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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사라질 사람의 이름이 보인다 · 151화
PAYLUA ORIGINAL · 제151화

151화. 비가 오기 전의 접속

사라질 사람의 이름이 보인다 · 2,126자

오프라인 책장
오후 여섯 시 십이 분, 서람시 기록관의 창밖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현우는 주영이 출력한 접속 기록을 책상 위에 놓았다. 오래된 감열지처럼 글자가 희미한 문서였다. 파일명은 ORIGIN_00. 마지막으로 갱신된 시각은 스무 해 전 홍수 피해가 발생하기 하루 전, 오전 다섯 시 사십일 분이었다. '운영 00 / 최초 접근 / 서람시 외부.' “이상한 건 장소보다 시각이에요.” 주영이 말했다. “사고가 나고 나서 사람을 지키려고 만든 시스템이라면서, 왜 사고 전날에 이미 접속했죠?” “사고를 알고 있었다면요?” 현우가 물었다. 윤가은이 종이를 돌려 보았다. “그건 아직 추측이에요. 지금 확인된 건 접속 날짜와 기록된 장소뿐입니다. 두 개가 진짜인지부터 확인해야죠.” 가은의 말투는 냉정했지만, 현우는 그녀가 출력물 끝을 너무 세게 잡고 있다는 걸 보았다. 종이 한쪽에 접힌 자국이 생겼다. 그날 밤 문이 열리지 않았던 이유를 찾는 동안, 그들은 번번이 누군가가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은 흔적을 만났다. 그러나 미리 준비했다는 것과 피해를 의도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말이었다. 주영이 노트북을 회전시켰다. “기록값이 하나 더 있어요. 접속 장치 번호, R-00-17. 예전 행정 전산망 목록에서 장비 번호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통신선의 이용료를 낸 곳은 남아 있어요. 북하 수문 기상관측 중계실.” 채림이 오래된 지도에서 북하 수문을 찾았다. 서람시 밖, 구불구불한 강 상류였다. 지금은 폐쇄된 관측소가 있는 자리였다. 강의 높이를 측정하고 경보를 송출하던 건물. 스무 해 전 사고의 현장과는 차로 한 시간쯤 떨어져 있었다. “외부라면 저곳일 수도 있겠네요.” 채림이 말했다. “하지만 접속했다는 기록이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뜻은 아니에요. 자동 접속도 있으니까요.” 현우는 ORIGIN_00의 목적 문장을 다시 읽었다. '사라져서는 안 될 기록을 찾아 보호한다.' 그 문장 위로 붉은 실선이 스쳤다. 마치 오래된 종이를 칼날로 얇게 그은 것 같았다. 곧 글씨가 드러났다. [최초 접근 원본 / 열람 가능 시간 17:59:40] 현우가 눈을 감았다 뜨자 초가 흘렀다. 앞에 앉은 사람들 누구도 변화를 보지 못했다. “또 보이는군요.” 가은이 물었다. 현우는 시계를 봤다. “열여덟 시간. 이번엔 사람이 아니라 접속 원본이에요.” “붉은 글씨는 기록하지 말고, 우리가 확인할 방법을 찾죠.”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여러 번 배운 원칙이었다. 예고는 단서였지, 증거가 아니었다. 그날 밤 네 사람은 북하 수문 관리사무소에 연락했다. 당직자는 기상관측 중계실이라는 이름을 듣자 전화를 다른 부서로 돌렸다. 다른 부서에서는 폐쇄 시설이므로 출입할 수 없다고 했다. 다시 관리사무소로 연결되었을 때는 야간 당직자가 바뀌었다. “R-00-17 장치요?” 새 당직자가 뜻밖에도 물었다. “그 번호 아는 분이 아직 있긴 해요. 저희 야간 경보 시험을 담당하던 이문경 기사님이요. 은퇴하셨지만 가끔 찾아오세요.” “연락처를 받을 수 있을까요?” 가은이 물었다. “개인 연락처는 제가 드릴 수 없고요. 내일 아침에 연락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그때 수화기 너머로 철문 여는 소리가 났다. 당직자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런데 그 장치, 오늘 밤에도 접속됐다고 뜨네요.” 현우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 “폐쇄됐다면서요?” “그래서 이상하다는 거죠. 장비실엔 전기도 안 들어오는데.” 통화가 끝나자 주영의 노트북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ORIGIN_00 파일의 열람 권한이 바뀌고 있었다. [접근 요청자: 운영 02] [요청 작업: 과거 접속 로그 정합화] '정합화'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현우는 속이 차갑게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그들이 여러 번 본 표현이었다. 다른 사건에서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기록을 하나로 합칠 때, 거부를 승인으로 바꿀 때, 지워서는 안 될 여백을 메울 때 쓰인 말. 주영이 급히 화면을 캡처했다. “원본은 보존 신청을 할 수 있어요. 서버 관리자에게 덮어쓰지 말라고 통지할게요.” 가은은 관할 기관에 긴급 로그 보존을 요청했다. 현우는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름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접속 기록의 마지막 줄 위에서, 붉은 숫자는 쉼 없이 줄어들고 있었다. [17: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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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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