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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사라질 사람의 이름이 보인다 · 157화
PAYLUA ORIGINAL · 제157화

157화. 사진의 빈자리

사라질 사람의 이름이 보인다 · 1,960자

오프라인 책장
한예린은 서람시 실종 신고 센터의 대기실에서 종이봉투를 품에 안고 있었다. 스물일곱 살. 직장에 출근하던 옷차림 그대로였다. 화장은 턱 부근에서 얼룩져 있었다. “아버지는 원래 어디에 계셨습니까?” 가은이 물었다. “사진 속에요.” 예린은 봉투에서 사진을 꺼냈다. “여기, 제 왼쪽. 가족 셋이 찍었어요.” 사진에는 젊은 여자와 어린 소녀만 있었다. 그러나 소녀의 어깨 위로 누군가의 손이 걸쳐진 듯한 그림자가 보였다. 그것을 누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인화지가 손상됐을 가능성은요?” 채림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예린은 반박하려다 입술을 물었다.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이것만 그런 게 아니에요. 어머니가 쓰던 주소록에도 이름이 없어졌어요.” “원본을 확인해도 되겠습니까? 그리고 오늘 일어난 일을 기억나는 순서대로 말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예린은 숨을 가다듬었다. 오전에 주민센터에서 가족관계 관련 문의를 했고, 직원에게 오래된 자료가 전산화되는 과정에서 조회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오후에는 사진을 꺼냈다. 그때부터 두려웠다. “아버지는 스무 해 전 사라졌어요. 그런데 어머니는 평생 그분을 기다렸거든요. 지난달 돌아가실 때까지요.” 현우가 물었다. “성함은요?” “백도윤이요.” 현우는 순간 말을 잃었다. 가은도 펜을 멈췄다. 예린은 그들의 표정을 보더니 긴장했다. “아버지를 아세요?” “그분이 관여했던 옛 자료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가은이 말했다. “그래서 연락을 드리려고 하던 참이었어요. 다만 저희가 알고 있는 것과 예린 씨 기억을 섞지 않고 듣고 싶습니다.” 예린은 눈을 내리깔았다. “그 사람은 제 기억에 거의 없어요. 세 살이었으니까요. 아버지라고 부르던 목소리도 잘 안 떠올라요. 다만 어머니는 이름을 적은 종이를 장롱에 넣고, 그 종이가 사라지지 않게 해 달라고 하셨어요.” 가은은 예린이 가져온 주소록과 인화지를 별도 증거로 등록하도록 안내했다. 현우는 가방 안의 공책을 펼쳤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아래 새로운 줄을 적었다. '백도윤: 설계자였다는 진술과 편지, 테이프 존재.' '한예린: 자신의 기억과 가족 자료의 변화 진술.' '두 사실이 같은 원인이라는 증거: 아직 없음.' 그는 뻔히 알면서도 질문했다. “아버지를 찾고 싶습니까?” 예린은 잠깐 웃었다. “찾고 싶은 게 이상해요? 얼굴도 제대로 기억 못 하는 사람인데.” “아닙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선택할 시간을 주면 안 될까요? 자료가 공개되면 엄마가 숨겨 두고 싶었던 이야기도 같이 나올 수 있어요.” 현우는 대답을 서두르지 않았다. 그에게 보이는 숫자는 여전히 줄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급하다고 예린의 동의까지 끌어낼 수는 없었다. “그러겠습니다. 어떤 자료를 누구에게 보여 줄지는 직접 결정하세요.” 그때 가은의 휴대전화에 보존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주 서버가 '백도윤 관련 중복 이력 정리'라는 이름으로 과거 가족관계 확인 내역까지 재계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예린 씨가 신고한 뒤부터?” 현우가 물었다. “접속 시간은 확인 중입니다. 신고가 원인인지 단정할 수 없어요.” 가은이 말했다. 예린은 그들의 대화를 듣다가 봉투를 꼭 쥐었다. “또 제 아버지가 없었다고 나오는 건가요?” 현우는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가 있었다는 기록이 여러 곳에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그걸 확인했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무서워요?” 그가 답을 찾는 동안 예린은 가방에서 접힌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예린이에게. 나를 찾으려고 네 이름을 잃지 말 것.' 손글씨 아래에는 이름이 있었다. 백도윤. 예린은 목소리를 낮췄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주셨어요. 이건 아빠가 쓴 편지래요. 제 이름을 잃지 말라니, 대체 무슨 뜻이죠?” 현우는 그 글씨 위에 붉은 문장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제출하지 않은 응답서] 숫자는 다시 바뀌었다. [1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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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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