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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퇴근하면 시간이 멈춥니다 · 118화
PAYLUA ORIGINAL · 제118화

118화. 미래에 작성된 근무표

퇴근하면 시간이 멈춥니다 · 4,165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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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가장 화나게 한 것은 근무표의 날짜였다. 2011년. 그해 나는 대학생도 아니었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삶에서 그렇게 오래된 근무를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종이에는 '제7차 분기 이전'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누군가 시간을 앞질러 미래의 인사 발령을 적어 놓은 것이다. "한 번만 더 확인합시다. 이 클립이 진짜 2011년에 만들어졌다는 증거는 없어요." 서아가 말했다. "그건 압니다. 그래도 누가 제 이름을 이런 데다 쓰기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궁금하다고 바로 결론 내리지 말자고." 서아는 내 수첩에 작은 포스트잇을 붙였다. '2011년 표기, 제작 연도 미확인.' 나는 그 짧은 문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떼어 버리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건에서 나를 지켜 준 것은 대단한 능력이 아니라 이런 지루한 구분이었다. 다음 날 아침, 휴게소에서 보관하고 있던 문서의 목록이 도착했다. 오래된 사진과 운행 기록의 일부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버스 회사는 여러 차례 합병됐고, 당시 차량의 실제 소유자는 따로 확인해야 했다. 그럼에도 옛 승강장의 벽 속에서 발견한 보관함에 종이 장부 몇 권이 남아 있었다. "버스보다 장부가 오래 살았네요." 내가 말했다. 강문석이 대답했다. "사람보다도 오래 남을 수 있죠. 그래서 무섭습니다. 틀린 것도 그대로 남으면 진짜가 된 것처럼 보이니까." 우리는 허가받은 사본만 받아 검토했다. 원본 장부가 훼손되거나 출처를 잃지 않도록 담당자에게 보존을 요청했다. 내가 직접 현장에 가서 자물쇠를 뜯겠다고 했더니 유나가 아주 차갑게 웃었다. "너 이제 진짜 개발자보다 도둑에 더 가까워지는 거 아니야?" "문제가 있는 건 잠긴 시스템인데요." "그러니까 열 권한부터 확인하라고." 나는 두 손을 들었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내게 시간 정지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특권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더 엄격했다. 이상하게도 그게 싫지 않았다. 우리가 받은 자료에는 1998년 휴게소 확장 공사 도면이 있었다. 옛 승강장 뒤에는 직원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대기실이 있었고, 그 대기실 끝에 '종점 처리실'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종점 처리실? 보통 버스 회사에서 이런 이름을 쓰나요?" "물어봐야죠." 시우가 말했다. "여기에는 적혀 있어도 실제로 버스 회사가 쓴 명칭일지는 몰라요." 그는 사진을 확대해 붉은 도장이 찍힌 부분을 보여 주었다. 도장의 테두리가 우리가 보관국의 문서에서 봤던 것과 닮아 있었다. '사용 종료'라는 네 글자. 버스 노선 종료가 아니라 사람의 근무 종료에 쓰이던 도장이었다. 나는 도면 한쪽에 작은 선 하나를 발견했다. '귀환 차로 — 출발 차로와 분리.' "그러면 버스가 들어오는 길과 나가는 길이 다른 건가요?" "아니요." 시우가 고개를 저었다. "이걸 물리적인 도로라고 단정하면 안 돼요. 시설 내부의 자료 흐름일 수 있거든요." 그는 두 장의 기록을 띄웠다. 1998년 휴게소의 종점 기록과 2011년 이수민 사건의 귀환 기록이었다. 서로 다른 자료였지만 둘 다 같은 코드로 끝났다. `RETURN-11 / HOLD` '열한 분 동안 보류.' 나는 팔짱을 꼈다. "그럼 1998년의 사고가 2011년까지 이어졌다는 뜻입니까?" "그럴 가능성은 있어요. 하지만 둘이 같은 프로그램을 썼을 수도 있죠. 아직 모릅니다."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이수민으로 신원을 밝힌 여자가 병원에서 연락한 것이었다. 우리는 도면에 표시된 선을 따라 종점 처리실의 위치를 추정했다. 출입구를 찾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어렵고 불편한 일은, 그 안에서 나온 자료를 누가 어떻게 고쳤는지 일관되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원본과 사본의 차이가 하나 발견됐다. 오래된 종점 처리실 표지판에는 '반납'이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뒤에 만들어진 전자 목록에는 그 부분이 '재배정'으로 수정돼 있었다. 물건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준다는 말과,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긴다는 말은 완전히 달랐다. "이 차이는 누가 바꿨을까요?" 내가 물었다. 시우가 자료 화면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렸다. "문서 변환 과정에서 잘못 인식됐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운영망이 이 전자 목록을 기준으로 움직인다면 문제가 될 수 있죠." "그럼 우리는 원본을 기준으로 신고해야 합니까?" "우선 둘 다 보존해야 합니다. 달라진 이유를 찾아야 해요." 나는 보관국이 언제나 선택을 두 개로만 제한하려 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누군가의 기억을 잃을 것인가, 누군가의 기억을 빼앗을 것인가. 서류도 같았다. 어느 한쪽이 맞다고 단정하면 나머지 기록은 버려야 했다. 그런데 실제 세상에서 증거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틀린 자료도 누가, 언제, 왜 틀렸는지 알아내기 위해 남겨야 할 때가 있었다. 강문석이 뜬금없는 이야기를 했다. "제 아버지는 가전제품 수리점을 하셨어요. 손님이 고장 난 라디오를 가져오면 먼저 언제부터 안 됐느냐고 물으셨죠." "고장 원인을 찾으려고요?" "아니요. 고장 났다고 생각한 시간이 실제 고장 난 시간과 같지 않을 수 있어서요." 나는 웃었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랐으니 강문석이 그렇게 집요한 것도 이해가 됐다. 우리는 근무표와 정비 영수증을 옆에 놓고 날짜부터 다시 맞춰 보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직 전부가 낯설다며 신원 확인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주변 사람이 그녀를 2011년에 사라진 이수민이라고 단정할 때마다 숨이 막힌다고 했다. "그분이 저를 차도겸 씨랑 통화하게 해 달라고 하셨어요." 담당자가 말했다. "원하면 직접 말씀하시라고 해 주세요. 제 이름을 왜 아는지 묻기 전에요." 잠시 후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가 그때 본 이름표요. 뒤에 숫자가 있었어요." "몇 번이었습니까?" "일곱 번째라는 뜻일 거예요. 숫자 7이 적혀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름표를 단 사람은 본인이 차도겸이 아니라고 했어요." 나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 사람이 직접 그랬습니까?" "네. 누군가 자기를 그렇게 부르도록 만들어 놨다고 했어요. 그다음엔 손목의 시계가 울렸고요." "왜 그런 이름표를 달았대요?" 여자는 잠시 숨을 골랐다. "모든 사람이 집에 갈 때까지 누구도 마지막 근무자가 되지 않으려고 그랬다고 했어요." 나는 머리가 아파졌다. 우리를 줄곧 괴롭히던 시스템은 책임을 반드시 한 사람의 이름에 묶으려 했다. 마지막 근무자, 최초 관측자, 0번 직원. 누군가 한 명이 모든 사람의 미귀가를 대신 떠안으면, 나머지 기록은 정산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았다. "당신은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했습니까?" "무서웠어요. 그리고 고마웠어요. 그런데……" 그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제가 집에 돌아오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도, 그 사람은 제 이름을 수첩에 적어 주었어요. 아무도 안 믿어 주면 자기는 기억하겠다고요." 나는 말을 잃었다. 내가 잊은 과거의 누군가도 그런 일을 했을까. 아니면 이름을 빌린 다른 사람이 우리의 말을 모두 듣고 돌아다녔던 것일까. 그날 오후, 강문석이 뜻밖의 자료를 가져왔다. 종점 처리실 명의로 발행된 정비 영수증이었다. 작업 날짜는 2011년 9월 15일. 이수민이 실종된 바로 다음 날이었다. 정비 내용에는 '승객 관측 장치 교체'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담당자 서명 아래에 붉은 글씨가 찍혀 있었다. [원래 귀환 장치의 출입자 서명으로 갈음함] "누군가 직접 본 것처럼 도장을 찍은 거네요." 내가 말했다. "그보다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강문석이 대답했다. "원래 장치의 서명을 복사했다면 2011년 근무표가 1998년 자료와 같은 사람 이름을 갖게 됩니다." 나는 서류의 맨 아래를 읽었다. 정비 의뢰인: 제6시 보관국 외주관리팀. 현장 책임자: 구태형. 그 아래, 조금 옅은 필체로 적힌 네 글자가 있었다. '남도윤 확인.' 서류에는 두 사람의 서명이 나란히 있었다. 하지만 같은 날짜에 직접 서명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휴대전화 화면을 닫았다. "이제 구태형이 그날 누구의 이름을 빌렸는지부터 찾아야겠습니다." 서아가 조용히 말했다. "그보다 먼저 봐야 할 게 있어. 2011년 근무표를 만든 사람이, 왜 1998년의 아버지 장치까지 고칠 수 있었는지."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날 밤 수첩에 새로운 경고가 떠올랐다. [귀환 장치 원본 확인 요청] [다음 확인 시각: 06:00] [호출 대상: 마지막 현장 책임자] 호출 대상의 이름은 아직 가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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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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