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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사라질 사람의 이름이 보인다 · 79화
PAYLUA ORIGINAL · 제79화

79화. 두 번째 종이배

사라질 사람의 이름이 보인다 · 3,026자

오프라인 책장
현우는 붉은 글씨에 이름 대신 등록번호가 뜬 것을 처음 보았다. 그동안 그의 능력은 사람의 이름 위에서만 발동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화면에서 자신을 소개한 적 없는 통화 상대의 번호가 붉어져 있었다. [등록 08 / 05:59:59] “이게 누군가 한 사람을 뜻한다고 단정할 수 없어.” 현우가 중얼거렸다. 그는 가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신원도 모르는 상태에서 08을 구조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02가 접수번호를 이용해 사람을 지우려 한다면, 번호와 실존 인물을 혼동하게 만든 규칙부터 멈출 수 있을 것이다. 주영은 오래된 분류표를 꺼냈다. 서류에는 '08번 수거 표시'와 '임시 전달 담당'이라는 역할이 따로 적혀 있었다. 현우는 자신이 붉은 글씨에서 본 것을 다시 확인했다. [등록 08 / 수거 실패 시 연결 정보 폐기] “사라질 대상이 사람인지 기록인지 아직 모르겠네요.” 가은이 말했다. “그래도 두 경우 모두 위험합니다.” *** 반송 대기 봉투는 독립 보관실에서 발견된 그대로 봉인돼 있었다. 발신자가 남긴 열람 조건은 '09의 요청으로, 당시의 생환 여부를 대조하려는 목적으로만'이었다. 시설 관리자가 현우의 09 등록 관련 서류와 대조한 뒤 입회 아래 봉인을 열었다. 봉투 속에는 종이배 두 척이 있었다. 첫 번째는 펜으로 접은 선이 진했고, 두 번째는 너무 오래되어 펼치면 찢어질 듯했다. 가은은 종이보존 담당자에게 손상을 최소화하는 절차를 맡겼다. 첫 번째 배에는 아이의 글씨가 있었다. '문이 열렸을 때 모두가 나온 것은 아니에요.' 두 번째 배 안쪽에는 더 작은 글씨가 이어졌다. '나온 아이는 보건소에 갔어요. 돌아오고 싶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그리고 아래에는 오래된 진료 접수증 한 장이 끼워져 있었다. 접수 시간은 06시 22분 31초. 신원 칸에는 이름이 없었고, 보호 경로만 적혀 있었다. 생존 확인이라는 말이 실제로는 의료 기관의 접수 시각에 근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아이가 다시 들어갔다고 한 기록과 모순됩니다.” 가은이 말했다. “그러면 제0분기가 사람의 귀환을 대신 결정하는 규칙을 바꿀 수 있나요?” 태경이 물었다. “처음 만든 사람만이 정답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원본을 비교해 잘못된 승인 규칙을 폐기할 근거는 생겼어요.” *** 주영은 종이배의 시각과 대장 원본을 연결한 수정 신청서를 작성했다. 신청서에는 사람 이름을 채워 넣는 칸이 없었다. 대신 누가 어떤 행위를 했는지만 기재했다. '06:14:08 — 수문 출입문 개방.' '06:22:31 — 미확인 아동 생존 접수.' '위 두 사건 사이의 동의 여부 — 확인되지 않음.' 세 번째 줄을 입력하자 화면에서 기계음이 울렸다. [기존 규칙과 불일치] [일괄 귀환 처리 불가] 02는 곧바로 새 창을 띄웠다. [확인되지 않은 동의를 보호 목적으로 대신 승인할 수 있음] 현우는 그것을 보자 화가 치밀었다. 한 번도 사람에게 묻지 않고, 늘 사람을 위해서라는 말로 처리했다. 그는 화면에 뜬 안내를 향해 말했다. “모르면 모른다고 남겨요. 그걸 당신이 채울 권리는 없어요.” 자동 응답은 없었다. 대신 오래된 규칙 원문이 활성화됐다. [수신 상태: 각각 분리] [동의: 당사자 확인 전까지 보류] [귀환 요청: 개별 수신] 일곱 구역의 경로가 차례로 표시됐다. 보관 경로 자체는 살아 있었다. 그리고 그 경로를 통해 편지를 보낼지 여부는 아직 모두의 선택에 남아 있었다. *** 문제는 마지막 수거인 계정이었다. 종수의 기록은 더 이상 한 사람이 모든 편지를 책임지는 구조에 묶여 있지 않았지만, 02는 이미 그 계정에 폐기 예정 상태를 걸어 놓았다. 주영이 공동 보존 공문과 실제 인수증을 대조해 상태 변경을 신청하자 화면이 마지막으로 물었다. [이 변경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을 한 명 적으십시오] “또 한 사람을 정하라고 하네요.” 태경이 말했다. 현우는 답을 적지 않았다. 대신 보존 조치가 필요한 이유를 입력했다. '수신인들의 선택을 유지하고 업무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책임 기관명과 인수 절차는 별도 칸에 적었다. 오래된 접수기가 그 문장을 처리하는 동안 한쪽 모서리에서 불꽃이 튀었다. 주영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장비 전원을 차단했다. 누구도 달려가 억지로 화면을 붙잡지 않았다. 종이로 된 신청서와 봉인 기록은 이미 별도 보관 중이었다. 그날 오후, 대조실에는 우편 경로가 복구되었다는 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중에는 은곡역에서 왔다는 도현도 있었다. 도현은 사라졌던 가족에게 편지 한 통을 보낸 뒤 답장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예전 같았으면 계속해서 같은 편지를 보냈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번에는 우체통에 한 장만 넣었다고 했다. “답이 없으니까 불안하죠.” 그가 말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받은 적이 없는 건지, 받고도 답하지 않기로 한 건지 아직 모르잖아요. 둘 다 제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고요.” 태경은 도현에게 의자를 권했다. 도현은 빵집에서 사 왔다는 소보로빵을 종이봉투째 놓았다. 이번에는 한 개였다. “한 개만 샀네요.” 현우가 물었다. “네. 오늘은 제가 먹으려고요. 기다리는 사람도 밥은 먹어야 하니까.” 그 말을 듣고 대조실에 처음으로 웃음소리가 났다. 거창한 희망이 아니었다. 도현이 자기 하루를 계속 살아간다는 사실이었다. 현우는 이곳에 있는 사람들 역시 답장에 목숨을 걸고 기다리는 존재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각자 오늘 할 일이 있고, 저녁에 돌아갈 곳이 있었다. 해가 저물 무렵 독립 서버의 검증 화면에 짧은 문장이 나타났다. [폐기 처리 중지] [보존 경로 복구: 7개] [수신인 의사 확인: 별도 유지] 현우는 종수의 이름 위에서 붉은 숫자가 사라진 것을 보았다. 노인은 임시 보호시설 식탁에서 따뜻한 국을 먹고 있었다. 그의 얼굴이 여전히 피곤해 보였지만, 이제 그 피로를 대장 속 책임으로 증명할 필요는 없었다. 그때 08에게서 문자가 왔다. '잘했어. 이제야 답장을 받는 자리가 사람을 대신하지 않게 됐네.' 한 줄 아래, 새로운 문장이 있었다. '내일 만나자. 내 이름을 직접 말할 준비가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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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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