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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01화
PAYLUA ORIGINAL · 제101화

101화. 일주일 뒤에 거절할 사람

악당들의 직업소개소 · 1,866자

오프라인 책장
오지훈은 수화기를 내려놓지 못했다. "거절을 했다는 게 아니라, 앞으로 거절할 거라고요?" 구은정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돌아왔다. "예. 그래서 지금 추천 자격이 멈춰 있습니다. 이 기록이 실제 전달됐는지부터 확인하는 중입니다. 대상자는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고요." 창가에 놓인 시계는 오전 열 시 십이 분을 가리켰다. 지훈이 처음 직업소개소를 차렸을 때는 사람의 머리 위에 숫자가 보였다. 지금은 어떤 숫자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전화 너머에서 한 사람의 이름이 들렸다. 최아라. 서른두 살. 산업 설비 보전 경력 여덟 해. 정작 아라가 무슨 일을 원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연락처를 바로 주실 수 있습니까?" 지훈은 물었다가 말을 고쳤다. "아니요. 먼저 당사자에게 제 소개소와 연락할 뜻이 있는지 확인해 주세요. 일자리 정보도 동의 없는 공유는 하지 말아 주시고요." 은정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나예린은 지훈의 메모를 보더니 이마를 찌푸렸다. "일주일 뒤 거절할 걸 어떻게 알아요?" "예측했다고 해요." "그럼 틀릴 수도 있죠." "그렇겠죠. 그런데 여기서는 틀릴 기회조차 안 줬어요." 지훈은 기록지 한가운데에 두 문장을 나란히 적었다. '예상 거절: 7일 후.' '현재 추천 중지: 즉시.' 위 문장은 가설이었다. 아래 문장은 실제로 실행된 조치였다. 그날 오후 아라에게서 전화가 왔다. 상대는 첫마디부터 조심스러웠다. "저보고 구직 거절한 사람이라면서요? 저는 그런 적 없어요." 지훈은 현재 확인한 사실과 확인하지 못한 사실을 나누어 설명했다. 시스템이 보낸 자동 처리 상태는 확인됐다. 그러나 그 상태를 근거로 몇 곳의 채용처가 아라를 제외했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했다. "혹시 상담을 받아 보시겠습니까? 원하지 않으면 전화 여기서 끝내셔도 됩니다." 짧은 침묵 뒤 아라가 말했다. "상담은 받을게요. 제가 지원할 회사는 제가 정하고 싶어요." 다음 날, 아라는 낡은 작업 가방을 들고 찾아왔다. 가방 손잡이에는 절연 테이프가 감겨 있었다. 그녀는 면접용 셔츠 위에 작업 점퍼를 걸쳤다. "저는 용접하는 사람도, 설계하는 사람도 아니에요. 고장 난 공장의 소리가 달라지는 걸 알아요." 그녀는 휴대전화에 녹음한 모터 소리를 들려줬다. 일정하게 돌아가다 미세하게 흔들리는 소리였다. "여기서 베어링이 닳는 소리가 납니다. 이게 더 커지기 전에 고치면 멈추는 시간을 줄일 수 있죠." 지훈은 그 능력이 멋지다고 말하려다가 참았다. 대신 구체적인 구직 조건을 물었다. 아라는 야간 상시 대기 근무를 피하고 싶었다. 초등학생 딸을 키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기 점검과 긴급 출동을 전혀 못 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일정과 보상이 분명하면 협의할 수 있었다. "이런 말을 하면 취업이 안 되는 건가요?" 지훈이 답했다. "그건 면접에서 서로 협의할 조건이죠. 취업을 거절했다는 뜻은 아니에요." 아라는 가방 지퍼를 열어 경력증명서와 작업 노트를 꺼냈다. 노트에는 고장 날짜보다 고장을 막았던 날이 더 많이 적혀 있었다. 상담이 끝나갈 무렵 예린이 화면을 돌렸다. [예측 참조 항목: 근무 조건 협의 요청] [예측 결과: 채용 제안 거절 확률 91.4%] [후속 조치: 사전 거절 처리] 지훈은 숫자를 읽고도 아무 말이 없었다. 아라가 질문했다. "제가 야간 근무를 상의하고 싶다고 해서, 제가 일을 안 하겠다고 한 사람이 된 겁니까?" 지훈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저어 주지도 못했다. "그렇게 처리됐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확인하겠습니다." 아라는 노트를 덮었다. "그럼 하나만 적어 주세요." "말씀하세요." "저는 거절한 게 아니라, 물어본 거예요." 지훈은 그 말을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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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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