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종결이 멈춘 뒤에도 모든 기록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서람시의 몇몇 환자 명단은 수동 확인을 거쳐야 했고, 청리군의 관계 기록은 잘못된 참조를 하나씩 분리해야 했다. 해온군에서 실종자로 분류됐던 사람들 중에는 이미 귀환 사실을 증명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의 기록은 복구 계획에 따라 차례대로 바로잡혔다.
가은은 처음부터 완전 복구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돌아온 기록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기록을 구분했다. 누군가의 이름을 되찾는 일이 또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빼앗는 과정이 되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
석 달 뒤, 서람시에서 공개 청문회가 열렸다.
한도식은 기록 변경을 예약 승인한 경위를 설명해야 했다. 그는 오래된 구조 요청을 모두 완료로 바꾸면 시스템 유지비가 줄고 검사 결과가 좋아진다는 내부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보고서의 맨 마지막에는 작은 글씨로 위험성이 적혀 있었다.
‘실제 미응답자를 완료자로 오인할 가능성.’
“읽으셨습니까?” 조사위원이 물었다.
한도식은 한참 침묵한 뒤 답했다.
“그 부분을 검토하지 않았습니다.”
“검토하지 않은 것과 위험을 몰랐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조사위원은 전산화 이후의 승인 체계와 유지보수 계약을 추가 조사하도록 했다. 누가 어떤 결정을 했는지 법적 책임을 가리는 절차는 계속됐다. 운영 02 계정은 폐기됐고, 그 계정이 대신 작성한 승인은 재심사 대상으로 분류됐다.
청문회에 참석한 윤소라는 스무 해 전의 녹음 자료가 어떻게 해석됐는지 증언했다. 오윤정은 아버지 오세준의 손글씨를 조심스럽게 펼쳤다. ‘완료 처리 거부.’ 그 한 줄은 공식 사고 기록의 주석으로 보존되었다.
“아버지를 영웅으로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닙니다.” 윤정이 말했다. “그날 그분이 실제로 한 일을 적어 주세요. 그리고 하지 않은 일에 대한 책임을 붙이지 말아 주세요.”
한지수는 비공개 절차로만 증언했다. 공개된 회의록에는 원본 발신자가 직접 완료 처리에 이의를 제기했고, 그 이의가 정당하게 접수됐다고 기록됐다. 그녀의 현재 거주지와 과거의 이름은 실리지 않았다.
여은도 본명이 아닌 현재 이름으로 증인 보존 방식에 대해 의견을 냈다. 자신이 본 붉은 이름을 객관적인 장비 기록인 양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그날 들었던 신호와, 왜 그것을 다시 말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이야기했다.
현우는 회의장 맨 뒤에 앉아 있었다. 그는 자신이 보았던 붉은 이름들에 관해 증언할 차례가 오자 짧게 말했다.
“저는 누군가가 위험에 처할 때 이름이 붉게 보이는 경험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도 같은 현상을 말했고, 일부는 서로의 관찰을 확인했습니다. 왜 그런 일이 생기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보이는 글씨를 근거로 다른 사람의 운명을 대신 결정할 수는 없다는 건 알게 됐습니다.”
그의 말은 일부 사람들에게 미심쩍게 들렸고, 일부에게는 이상한 위로가 됐다. 그러나 현우는 이번에도 모두에게 믿어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자신이 겪은 일과 확인된 사실을 나눠 말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청문회가 끝난 뒤 가은은 건물 밖 계단에 앉아 있던 현우를 발견했다.
“끝난 것 같습니까?” 그녀가 물었다.
“사건은 거의 끝난 것 같아요. 정리는 아직 멀었고.”
가은이 작은 미소를 지었다.
“좋은 구분이네요.”
현우는 오세준의 사진이 실린 공식 보고서를 펼쳤다. 그 밑에는 또 하나의 이름이 있었다. 어린 이현우. 두 이름의 역할은 이제 서로 다른 줄에 적혀 있었다.
‘오세준 — 현장 구조 담당자.’
‘이현우 — 당시 어린 목격자.’
스무 해 만에 한 아이의 이름에서 어른의 책임이 떨어져 나갔다. 현우는 그 사실만으로도 오래 묵은 숨이 풀리는 것 같았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오자 하린이 밥상을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어땠어?”
“드디어 문이 좀 열린 것 같아.”
“그럼 밥 먹자. 또 식기 전에.”
현우는 웃으며 의자에 앉았다. 식탁 위에는 이름이 적힌 종이도, 줄어드는 숫자도 없었다. 따뜻한 국 두 그릇뿐이었다.
제199화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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