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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사라질 사람의 이름이 보인다 · 146화
PAYLUA ORIGINAL · 제146화

146화. 열두 지역, 한 장의 명령

사라질 사람의 이름이 보인다 · 2,078자

오프라인 책장
주영의 화면에서 초록색 네모가 열한 개 켜졌다. 서람시만 회색으로 남아 있었다. 아래쪽 상태 표시줄에는 '일괄 확정 대기'라는 문구가 나왔다. 회색 한 칸이 나머지 열한 칸의 전송을 붙잡고 있었다. 잠시 뒤 중앙 서버에서 재전송 시도가 세 번 이어졌다. “여기서 버튼을 누르면 끝나는 거죠?” 기록관 직원이 물었다. “무엇이 끝나는지를 먼저 알아야죠.” 주영은 모니터에서 손을 뗐다. 그들은 접속 기록을 함께 읽었다. 각 지역이 보낸 것은 주민 명단 자체가 아니라 '원본 대조 완료'라는 짧은 응답이었다. 그러나 그 응답 뒤에는 원본의 거부 문구를 새 승인 상태로 바꾸라는 후속 규칙이 붙어 있었다. 현우는 한 줄을 보자 속이 답답해졌다. '무응답 건은 시스템 일치 상태로 확정.' 제0기록실에서 찾은 열 번째 요청의 정반대였다. 가은은 관할 담당자들을 확인 가능한 번호로 직접 불렀다. 청리군 기록 담당자 강수진은 아침 일곱 시가 넘어서야 전화를 받았다. “저희는 오늘 배치 작업이 단순 목록 정리라고 안내받았어요. 이미 승인된 1차 결과를 다시 확인하는 줄 알았습니다.” “거부 확인을 승인으로 바꾸는 항목이 포함돼 있다는 걸 아셨습니까?” 긴 침묵이 흘렀다. “아니요. 그런 설명은 없었습니다.” 서람시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어떤 곳은 주민등록 연동, 어떤 곳은 오래된 복지 지원 기록 정리, 또 어떤 곳은 장기 미처리 민원 종료 작업으로 알고 있었다. 제각각의 이름을 가진 업무가 사실은 같은 규칙에 연결되어 있었다. 하린은 회의실 구석에서 그 통화를 듣고 있었다. “사람은 열둘인데 질문은 하나였네.” “그래.” 현우가 대답했다. “그런데 열둘 모두 같은 질문을 받았다는 사실도 몰랐던 거지.” 남쪽 지역의 한 담당자는 최근 병원에서 본인 확인이 지연된 노인의 사정을 설명했다. 과거 대피 당시 거부했던 보호자 지정이 다시 살아나는 바람에, 응급 연락처가 오래전 관계를 끊은 사람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실제 피해가 생기기 전에 확인할 수 있었던 건 그 노인이 의료진에게 여러 번 같은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사람을 보호자로 정한 적이 없어요.” 가은은 그 말을 들은 뒤 잠시 말을 잃었다. 전산화된 항목에서 '아니오' 한 글자가 사라지면, 사람은 자기 삶에 관해 같은 말을 여러 번 증명해야 했다. 주영은 해당 지역에 의료 서비스가 멈추지 않도록 필요한 연결은 유지하면서, 문제가 된 보호자 지정만 별도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모든 기록을 한꺼번에 끊는 것도 해결은 아니었다. 오전 아홉 시, 중앙 시스템에서 운영 통지문이 도착했다. 발신자는 '운영 02'. 앞선 사건에서 보았던 번호였다. 이번에는 사람의 이름을 빌리지도 않았다. [서람시 현장 예외 해제 요청. 기록 일치 보증이 지연되는 경우 독립 검증 불가 처리. 책임 열람자 지정 권고.] 현우는 자신이 서명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말을 다시 들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가은은 서명을 대신해 각 지역의 담당자가 직접 확인할 질문을 만들었다. 첫째, 오늘 확정된 항목에 당사자 거부가 승인으로 바뀌는 건이 있는가. 둘째, 그 변경에 대해 원본과 별도로 당사자가 확인한 사실이 있는가. 셋째, 없다면 해당 변경만 보류할 수 있는가. “열두 곳에 같은 답을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가은은 전화 회의에서 말했다. “각자 확인한 사실을 각자의 이름으로 남겨 주세요.” 응답이 오기 시작했다. 열두 곳이 모두 반대하는 것도 아니었다. 두 지역은 아직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고, 세 지역은 추가 조사 없이는 아무것도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곳에서는 과거 '동의 불명'으로 보류된 자료가 승인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발견됐다. 현우는 그 차이가 오히려 안도됐다. 똑같은 대답만 받았다면 또 다른 강요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후가 되자 지역별 시스템에서 이상한 알림이 나타났다. [중앙 기준과 다름 / 재검증 예정] 그리고 현우의 눈에는 각 알림 문서 가장자리에 붉은 줄이 떴다. 한 줄은 단순한 오류 메시지가 아니었다. [상충하는 응답의 근거 문서 폐기 예정] “같은 답을 받지 못하면,” 현우가 낮게 말했다. “아예 다른 답이 있었다는 기록을 없애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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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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