에 취직한 게 오류입니까? 그럼 제 첫 월급도 오류겠네." 채원은 철민을 알아봤다. 그녀의 표정이 아주 조금 바뀌었다. "강철민 씨. 이전 직무에서 제빵으로 전환한 사례군요. 전환 후 만족도 기록이 높습니다." "내가 좋아하는지는 나한테 물으세요. 누가 만족도 점수 매겼습니까?" 지훈은 웃지 않았다. 채원이 아무렇지 않게 알고 있는 정보의 범위가 더 문제였다.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제가 아니라 저쪽일 겁니다. 하지만 그분도 거절하셨어요. 오늘 여기서 확인할 건 귀하가 어떤 권한으로 정보를 받았는지입니다." 채원은 봉투를 내려놓았다. 상단에는 외부 용역사 '미래정합연구원'의 로고가 있었다. 인사팀이 아니라 예측 시스템의 위탁업체였다. "우리는 당사자의 고통을 줄입니다. 미래에 후회할 선택을 지금 피하게 돕는 일이죠." "후회할지 말지 누가 압니까?" "계산이 틀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확률이 높다면 안내할 책임도 있어요." 지훈은 그녀가 가져온 안내문을 펼쳤다. 중요한 문장이 작게 인쇄돼 있었다. '상담 미완료 시 예측 정합성을 위한 추가 안내가 시행될 수 있음.' "아라 씨가 원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추가 안내를 중단할 수 있습니까?" 채원은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 "제 권한만으로는 안 됩니다." 그녀가 떠나고 난 후 지훈은 종이를 보관함에 넣었다. 예린은 문 앞에 잠시 앉아 있었다. "저 사람, 거짓말만 하는 것 같진 않았어요." "그러니까 더 위험한 거겠죠. 도움이 된다고 믿으면 거절을 끝까지 못 들을 수도 있어요." 그날 저녁 최아라는 딸의 학습지에 이름을 적다가 펜을 놓쳤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물었다. "엄마, 왜 그래?" "그냥 조금 피곤해서." 아라는 순간 자신의 작업 가방이 낯설었다. 잠깐 동안 그것이 '그만두고 나오는 날' 가져온 물건처럼 느껴졌다. 손잡이의 낡은 테이프를 만지자 실제 기억이 돌아왔다. 전 회사에서 모터 고장 원인을 찾던 새벽, 그날 밤 추위에 손이 얼어 테이프를 감았었다. "엄마는 이 가방 언제 샀어?" "오래됐지. 네가 어렸을 때부터 있었어." 아이에게 대답하면서 아라는 깨달았다. 상상 속 미래에는 딸이 보이지 않았다. 그 장면은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빼놓고 있었다. 그녀는 지훈에게 다시 연락했다. "오늘도 후회가 한 번 찾아왔어요. 그런데 이상해요. 제 기억인데 제 말투가 아니에요." "어떤 말투였나요?" "'저는 조직의 안정성을 위해 개인 선택을 철회합니다.' 그렇게요. 저는 그런 말 절대 안 해요." 지훈은 그 문장을 적었다. 다음에는 아라에게 묻고 싶었다. 어떤 말이, 정말 당신 자신의 말인가. 아라는 그 질문에 곧장 답했다. "저는 위험한 고장을 발견하면 멈추자고 말하는 사람이에요. 그게 제 말이죠." 전화를 끊은 뒤 예린에게 새 검토 로그가 도착했다. [교정 기억 생성 기준문: 조직의 안정성을 위해 개인 선택을 철회합니다] [최근 재생 대상: 최아라] 지훈이 낮게 말했다. "상상이 아니라 정해 놓은 대본이었군요." 그 문장을 작성한 사람의 계정 옆에는, 임채원의 이름이 아니라 다른 서명이 남아 있었다. '승인자: 황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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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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