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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사라질 사람의 이름이 보인다 · 137화
PAYLUA ORIGINAL · 제137화

137화. 오선희의 두 번째 주민번호

사라질 사람의 이름이 보인다 · 2,280자

오프라인 책장
선희의 이름은 그대로였다. 이상한 것은 숫자였다. 원본 주민등록 기록에 기재된 생년월일과, 병원 본인 확인 서비스에 나타나는 생년월일의 마지막 숫자가 달랐다. 단 한 자리. 그러나 그 숫자 하나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예약을 확인할 수 없었고, 약을 받는 절차마저 중단될 뻔했다. “그럼 제가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거예요?” 선희가 물었다. 병원 직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런 뜻이 아닙니다. 저희 쪽에서는 서로 다른 기록이 연결됐다는 표시가 나와서요. 다른 확인 수단으로 접수해 드리겠습니다.” 가은은 그 말을 듣고 조금 안도했다. 시스템에서 오류가 났어도 사람 앞에서 당사자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길이 남아 있었다. 문제는 그 길이 어느 곳에나 열려 있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현우의 눈앞에서 붉은 숫자는 잔인하게 줄었다. [오선희 / 14:06:22] 선희는 그를 가만히 바라봤다. “자꾸 제 머리 위를 보네요.” “말씀드려야 할 게 있어요.” 현우는 자신이 보는 것을 설명했다. 붉은 이름과 남은 시간. 사람마다 끝이 다르게 나타났고, 그 숫자가 늘 실제 실종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 그러므로 저 숫자만 믿고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도 말했다. 선희는 예상보다 차분했다. “스무 해 전에도 비슷했어요. 아이한테 지금 대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죠. 시간이 다 된다고. 저는 그때도 기다렸어요.” 그녀는 손목시계를 풀어 탁자에 놓았다. 열 시 십삼 분. 바늘은 여전히 멈춰 있었다. “이번에도 시간이 없어도 기다리기만 할 거예요?” 현우는 입을 다물었다. “기다리는 것과 아무것도 안 하는 건 다르죠.” 가은이 말했다. “선희 씨가 원하신다면 지금 기록 정정 신청부터 하겠습니다.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의료 이용이 중단되지 않게 가능한 경로를 확인하고요.” 선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그들은 오래된 주민등록 원장과 현재 기관별 자료의 불일치를 공식으로 접수했다. 주영은 어느 시스템이 원자료를 읽었고 어느 곳에서 숫자가 바뀌었는지 순서를 조사했다. 단순히 화면에 원래 이름을 덮어쓰면 흔적이 사라질 수 있었기에 변환 내역을 별도로 보존했다. “특이한 점이 있어요.” 주영이 말했다. “오류가 시작된 시각이 보존소 상자 열람 통지보다 세 시간 빨라요.” “누군가 미리 움직였다는 뜻입니까?” “그럴 수도 있고, 자동 배치 시간이 그렇게 설정됐을 수도 있어요. 지금으로서는 둘 다 가능해요.” 가은은 기록을 정리하다 새로운 항목을 보았다. [구 버전 대리 서명자 주민 식별 대조] [대조 대상: 오선희] [참조 기록: 남쪽 진료소 / 미확정 아동 인계] 대리 서명을 뒤늦게 실제 주민 정보와 연결하려는 과정에서 불일치가 생긴 것이다. 선희가 대리 서명을 한 적이 없다는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해가 기울 무렵 선희는 집에 돌아갔다. 경찰이 머무는 숙소로 옮기겠다는 제안도 있었지만 그녀는 익숙한 집에서 쉬고 싶다고 했다. 가은은 연락 가능한 방법을 다시 확인하고 주변 상황을 점검했다. 집 앞 골목에서 선희는 잠깐 벤치에 앉자고 했다. 오래 서 있느라 다리가 아프다고 했지만, 현우는 그녀가 집에 혼자 들어가는 것을 망설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근처 빵집에서 굽는 냄새가 났다. 한 아이가 학교 가방을 메고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희는 그 아이를 보다 말했다. “저도 저만한 조카가 있었어요. 큰비가 온 날 집에 못 돌아갈까 봐 계속 울었죠. 그래서 그 애한테도 무서우면 무섭다고 해도 된다고 말했어요. 어른들은 겁내지 말라고만 하잖아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런데 그날 아이는 겁이 나면서도 자기 의사를 말했어요. 저는 그 말을 들었고요.” “그날 정말 서명을 안 하셨죠?” 현우가 물었다. 선희는 웃지 않았다. “안 했어요. 그건 확실해요.” “그럼 누가 한 걸까요?” “한 가지는 압니다. 내가 거절한 서류를 가져간 사람은 파란 장갑을 끼고 있었어요. 상처를 숨기듯 오른손을 자꾸 쥐었다 폈죠.” 그녀는 잠시 입술을 다물었다. “그리고 나중에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이동 진료 차량 안에서요. 저는 안에 있었지만 분명히 들었어요. 누군가 아이에게 말했어요. '이제 네가 말하면 끝나.' 그러자 다른 사람이 대답했죠.” “뭐라고요?” 선희는 현우를 똑바로 봤다. “'아직 안 끝났습니다. 이 아이의 차례는 그 아이만 정합니다.'” 그 목소리가 누구 것인지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수첩을 든 여자의 얼굴을 보여 주자 눈을 크게 떴다. “이 사람. 이 사람이 마지막에 버스에 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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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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