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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11화
PAYLUA ORIGINAL · 제111화

111화. 당신의 미래 선택을 교정하러 왔습니다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753자

오프라인 책장
최아라는 처음에 그 여자가 한빛유지보수의 인사팀 직원인 줄 알았다. 단정한 남색 정장, 회사 이름이 적힌 서류 봉투,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지 않는 목소리. 다만 명찰의 회사명은 달랐다. '선택지원본부 / 임채원'. "회사에서 보내셨나요?" "회사와 연동된 절차를 담당합니다. 최아라 씨의 미래 선택에 불일치가 발생해서요." 아라는 휴대전화를 내려다봤다. 안세진이 보낸 입사 준비 안내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출근일, 건강검진 일정, 안전교육 시간.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저는 입사를 수락했어요." 채원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안타깝다는 얼굴을 했다. "현재 의사는 그렇겠죠. 그런데 일주일 뒤에는 후회하실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불필요한 상처를 미리 줄이려는 상담이에요." 그녀가 봉투에서 작은 카드를 꺼냈다. [예측 불일치 교정 / 첫 상담 무료] [대상자: 최아라] [권장 응답: 제안 철회] "상담은 원하지 않습니다." 채원은 카드를 다시 넣었다. "거절하셔도 됩니다. 다만 확인 전화는 이어질 수 있어요. 절차가 끝나지 않았거든요." 아라는 그 말이 이상하게 싫었다. 거절할 자유가 있다면서 거절한 뒤에도 끝나지 않는 절차라니. "제 연락처는 어디서 받았어요?" "위탁받은 정보로 안내드리고 있습니다. 세부 사항은 기관에 요청하시면 됩니다." 아라는 현관문을 열지 않은 채 말했다. "더는 연락하지 마세요. 정보 이용 근거도 보내 주세요." 채원이 떠난 뒤에도 엘리베이터의 기계음이 오래 들렸다. 아라는 문에 기대어 섰다. 방금 들었던 '일주일 뒤에는 후회할 것'이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이상하게 선명했다. 그러다 잠깐, 존재하지 않는 장면이 떠올랐다. 입사 첫날. 어두운 작업장. 누군가에게 '왜 이런 회사에 왔느냐'고 혼나는 자신. 하지만 그녀는 아직 그 회사로 출근한 적이 없었다. 아라는 찬물을 마셨다. 피곤해서 그런가 싶어 휴대전화에 짧게 적었다. '나는 오늘도 한빛유지보수에 입사하고 싶다. 확인 시각 오후 2시 16분.' 같은 시간, 새 출발 직업소개소에서 오지훈은 아라의 전화를 받았다. "미래가 기억처럼 떠오르는 게 가능한가요?" 그는 섣불리 대답하지 않았다. 과거에도 타인의 재능을 빼앗는 명함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인한 것만으로 기억 조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그 장면을 실제 겪은 일로 생각하시나요?" "아니요. 아직 안 일어난 일이에요. 그런데 겪은 것처럼 기분이 나빠요." "그 차이를 적어 두세요. 그리고 불편하시면 오늘은 더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화를 끊은 뒤 나예린은 검토용 기록의 한 줄을 확대했다. [교정 실행 매체: 대면 안내] [예측된 감정: 후회] [기억화 진행률: 1단계] "기억화?" 지훈이 물었다. "설명서에 없던 용어예요." 예린은 곧바로 임채원의 명찰이 실제 기관에 등록돼 있는지 구은정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명함만으로 신원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그때 소개소 창밖에 서 있던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남색 정장에 흰 서류 봉투. 철민이 반죽을 들고 올라오다가 그녀를 봤다. "상담사님. 손님 오셨는데요?" 여자는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대신 문에 붙은 안내문을 읽었다. '선택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임채원이 그 글자를 손가락으로 따라갔다. "저도 이 문장을 믿고 싶었어요." 그녀는 봉투를 한 장 더 꺼냈다. 수신인: 오지훈. '교정 대상자의 주변 영향 요인 조사 요청.' 그 아래에 대상자가 하나 더 적혀 있었다. '새 출발 직업소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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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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