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아라는 현장 견학 전날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불안한 것은 면접 결과 때문만이 아니었다. 혹시 면접장에 도착했는데 누군가 '이미 거절하셨잖아요'라고 말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전날 밤 지원 의사를 다시 문자로 보냈다.
'한빛유지보수 현장 견학 및 추후 면접을 희망합니다. 주간 보전 업무를 우선 희망하며 근무 조건은 협의하고 싶습니다.'
안세진은 다음 날 아침 정식 접수 번호를 회신했다. 외부 인력망이 아니라 회사 내부 채용 접수 창구였다. 담당 부서의 승인을 거친 임시 절차였다.
아라는 그 번호를 종이에 적어 가방에 넣었다.
견학장에는 커다란 회전 모형과 고장 사례를 기록한 사진들이 있었다. 실제 생산 설비는 안전선 너머에 있었고, 견학자는 손을 댈 수 없었다. 세진은 먼저 안전수칙부터 설명했다.
"경력자가 오실수록 더 중요하게 봅니다. 처음 보는 설비에서 아는 척하며 손대지 않는 사람을 찾고 있거든요."
아라는 모터 모형에서 나온 소리를 들었다. 세진이 녹음 자료를 재생하자 그녀는 두 번 더 들어 봐도 되냐고 물었다.
"될 수 있으면 부하가 걸릴 때의 기록도 보고 싶습니다. 이 소리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긴 어려워요."
세진은 미소 지었다.
"그 대답을 듣고 싶었습니다."
현장 견학이 끝난 뒤 지훈은 아라에게 잘했느냐고 묻지 않았다.
"어떠셨어요?"
"좋았어요. 질문에 답 못 한 것도 있었어요. 그래도 제가 모른다고 말했더니, 오히려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그날 오후 예린은 은정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예측 기능 운영사에서 설명 자료를 제출했다는 내용이었다.
자료의 제목은 '면접 자원 효율화 모델 성과 보고서'였다.
정식 검토를 위해 공개된 집계 부분에는 실제로 성과가 있었다. 일정 취소 가능성이 높은 시기를 미리 알려 채용 담당자의 통화를 줄였다는 자료였다. 예린은 그 성과를 지우지 않았다.
"이런 안내는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문제는 여기부터죠."
그녀가 표를 넘겼다.
'추천 제외 기준: 예상 수락률 15% 미만.'
'대상자 이의 제기: 모형 학습에서 제외.'
'사전 제외 후 미지원: 예상 거절 적중으로 산정.'
지훈이 물었다.
"거절하지 않은 사람을 거절한 사람으로 세는 건 법적인 문제입니까?"
은정은 전화 너머에서 신중하게 대답했다.
"어떤 법 위반인지 단정하기 전에 계약과 실제 운영을 더 봐야 합니다. 다만 분명한 건, 정확도 계산과 자동 제외 조치 모두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들은 특정 사람의 미래를 맞혀 보자는 공개 실험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미 본인이 직접 지원한 사례와 시스템 기록을 분리해 대조하고, 사전 제외된 이들의 의견을 정식 절차로 받기로 했다. 참여하지 않겠다는 사람의 정보는 쓰지 않았다.
아라는 견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오늘 면접 봤어?"
"아직. 일하는 곳 구경했어."
"잘할 수 있겠어?"
아라는 잠시 생각했다.
"응. 모르는 건 더 배워야겠어."
그날 밤 그녀의 채용 상태표는 바뀌지 않았다.
[예상 거절: 5일 후]
[사전 거절 유지]
그러나 아라의 가방에는 한빛유지보수의 정식 접수 번호가 들어 있었다.
기계의 예측과 사람의 오늘은 처음으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제105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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